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이 불과 며칠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2016년 20대 총선 때는 전국을 다녔지만, 이번에는 부산, 경남 지역을 집중적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2016년과 2020년 총선 취재 상황을 비교해봤습니다. 불과 4년이 지났을 뿐이지만, 당시 영상을 보면 그때 만났던 후보들의 삶은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김경수 후보는 이제 경남도지사가 됐고, 선거에서 매번 낙선하던 전재수 후보는 이번에는 재선을 노리고 있습니다. 새누리당 김문수 후보는 기독자유통일당으로 옥쇄 파동을 일으켰던 김무성 후보는 불출마를 선언했습니다.

박주민 후보는 당당히 국회에 입성해 공수처법 통과를 위해 노력했고, 용혜인 노동당 후보는 열린시민당 비례후보가 됐습니다.

가장 안타까운 후보는 노회찬 의원이었습니다. 추운 날씨에도 취재를 위해 밖에서 30분 이상 기다려준 참 미안하고 고마웠던 정치인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를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습니다.

당시 총선 취재를 위해 전국을 다닌다고 할 때 모두들 미친 짓이라고 했습니다. 그 많은 돈은 어떻게 충당할 거냐며 걱정들을 많이 했습니다. 후원자분들의 정성 어린 쌈짓돈과 주위 사람들에게 아쉬운 소리를 하며 빌린 돈으로  우여곡절 끝에 무사히 마쳤습니다.

굳이 빚을 내면서까지 왜 총선을 취재했느냐고 묻는 분들에게 당시 강기석 전 경향신문 편집국장이 페이스북에  올리신 글로 갈음할 수 있습니다.
내가 저널리스트의 표상이라고 생각하는 인물이 아이엠피터다.
아이엠피터는 국민TV 기자, PD 등과 함께 4명이 팀을 이루어 전국을 돌며 총선 현장 취재 중이다.(#총선아바타)
기사를 발로 쓴다는 기자들의 금언을 온몸으로 실천하고 있다.
취재비도 거의 혼자 힘으로 마련한 모양인데 워낙 부족해 하루 7만 원짜리 모텔방에서 네 명이 자는 모양이다.
식사도 국밥이나 컵라면으로 때우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누가 돈 주며 시키는 것도 아닌데 왜 저렇게 사서 고생을 할까.
역시 사명감이다.
역사의 중요한 시점에 현장으로 달려가고 싶다는 것, 가급적 진실에 가까운 사실을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다는 것, 이것이야말로 저널리즘의 본령인데 그것을 아이엠피터가 구현하고 있는 것이다.
그가 제주도 집을 떠나오면서 부인에게 42일간 생활비로 42만원을 주고 왔다는 대목에서 가슴이 뭉클했다.

이들은 뻑적지근한 학벌을 자랑하며 그럴듯한 대형 언론사에서 언론계 생활을 시작한 인물들이 아니다.
그럼에도 이들은 KBS MBC 조중동 같은 대형 언론사 기자들이 권력과 돈의 하수인으로 전락해 갈 때, sns라는 가냘픈 무기에 의존한 1인 병사를 자임하며 추위와 굶주림 속에 저널리즘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것이다. (2016년 4월 10일)  

4년 전 몸과 마음, 돈 때문에 고생해 놓고 또다시 총선 취재를 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번에는 부산, 경남 지역에서만 취재를 하고 있습니다.

왜 서울에서 취재를 하지 않느냐고 묻습니다. 그런데 서울은 아이엠피터 말고 취재하는 기자들이 엄청 많습니다. 하지만 부산만 집중적으로 취재하고 지속적으로 후보를 따라다니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1인미디어는 아이엠피터가 유일합니다.

 

4월 10일 부산 수영구 강윤경 후보 선거 유세 현장에 갔습니다. 부산 수영구는 30년 동안 보수 세력이 집권했던 곳입니다. 정치 신인에 여성 후보가 넘기 어려운 벽입니다.

