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엠피터는 빵점짜리 진행자였다.

982

The아이엠피터종방연100-min

국민TV에서 진행됐던 ‘The 아이엠피터’가 지난 11월 27일 종방연을 했습니다. 2015년 7월 10일 첫 방송을 했으니 약 1년 5개월 만에 종방을 한 셈입니다.

처음 국민TV에서 ‘The 아이엠피터’를 시작할 때만 해도 걱정과 두려움, 그리고 새로운 시작에 대한 기대감이 교차했었습니다. 다양한 코너 등을 통해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기획하기도 했습니다. (관련기사:국민TV와 함께 ‘THE 아이엠피터’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지나고 보니 참으로 어설프고 부족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아이엠피터는 스스로 봐도 진행자의 깜은 아니라는 결론이 들기도 했습니다.

‘시작부터 끝까지 세월호를 놓지 않았던 사람들’

국민TV 김종훈 기자와 함께 취재와 기획 회의를 하면서 늘 얘기하는 첫 마디가 ‘이번 주는 어떤 세월호 주제를 다룰까?’라는 말이었습니다. 지지부진했던 세월호 선체 인양 얘기부터 견제와 압박을 받던 특조위, 그리고 세월호 희생자 가족과 미수습자 가족들의 이야기를 찾고 또 찾았습니다.

그중에서도 매번 놓지 않았던 주제는 세월호를 기억하라고 외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세월호 자체도 잊으라 하는 사회에서 세월호 팻말을 들고 거리에 서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별난 아이템도 그리 재밌는 주제도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김종훈 기자는 매주 그들을 만나러 전국을 다녔고, 우리는 그들의 이야기를 ‘The 아이엠피터’에서 다뤘습니다. 우리마저도 그들이 외치는 소리를 담아주지 않으면 잊혀질까 두려웠습니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벌어지고 나고 954일이 지났지만, 왜 아이들을 제대로 구조하지 못했는지 아직도 그 진실은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아직도 9명의 미수습자는 가족 품에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만으로도 ‘The 아이엠피터’가 시작부터 끝까지 세월호를 놓지 않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뤄야만 했습니다. 비록 뻔한 얘기, 똑같은 외침일지라도….

‘노동자가 말할 수 있는 언론은 아무 곳도 없었다.’

‘The 아이엠피터’에서 가장 많이 다뤘던 주제 중의 하나가 ‘노동자’였습니다. ‘갑을오토텍’, ‘유성기업’,’부산 지하철’,’서울지하철’,’용인정신병원’,’서울대병원’,’고려수 요양병원’,’삼성 백혈병’ 등을 위해 싸우고 있는 사람들을 취재하고 그들을 스튜디오에 모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아이엠피터는 진행자로서 빵점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적당히 그들의 이야기를 끊고, 질문을 해야 했지만, 5분이고 10분이고 노동자들이 하는 얘기를 듣기만 했습니다. 진행자가 해서는 안될 행동이었습니다.

그러나 아이엠피터는 차마 그들의 이야기를 중간에 끊을 수가 없었습니다. 노동자들의 파업이나 보복성 인사, 노조 탄압 얘기를 언론에서는 해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설사 취재를 해도 언론은 그들에게 딱 10초만 허락해줍니다. 어떻게 10초 만에 그들이 당했던 탄압과 고통을 설명할 수 있습니까?

아이엠피터는 방송이 지루하고 재미가 없어도, 최대한 그들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담으려고 했습니다. ‘The 아이엠피터’에서만이라도 그들이 하고 싶은 얘기를 원 없이 할 수 있도록…

‘당신들이 있기에 힘을 내봅니다.’

아이엠피터가 방송의 재미보다 꼭 알려야 하고, 사람들이 알아야 할 뉴스를 다룰 수 있는 배경은 적극적으로 도와주시고 믿어줬던 국민TV 조합원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국민TV 조합원들의 열정과 노력이 없었다면 ‘The 아이엠피터’가 1년 5개월도 오지 못했을 겁니다. 취재를 나가서도, 방송할 때에도 알게 모르게 항상 도와주셨습니다.

아이엠피터후원자명단100-min

세상에 꼭 필요한 이야기를 전달하려고 노력하면 누군가는 지지하고 도와준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아이엠피터가 6년 가까이 전업으로 1인 미디어 활동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도 그런 후원자분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비록 국민TV에서 방송됐던 ‘The 아이엠피터’는 종방됐지만, 자체적으로 ‘The 아이엠피터’를 이어나가려고 계획 중에 있습니다. 스튜디오도 카메라도 취재진도 없는 상황에서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누군가는 꼭 해야 할 일이라면 ‘아이엠피터’가 하려고 합니다.

이른 시일 내에 ‘The 아이엠피터’를 시작하겠습니다. ‘THE 아이엠피터’는 우리가 더 알고 싶고, 더 알아야 할 뉴스를 더 알기 쉽게 만들어 모두가 진실을 알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Thanks to
국민TV 김종훈 기자, 이창희 제작팀장, 장부경 PD, 최욱현 PD,김종훈 안은필 기자, 국민TV 쿠포터, 세월호 희생자 가족, 세월호 활동가들, 세월호 특조위, 길바닥저널리스트, 미디어뻐꾹, 블로거 거다란,미디어몽구, 직썰 정주식 편집장, 서울지하철 노조,부산지하철 노조 이의용 위원장, 유성기업 노조, 서울대병원 노조, 갑을오토텍 노조, 반올림, 고려수요양병원 노조, 이하 작가, 최성문 작가, 박주민 의원, 김광진 전 의원, 녹색당, 공씨 책방 등 젠트리피케이션 식구들, 엠제이홍,류수정 ,김한필 조합원을 비롯한 국민TV 모든 조합원들, 그리고 출연해주신 출연자 분들과 시청자, 아이엠피터를 후원해주시는 분들 모두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