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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대통령 기념 우표 최다 발행, 1위 전두환, 2위 박정희

2017년 7월 13일
아이엠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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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대통령 기념 우표 최다 발행, 1위 전두환, 2위 박정희

▲남유진 구미시장이 박정희 탄생 100주년 기념 우표 발행을 촉구하며 1위 시위를 벌이는 모습 ⓒ길바닥저널리스트

박정희 탄생 100주년 기념 우표 발행이 취소됐습니다. 7월 12일 우정사업본부 우표발행심의위원회는 지난해 구미시가 요청해 승인했던 ‘박정희 탄생 100주년 기념 우표’ 발행을 다시 심의했습니다. 표결 결과 철회 8표, 발행 3표, 기권 1표로 철회를 최종적으로 결정했습니다.

남유진 구미시장은 박정희 탄생 100주년 기념 우표 발행 재심에 항의해 우정사업본부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습니다. 남 시장은 ‘전직 대통령의 기념우표 하나 못 만드는게 자유민주국가인가’라는 구호가 담긴 피켓을 들었습니다.

구미시도 보도자료를 통해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으나 국가를 위해 큰 업적을 남긴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라며 기념우표 발행을 애초대로 추진하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남유진 구미시장이나 구미시의 주장은 상식적으로 맞지 않습니다. 그 이유를 알려드리겠습니다.

‘박정희가 독립운동가, 예술가,성자보다 더 뛰어난 업적을 지녔는가?’

▲우정사업본부에서 발행한 인물 탄생,탄신 기념 우표. 탄신은 세종대왕이나 이순신과 같은 위인이 태어난 날을 가리킨다. 탄신 100주년이 아니라 탄생 100주년이 옳다. 생일 그 자체가 아니라 탄생 자체를 기념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에서 공식적으로 탄생 100주년이 넘는 인물의 기념 우표 발행은 총 6종입니다. 한국인으로서는 윤봉길 의사, 우당 이회영 선생, 이중섭 화가입니다.

독립운동을 위해 몸을 바친 윤봉길 의사와 우당 이회영 선생은 우리가 기념해야 할 인물임에는 이견은 없습니다. 이중섭 화가는 예술가 등을 기념하는 우표를 발행하는 세계적 추세에 비추어 본다면 문제가 없습니다.

외국인으로서는 노벨평화상을 받은 성자 슈바이처 박사와 점자를 개발한 루이 브라유가 있습니다. 세계적인 업적으로 충분히 가능합니다. 독일 문호 괴테의 경우는 독일과 공동으로 발행한 사례입니다.

전직 대통령으로는 이승만이 80회와 81회 탄신 기념 우표가 있습니다. 이승만의 경우는 독재자로 현직에 있었을 당시 발행됐습니다. 뛰어난 업적 때문에 발행됐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구미시와 남유진 시장은 박정희의 업적 때문에 탄생 100주년 기념 우표를 발행해야 한다고 합니다. 박정희가 독립운동가, 성자, 예술가, 인류에게 공헌한 자보다 더 뛰어난 업적을 지녔다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역대 대통령 기념 우표 최다 발행 1위 전두환, 2위 박정희’

▲ 대한민국 역대 대통령 기념 우표 발행 현황. 자료는 우정사업본부 우표포털서비스를 근거로 우편번호가 다른 경우는 별도의 발행 횟수로 포함했다. (전두환의 경우 5개국의 경우 별도로 발행했기 때문)일부 개별적인 단체 발행 기념 우표는 제외했다.

남유진 구미시장은 기념 우표 하나 만들지 못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박정희는 넘칠 정도로 기념 우표가 발행됐습니다.

우정사업본부 사이트를 조사한 결과, 대한민국 역대 대통령 중 기념 우표를 최다 발행한 사람은 1위 전두환 (46회) 2위 박정희 (23회) 3위 이승만 (6회)이었습니다.

나머지 대통령은 대부분 대통령 취임 기념 우표 1회에 그쳤고, 유일하게 김대중 대통령만 노벨평화상 수상 기념 우표가 발행됐습니다.

전두환의 기념 우표 발행 횟수가 많은 이유는 외국 방문 기념 우표와 외국 대통령 방한 기념 우표가 각각 22회로 총 44회를 차지했기 때문입니다. (11.12대 대통령 취임 2회 포함하면 총 46회)

박정희의 경우는 대통령 취임과 외국 대통령 방한 기념, 새마을운동 특별 우표,취임기념, 육영수 여사 서거 등을 포함해 총 23회였습니다. (우표번호가 다른 경우 별도 횟수로 포함)

역대 대통령 중 두 번째로 기념 우표를 많이 발행해놓고 ‘우표 하나 못 만드는 게 자유민주국가인가’라고 주장하는 것은 억지에 불과합니다.

‘권력에 따라 발행되는 대통령 기념 우표’

▲최순실 PC에서 발견된 파일과 관련 자료. 박근혜 기념 우표 시안과 제안 등의 파일이 포함돼 있다.

박근혜 탄핵의 결정적 계기가 됐던 것인 최순실 태블릿 PC에 있던 파일입니다. 최순실 PC에는 ‘나만의 우표_사진교체’,’우표시안’,’우표제안(1)’,’우표제안(4)’라는 파일들이 있었습니다.

최씨는 박근혜씨의 대통령 취임 기념 우표의 사진까지 선정하고 관여했습니다. 이것은 대통령 기념 우표가 온 국민이 기념하기보다는 독재자를 찬양하고, 기념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됐음을 보여줍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기 전인 작년 5월에는 우표발행심의위원회 참석 9명 전원이 찬성 결정을 내렸고, 올해는 12명이 참석해 8명이 반대했습니다.

정권을 쥔 권력자에 따라 기념 우표가 발행된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실제로 역대 대통령 기념 우표 최다 발행 1위부터 3위까지도 모두 독재자로 불리는 인물들이었습니다.

▲박정희 탄생 100주년 기념우표 발행을 반대하는 시민단체가 박정희 일본군 모습을 담긴 우표를 들고 있다.(좌) 네티즌은 박정희 기념 우표가 발행되면 10.26 기념우표도 발행돼야 한다며 패러디 우표를 올리기도 했다(우)

기념 우표는 말 그대로 기념할만한 가치가 있어야 합니다. 역사적 사실을 객관적으로 기념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그러나 무력으로 정권을 잡은 독재자의 탄생을 기념하는 것은 누가 봐도 창피한 일입니다.

박근혜씨가 탄핵당하지 않았다면 현직 대통령 아버지의 탄생 기념 우표가 발행됐을 것입니다. 비정상적인 국가의 끝판왕을 보여주는 부끄러운 사건이 될 수도 있었습니다.

독재 정권에서나 발행됐던 무분별한 대통령 기념 우표는 상식적인 나라에서는 사라져야 할 악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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