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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를 ‘기레기’라 불러도 이상하지 않은 나라

2019년 3월 5일
아이엠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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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를 ‘기레기’라 불러도 이상하지 않은 나라

한주 동안 보도된 언론 기사를 중심으로 왜곡 보도와 오보, 이상한 보도 행태를 지적하는 언론 비평 글입니다.

▲3월 4일 동아일보 김순덕 칼럼 ⓒ동아일보 PDF

3월 5일 동아일보에는 <‘빨갱이’를 빨갱이라 부르지 못하는 나라>라는 제목의 사설이 게재됐습니다. 쓴 사람은 김순덕 대기자입니다. 명색이 대기자가 쓴 사설인데 어처구니없는 내용과 논리로 채워져 있습니다.

사설 소제목에는 ‘표현의 자유 막겠다는 문 정부’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과연 빨갱이가 표현의 자유가 맞을까요? 기자라면 대한민국에서 빨갱이라는 표현이 단순히 사상의 차이가 아니라 누군가를 간첩으로 몰아서 죽일 수 있는 무서운 단어임을 알고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도 태연히 표현의 자유를 운운합니다.

김순덕 대기자는 ‘빨갱이를 빨갱이라 비판한 보수우파는 친일파로 몰릴 판이다’라고 주장합니다. 해방 이후 제1대부터 제10대까지 육군참모총장 중 단 한 명을 제외하고 나머지가 일본 육사, 만주 군관학교 출신이었습니다. 서울 시내 경찰서장 10명 중 9명이 친일 경찰 출신이었습니다.

김 기자는 대한민국 보수우파의 뿌리가 친일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 거짓으로 사설을 쓴 것이고, 몰랐다면 대기자라 칭하기 어려운 역사 인식을 갖고 있는 셈입니다. 하지만 김순덕 기자는 뻔뻔스럽게도 ‘대통령이 사실에 입각하지 않은 인식으로 국정운영을 하는 것은 위험하다’라며 오히려 대통령을 탓합니다.

논술 시험에서 최하점을 받을만한 사설

▲동아일보 김순덕 대기자가 쓴 칼럼 제목들

김순덕 대기자는 단순히 3월 5일 사설에서만 문재인 대통령을 비난한 것이 아닙니다. 김 기자는 대통령 선거 전날인 2017년 5월 7일에도 <[김순덕 칼럼] ‘친북정권 재림’ 예견한 외신들 시선>(온라인판)이라는 제목으로 문재인 대통령을 공격했습니다.

이날 동아일보는 <선거과정 해소 안 된 문 아들 특혜의혹>이라는 제목의 사설로 선거 막판까지도 문재인 대통령을 낙선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김 기자의 사설을 보면 문재인 대통령에게 지나칠 정도로 공격적입니다. 문제는 비난의 논리가 너무 허술하다는 점입니다. 김 기자는 사설에서 주로 외신이나 책의 문장을 인용해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인사를 공격합니다. 그런데 앞뒤가 맞지 않고 입증을 제대로 하지 못합니다.

예를 들어 2018년 12월 17일 <[김순덕 칼럼] 조국이 위험에 처하다>라는 사설에서는 조던 피터슨의 ’12가지 인생의 법칙’에서 나온 좌파의 실패를 빗대 조국 민정수석도 개혁에 실패할 것이라 주장합니다. 그런데, 근거가 없습니다. 그저 책에서 좌파가 실패했으니 조국 민정수석도 실패할 것이라는 억지 논리뿐입니다.

신문 사설을 가지고 논술 시험을 공부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이런 사설을 썼다가는 논술 시험에서 최하점을 받을지도 모릅니다.

한유총 사태와 민노총이 무슨 연관성이 있나?

▲ 3월 4일 조선일보 사설 ⓒ조선일보 PDF

3월 4일 조선일보는 <유치원 문제 하나 해결 못 하나>라는 사설을 내보냅니다. 한유총의 개학 연기가 문재인 정부 탓이라는 내용입니다.

조선일보 사설은 에듀파인과 ‘유치원 3법’ 철회를 요구하는 한유총의 주장이 ‘이토록 해결하기 어려운 난제인지는 의문이다’라고 주장합니다.

‘에듀파인'(국가회계관리시스템)은 MB정권이었던 2010년 시작됐습니다. 박근혜정부였던 2014년 황우여 교육부 장관 시절에도 최우선 추진과제였습니다. 그러나 번번이 실패했습니다. 한유총의 ‘집단 휴원’ 압박 때문이었습니다.

