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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온라인 수업 중에 자꾸 ‘아빠 찬스’를 사용합니다.

2020년 5월 16일

아들이 온라인 수업 중에 자꾸 ‘아빠 찬스’를 사용합니다.

코로나 사태로 아이들의 개학이 2개월 넘게 미뤄졌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온라인 수업이 시작됐지만, 아이들이 학교 다닐 때보다 부모들은 훨씬 힘들어졌습니다.

중3 아들은 혼자서 온라인 수업을 할 수 있으니 손이 덜 갑니다. 그러나 초등학생 딸은 수업을 위해 이리저리 준비할 게 많습니다.

특히 ‘클래스팅’, ‘ e 학습터’, ‘EBS’, ‘유튜브 동영상 등 봐야 하는 사이트가 한두 개가 아닙니다. 미술 만들기나 줄넘기 등 체육수업까지 아이 혼자서는 벅찹니다.

집이니 세수도 하지 않고 잠옷만 대충 입고 온라인 수업을 받는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초등학생 온라인 수업 중에는 실시간 화상 강의도  있습니다.  평소처럼 등교 준비도 하고, 웹캠이나 마이크까지 세팅하느라 이리저리 손이 많이 갑니다.

평소에는 아내가 아이들의 수업을 준비했지만, 요새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면서 아빠 몫이 됐습니다. 개학이 늦어져 늦잠을 자는 아이를 깨워 세수를 시키고 머리를 묶어주고 노트북도 세팅해주면 수업도 하기 전에 이미 진이 빠집니다.

아이들 온라인수업을 도와주다 보면, 빨리 육지에 올라가 열심히 취재하고 싶다는 마음이 절로 듭니다. 솔직히 육아보다 기자 일이 더 편합니다.

학교 다닐 때보다 자주 많이 먹는 아이들 

▲앉아서 온라인 수업만 하느라 더 배가 고프다는 아이들. 매일 점심때마다 다양한 메뉴를 주문한다. 하지만 아빠가 할 수 있는 요리는 고작 김치볶음밥이나 만둣국, 떡볶이, 라면뿐이다.

원래 아이들이 학교를 다닐 때는 아침을 거의 먹지 않았습니다. 중학생 아들은 한 시간 동안 버스를 타고 가니 배가 아플까 봐 아예 굶고 다니고, 딸은 시리얼이나 과일만 먹고 갔습니다.

온라인 수업으로 아이들이 집에만 있으니 간식도 줘야 하고, 점심시간에는 꼬박꼬박 밥을 해야 합니다.

매일 집에 있다고 대충 먹는 것도 아닙니다. 오늘은 스파게티가 먹고 싶다. 내일은 돈가스를 해달라는 등 먹고 싶은 것도 많습니다.

큰 아이는 수업 시간 내내 입이 심심하다면 과자 같은 간식을 입에 달고 삽니다. 학교에서는 억제됐던 식탐이 집에서는 마구마구 솟구치나 봅니다.

온라인 수업 시작하면서 식비가 적게는 두 배에서 많게는 세 배까지 늘었습니다. 이번에 나오는 재난지원금도 식비로 다 나갈 것 같습니다.

수업 중에 아빠 찬스를 쓰는 아들 

▲중학교 3학년 아들의 사회 과목 수업 시간. 국회가 하는 일과 입법 과정 등 아빠의 직업과 연관있는 부분이라 자주 질문을 한다.

중학교 3학년 아들의 온라인 수업 방식은 동영상 강의를 듣고 간단한 문제를 푸는 방식입니다.

다른 수업은 혼자서 하지만 유독 사회 과목은 꼭 아빠를 불러 답을 알려달라고 합니다. 중학교 3학년 사회 과목에 국회와 헌법 등 아빠가 잘 아는 부분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친절한 아빠가 아니라서 단순하게 국회가의 기능이 “입법, 재정, 대정부 견제”라고 답만 가르쳐주지는 않습니다.

국회가 법을 만들면서 법사위를 통과하지 못해 가습기 살균제와 같은 법이 오랜 시간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식으로 부연 설명을 많이 합니다.

“국회가 예산안을 통과시키기 전에 국회의원들이 쪽지로 예산을 부탁하는 등 선거를 위해 국회의원들이 욕심을 부리기도 하기도 한다.”
“대정부 질문이나 인사청문회에서는 원색적인 비난을 하고, 여당과 야당끼리 거의 멱살 잡듯이 싸운다. 그래도 끝나면 서로 웃기도 한다”
“아홉 번의 헌법 개정 중에 두 번은 군사쿠데타로 네 번은 독재자의 장기 집권을 위해 헌법이 개정됐다”

교과서에 있는 내용뿐만 아니라 예산안이 왜 매번 늦는지, 인사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해도 어떻게 장관을 할 수 있는지 얘기하다 보면 어느새 아빠의 강의가 됩니다. 그나마 아들이 정치에 관심이 있어서 지겹다고 투덜대지 않고 잘 들어줍니다.

아들이 잘 이해를 하는 듯하지만 마지막에는 “그래서 답이 뭐야?”라고 묻습니다. “선생님 강의 다시 한번 잘 들어봐”라며 끝까지 정답은 안 가르쳐줍니다.

코로나 여파 속에서도 후원은 계속된다. 

원래 치위생사였던 아내는 제주에 관련 일자리가 많지 않아 그동안 일을 하지 못했습니다. 마침 동네 식당에 서빙 아르바이트 자리가 나면서 하루에 3~4시간 일을 합니다. 급여는 작지만 후원으로만 사는 저희 집 경제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됩니다.

아내는 제가 육지로 취재를 떠나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아이들 수업과 간식 등을 준비해놓고 일을 갑니다. 초등학생 딸은 엄마가 계속 같이 있지 못하니 자꾸 짜증을 부립니다. 그나마 요새는 혼자서도 잘합니다.

도시에서 맞벌이를 하는 부모들, 특히 초등학생 자녀를 둔 엄마가 일을 하면 직장과 육아를 병행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아이 온라인 수업 때문에 직장을 그만둘 수도 없고, 이래저래 부모와 아이들 모두가 힘든 시기 같습니다.

▲ 2020년 4월 1일부터 4월 30일까지 후원계좌와 CMS,페이팔로 후원해주신 분들. 펀드는 약정서에 서명하고 입금하신 분들입니다. 미입금자는 표기하지 않았습니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간혹 후원을 해지하시는 분들도 생겨납니다. 해지 요청을 하면서 미안해하시는 모습을 보면 오히려 제가 더 죄송합니다.

‘아이엠피터’를 후원하시는 분들 대다수가 부자나 가진 것이 많은 분들이 아닙니다. 월급을 아끼고 써야 할 지출을 줄여서 후원을 해주신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매번 후원자분들 명단을 정리할 때마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굳게 마음을 다집니다.

힘든 와중에 ‘아이엠피터뉴스’를 후원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권력이나 돈에 흔들리지 않고, 언제나 진실을 찾아 보도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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