코로나19 사태에도 청정지역을 유지하고 있던 제주가 무너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확진자가 빠르게 늘어날 가능성도 있어 제주도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제주도는 7월 20일 26번 확진자 발생 이후 한 달 동안 확진자가 한 명도 없었습니다. 다른 지역에 비하면 대체로 안전해 휴가철을 맞아 많은 관광객들이 제주를 방문했습니다.

이전에는 해외 입국자와 대구 방문자가 대부분이었고, 전파자도 거의 없었습니다. 안전하던 제주는 8월 20일 27번 확진자를 시작으로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습니다. 불과 10일 만에 18명의 도내 추가 확진자가 나왔습니다.

제주도 내에서 확진자가 늘고 있는 이유는 방역 체계를 무너뜨린 어처구니없는 사건들 때문이었습니다.

온천 방문을 숨겼던 목사 부부, 전국적으로 퍼질 가능성도 높아

▲제주 29번, 33번 확진자 목사 부부가 방문한 '산방산탄산온천'. 목사 부부는 이곳을 방문했다는 사실을 숨겼다.
▲제주 29번, 33번 확진자 목사 부부가 방문한 '산방산탄산온천'. 목사 부부는 이곳을 방문했다는 사실을 숨겼다.


제주 29번 확진자는 A 목사로 지난 16일 설교차 경기도 용인시 새빛교회를 방문했습니다. A 목사는 이 교회에서 용인시 252번 확진자와 접촉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제주로 돌아온 뒤 25일 A 목사와 동행했던 부인(33번 확진자) 모두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A 목사 부부는 증상이 없다는 이유로 진술을 회피하거나 통신사와 동선·접촉자 정보를 거짓으로 진술하는 등 도 방역당국의 역학조사에 비협조적이었습니다.

제주도 보건당국은 휴대전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추적을 통해 이들이 23일 오후 2시 40분부터 6시까지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산방산탄산온천'을 방문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산방산탄산온천은 찜질방, 목욕탕, 수영장 시설이 함께 있는 곳입니다. 코로나 전파의 가능성이 매우 높은 장소였습니다. 결국, A 목사 부부와 같은 시간대 산방산탄산온천을 방문했던 사람 중에 40·42·44번 확진자가 발생했습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같은 시간대 산방산탄산온천을 방문했던 사람이 300여 명이 되는데, 이중 도외로 빠져나간 관광객들도 상당수 있다는 점입니다. 만약 이들 중에 확진자가 나온다면 그 지역에서도 확산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A 목사 부부가 자신들의 동선을 거짓으로 진술하면서 방역망이 무너졌고, 제주도는 물론이고 전국적으로 위험에 빠진 셈입니다.

제주도는 동선을 숨기거나 거짓 진술하는 방식으로 코로나19 방역을 방해한 행위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이들 부부를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시국에 게스트하우스 파티를... 확진자 계속 늘어나 

▲강동구 138번 확진자가 파티에 참석한 남원읍 '루푸탑 정원' 게스트하우스
▲강동구 138번 확진자가 파티에 참석한 남원읍 '루푸탑 정원' 게스트하우스


서울 강동구 138번 환자는 23일부터 27일까지 4박 5일간 제주를 방문한 뒤 28일 서울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강동구 138번 환자는 25일 서귀포시 남원읍 '루푸탑정원' 게스트하우스를 방문했고 저녁에 열린 파티에도 참석했습니다.

138번 확진자와 접촉했던 게스트하우스 운영자와 직원 등 4명(36·37·38·41번)이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41번 확진자는 138번 환자가 26일부터 27일까지 머물었던 제주시 애월읍 '바람이 머물다' 게스트하우스 직원이었습니다. 138번 확진자로 인해서 애월읍과 남원읍 게스트하우스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것입니다.

원희룡 제주특별자지도지사는 30일 코로나19의 확산 차단을 위해 게스트하우스 내 3인 이상 집합금지명령을 즉시 발동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이번 조치는 지난 28일 게스트하우스 내 불법 파티를 차단하기 위해 10인 이상의 모임과 파티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음에도 여전히 게스트하우스에서 파티가 벌어지고 있어 이를 원천 봉쇄하려는 조치입니다.

제주도는 도청, 시청, 자치경찰단과 함께 합동단속반을 구성해 강력한 단속을 실시하고, 불법 야간파티 등의 행위가 적발되면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등 관련법에 따라 강력 처벌하기로 했습니다.

코로나 위기에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제주도민들 

▲35번 확진자의 이동 동선,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35번 확진자의 이동 동선,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제주에 코로나 확진자가 증가하면서 n차 감염의 위험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주공항과 관광지에는 휴가를 즐기러 온 관광객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수도권 지역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시민을 거의 볼 수 없지만, 제주도에는 아직도 마스크를 쓰지 않고 돌아다니는 도민들이 있습니다. 30일 기자가 방문한 구좌읍 하나로마트에서도 도민 3~4명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35번 확진자의 이동동선을 보면 7곳의 방문지 중 마스크를 쓴 것은 한 곳밖에 없습니다. 나머지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습니다. 확진자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돌아다녔다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행동입니다.

'제주는 코로나로부터 안전하다', '시골이니 괜찮다'라는 안일한 태도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거나 방역 지침을 지키지 않는다면, 도내 감염은 더욱 늘어날 수 있습니다.

제주는 코로나19로부터 더 이상 안전한 곳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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