이런 사실을 몰랐는지, 아니면 알고도 저런 사설을 썼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조선일보 사설이 대놓고 한유총 문제가 단순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현실 감각 제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조선일보 사설은 마지막 문단에서 ‘민노총 폭력사태엔 침묵했던 정부’라는 문장이 나옵니다. 도대체 한유총 사태에 뜬금없이 민노총 폭력사태가 나오는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도대체 어떤 민노총 폭력사태인지도 알 수 없습니다.

명쾌하고 날카로운 사설이 아니라, 그저 의식의 흐름대로 대충 쓴 사설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듭니다.

자극적인 보도를 위해 아무 생각 없이 취재하는 기자들

▲채널A 기자가 무단으로 김정은 위원장이 머물렀던 숙소에 진입하자, 북한 경호원이 제지하는 모습 ⓒ채널A 뉴스 화면 캡처

채널A는 북미정상회담이 끝난 뒤인 3월 2일 단독이라며 <김정은 숙소 22층 가보니…매트리스까지 빼내>라는 제목의 뉴스를 보도합니다.

방송된 내용을 보면 북한 경호팀이 김정은 위원장이 떠난 호텔 숙소를 정리하는 데 채널A 기자가 무단으로 들어가는 장면이 나옵니다. 경호원들이 제지하는 내용도  있습니다. 만약 채널A 기자가 트럼프 대통령의 숙소에 저런 식으로 들어갔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실제로 채널A 보도 이후 ‘총 맞지 않은 것이 다행이다’. ‘나라 망신 그만 시켜라’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채널A만 이런 취재를 한 것이 아닙니다.

조선일보도 <北경호팀, 김정은 묵은 방에서 머리카락·지문·타액 샅샅이 수거>라는 기사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머물렀던 숙소를 취재하려고 접근했습니다. 채널A처럼 무단으로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계속 근처에 머물고, 숙소까지 예약하려고 캐물었습니다.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을 취재하던 KBS 기자 2명은 무단으로 북한대사관저에 들어갔다가 강제 출국 당했다. 화면은 KBS 뉴스에 나온 사과 장면ⓒKBS 뉴스 화면 캡처

기자들은 기억력이 좋지 않은가 봅니다. 불과 1년 되지 않았던 작년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당시 KBS 기자가 북한대사관저에 무단 침입했다가 강제 추방 당했다는 사실을 벌써 잊었습니다.

국민들이 굳이 김정은 위원장의 숙소를 알고 싶을까요? 오히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왜 회담을 무산시켰는지 미 정부 인사들을 찾아 인터뷰와 취재를 했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인공지능 앵커, 휴식 필요 없고 비용 절감에 효과적 

▲KBS 뉴스가 보도한 가상캐릭터 중 인공지능 앵커의 장점 ⓒKBS 뉴스 화면 캡처

3월 4일 KBS 뉴스는 <아이돌에 앵커까지…현실 대세 된 ‘가상 캐릭터’>라는 제목으로 가상캐릭터의 다양한 활용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뉴스에는 인공지능이 기사를 분석해 소식을 전하는 인공지능 앵커가 나옵니다. 장점으로는 휴식이 필요 없고 비용 절감에 효과적이라도 설명합니다.

인공지능이 작성한 기사와 기자가 쓴 기사나 별반 차이를 느끼지 못하는 시대입니다. 기사도 인공지능이 작성하니 앵커도 인공지능앵커가 해도 큰 문제가 없을 것 같습니다.

기자들 사이에서는 ‘기레기’라는 단어를 싫어합니다. 자신들은 열심히 취재하는데 일부 기자들 때문에 덤터기로 기레기 소릴 듣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시민들은 한 명의 기레기 때문에 그 언론사 자체를 싫어하기도 합니다. 그만큼 기사 한 편, 뉴스 한 꼭지를 신중하게 보도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시민들 눈에는 기자보다 ‘기레기’가 더 눈에 들어옵니다. 이 말은 그만큼 대한민국에서 제대로 된 기자를 찾기가 어렵다는  뜻도 됩니다. 기자를 ‘기레기’라고 불러도 이상할 것이 없는 나라, 그 원인은 시민이 아니라 기자와 언론사에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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