열악한 상황에도 강 후보는 열심히 선거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강 후보를 취재하는 언론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부산 사상구 배재정 후보의 상대는 통합당 장제원 후보입니다. 말 많고 탈도 많지만, 여전히 지역에서 무시 못하는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배 후보가 열심히 지역을 다니는 모습을 꾸준하게 담고 있습니다.

사실 인지도가 있고 유명한 후보들은 오지 말라고 해도 기자들이 쫓아다닙니다. 기자가 해야 할 일 중에는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사실을 취재해 알릴 의무도 있다고 봅니다.

▲부산 진구 거리에 걸린 총선 출마 후보자들의 현수막. 서병수 통합당 후보 현수막만 보면 재난지원금이 포퓰리즘이라는 야당의 주장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부산 진구 거리에 걸린 총선 출마 후보자들의 현수막. 서병수 통합당 후보 현수막만 보면 재난지원금이 포퓰리즘이라는 야당의 주장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부산 진구에는 서병수 전 부산시장이 통합당 후보로 출마했습니다. 서병수 후보는 엘시티와 부산 난개발, 개발 비리 의혹에 연루됐던 인물입니다.

만약 서병수 후보가 당선된다면 만주당 부산 시장이 하는 일에 반대를 하거나 과거 적폐 세력이 뭉칠 가능성도 높습니다. 김영춘 민주당 후보가 선전하고 있지만, 전직 부산시장이라는 장점 때문에 마지막까지 방심할 수 없는 지역입니다.

이런 상황을 부산에 잠시 취재하러 와서는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부산에 계속 머물면서 깊이 있는 취재를 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사진에는 없지만, 누릉지도 있고 씨리얼도 있다.
▲사진에는 없지만, 누릉지도 있고 씨리얼도 있다.


부산에는 맛집이 참 많습니다. 그러나 쌓아 놓은 즉석밥과 컵라면이 아이엠피터의 주식입니다. 물론 맛집을 찾아가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도 있지만 식비도 아껴야 할 형편이라 4년 전과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데 아이엠피터 혼자서 고생하고 있는 것이 현실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굳이 왜 이 고생을 하느냐는 생각도 간혹 듭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선거는 바닥 민심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그러나 단순히 후보자 사진 몇 장 찍는다고 민심을 알기는 어렵습니다. 현장에서 부딪치고 지역 유권자들을 취재하면서 조금씩 알아가고 있습니다.

▲ 2020년 3월 1일부터 3월 31일까지 후원계좌와 CMS,페이팔로 후원해주신 분들. 펀드는 약정서에 서명하고 입금하신 분들입니다. 미입금자는 표기하지 않았습니다.
▲ 2020년 3월 1일부터 3월 31일까지 후원계좌와 CMS,페이팔로 후원해주신 분들. 펀드는 약정서에 서명하고 입금하신 분들입니다. 미입금자는 표기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식으로 어떻게 사느냐고 묻습니다. 아이엠피터를 후원해주시는 분들이 있어 버티고 있습니다. 이 분들마저 없었다면 숙박은커녕 차비조자 없어 현장에 가지 못했을 겁니다.

후원하시는 분들이 있어 부산에서 기사도 쓸 수 있고, 기존 언론사는 오지 않는  후보 유세 현장을 유튜브로 내보낼 수 있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선거가 끝나고 정산을 해보면 4년 전처럼 마이너스에 갚아야 할 빚은 불어나 있을 것 같습니다. 빚이 늘어난 만큼 부산에 관한 기사와 영상, 그리고 자료도 노트북에 쌓여 있게 됐습니다.

유튜브에 '정직한 제목, 자극적인 해설 없는 영상 ... 이래서 20만 30만 갈 수 있나요'라는 댓글이 달린 적이 있습니다. 남들이 간다고 그 길이 꼭 진실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빚이 늘어나도 정직하게 사는 1인 미디어의 삶이 아이엠피터가 선택한 길입니다. 이런 저라도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있다고 믿기에 흔들리지 않고 걸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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