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곽상도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의 딸 다혜씨 가족이 동남아로 이주했다고 공개했습니다.

곽상도 의원이 공개한 정보는 아무리 면책특권이 있는 국회의원이라고 해도 용납하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다혜씨 부부와 아이의 개인 정보가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국회의원이라도 초등학생 아이와 부모의 개인 정보를 어떤 방식으로 입수했는지 의문입니다. 또한, 대통령의 딸이라도 개인 정보를 함부로 공개한 사실은 법적 처벌을 받아야 마땅합니다.

곽상도 의원은 “자녀의 교육문제로 해외로 이주한 것이라면 대한민국 교육제도에 흠결이 있다는 것이고, 생업에 종사하기 위해 해외이주한 것이라면 현 경제상황에 대한 불만일 것”이라며 다혜씨 가족이 한국을 떠난 그 자체가 무조건 나쁘다고 몰아갔습니다.

제주에 살고 싶었던 다혜씨 

▲제주 시골 마을의 풍경. 제주는 오름과 바다가 있는 섬으로 많은 젊은 엄마들이 아이들과 함께 한 달 살기 등으로 오고 싶어 하는 지역이다.
▲제주 시골 마을의 풍경. 제주는 오름과 바다가 있는 섬으로 많은 젊은 엄마들이 아이들과 함께 한 달 살기 등으로 오고 싶어 하는 지역이다.


다혜씨는 제주에 거주한 적이 있습니다.  젊은 엄마들이 아이들과 함께 ‘제주에서 한 달 살기’를 하듯이 제주에서 생활했습니다.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이 좋았을까요, 다혜씨는 계속해서 제주에 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아르바이트도 하고 장기간 살 집도 알아봤습니다. 그러나 제주에서의 삶은 꿈처럼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일단 제주의 집값이 워낙 비쌌습니다. 집을 구하려 애를 썼지만, 워낙 연세 (일 년에 해당하는 월세를 한 번에 내는 방식)가 올라 그녀는 원하는 집을 얻지 못했습니다. (당시 제주에서 가족이 함께 살 수 있는 단독 주택의 연세는 보통  천만 원이 넘었다.)

다혜씨 가족은 문재인 대통령 부부가 살던 경남 양산에도 살았습니다. 그만큼 다혜씨는 도시보다는 자연 속에서의 삶을 동경하고 그리워했습니다.

정치하는 아버지가 싫었던 딸 

▲지난 대선에서 대중 앞에 나오지 않았던 문다혜씨는 광화문 광장에서 진행된 마지막 집중 유세 현장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문재인TV 화면 캡처
▲지난 대선에서 대중 앞에 나오지 않았던 문다혜씨는 광화문 광장에서 진행된 마지막 집중 유세 현장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문재인TV 화면 캡처


다혜씨는 아버지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에도 대중 앞에 모습을 거의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대선 기간 마지막 집중 유세에 당시 8살 아들과 등장한 것이 처음이었습니다.

당시 다혜씨는  참여정부 시절 문재인 대통령의 치아가 10개나 빠졌던 일을 언급하면서 '아버지가 정치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다혜씨 눈에는 청와대 시절 고생했던 아버지나, 절친이었던 노무현 대통령의 운명을 봐도 정치인의 삶이 행복하다고 보기 어려웠을 겁니다.

이런 까닭에 다혜씨는 정치인 아버지와 함께 대중 앞에서 서는 것에 손사래를 쳤고, 더욱 더 아버지 곁을 떠나 살고 싶었습니다.

언론과 정치인의 관심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다혜씨 

▲ 지난해 1월 문다혜씨가 정의당 당원이라는 뉴스가 모든 언론에 보도됐다. 별다른 내용 없이 천편일륜적 복사 보도였다.
▲ 지난해 1월 문다혜씨가 정의당 당원이라는 뉴스가 모든 언론에 보도됐다. 별다른 내용 없이 천편일륜적 복사 보도였다.


다혜씨는 언론과 대중의 관심을 받는 정치인 가족보다, 문다혜라는 개인의 삶이 인생에서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그래서 정치인의 가족이 아닌 평범한 시민 문다혜로 살아가려고 애를 썼습니다.

그러나 아버지가 대통령이 되면서 가족과 함께 조용한 삶을 살아가겠다는 다혜씨의 계획은 어그러졌습니다.

대한민국 어디를 가도 대통령의 딸이기에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습니다. 오죽하면 정의당 당원이라는 별거 아닌 일이 언론의 먹잇감으로 포털 뉴스에 도배되기도 했습니다.

그녀가 하고 싶은 것은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가족과 행복하게 살아가는 일이었습니다. 한국에서 힘들다면 외국에 가서 사는 일도 또 하나의 선택이었을 겁니다. 마치 제주를 가듯이 말입니다.

범죄도 불법도 아닌 해외이주가 국민의 알 권리인가?

▲1월 30일 중앙일보 사설은 문다혜씨 가족의 해외 이주가 마치 국민이 궁금해 하고 알 권리처럼 주장했다. ⓒ중앙일보 PDF
▲1월 30일 중앙일보 사설은 문다혜씨 가족의 해외 이주가 마치 국민이 궁금해 하고 알 권리처럼 주장했다. ⓒ중앙일보 PDF


문재인 대통령의 딸 다혜씨 가족의 해외이주는 불법도 범죄도 아닙니다. 그런데 자유한국당과 언론은 마치 범죄를 저지르고 해외로 도피한 것 아니냐며 이유를 밝히라고 추궁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의 가족이 해외에 체류한 경우는 1980년 이후 다혜씨 가족을 포함해 모두 9명입니다. 그리 새로울 것도 불가능한 일도 아닙니다.

오히려 자유한국당 곽상도 의원이 대통령이 가족이 마치 불법을 저질러 해외로 도피했다는 식의 찌라시를 의혹이라며 주장하는 자체가 정치 공작에 가깝습니다.

대통령의 딸이지만, 문다혜라는 그녀의 인생이 있습니다. 모든 가족이 아버지의 생활 패턴을 따라가야 한다는 사고방식 자체가 지금 세대와는 맞지 않습니다.

대한민국 대통령의 딸이지만, 평범한 삶과 가족의 행복을 찾아 떠난 다혜씨의 용기에 오히려 응원을 보냅니다.



저작권자 © 아이엠피터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