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도 서귀포시에 위치한 영어교육도시. 현재 초·중·고 통합 국제학교 7개교가 있다. ⓒ JDC 제공
▲  제주도 서귀포시에 위치한 영어교육도시. 현재 초·중·고 통합 국제학교 7개교가 있다. ⓒ JDC 제공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이사장 양영철, 이하 JDC)가 제주도로부터 무상양여받은 땅이 포함된 국제학교를 민간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제주특별자치도와 협의하지 않아 논란입니다. 

제주도는 15일 브리핑을 통해 최근 발표된 JDC의 국제학교 ‘노스 런던 컬리지에잇 스쿨 제주(NLCS Jeju)’ 민간매각 협상과 관련해 사전 협의절차를 진행하지 않은 데 대해 유감 입장을 밝히고, 도민 및 지역사회의 우려가 없도록 신중하게 협상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앞서 지난 6일 JDC의 자회사인 국제학교 운영법인 '제인스'는 NLCS제주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영국계 학교 운영 그룹인 코그니타 홀딩스 주식회사(Cognita Holdings Limited)를 선정하고 협약식을 맺었습니다.  

국제학교 조성 당시 무상으로 받은 도유지 

제주도 서귀포시에는 영어교육도시가 있습니다. JDC는 이곳에 한국국제학교(KIS), 노스런던컬리지에잇스쿨 제주(NLCS Jeju), 브랭섬홀아시아(BHA), 세인트존스베리아카데미 제주(SJA Jeju) 등 국제학교 4곳을 운영 중에 있다. 

2011년 국제학교를 조성할 당시 제주도는 도유지를 JDC에 무상으로 넘겼습니다. NLCS제주 학교부지 104,407㎡ 중 73.5%인 76,791㎡(23,229평)도 당시 제주도가 무상양여한 토지입니다.

JDC는 NLCS제주를 민간에 매각하면서 학교부지를 조성원가로 적용해 협상에 나설 방침입니다. 영어교육도시의 학교부지 조성원가는 감정평가액의 10%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제주 시민단체와 도민들은 JDC가 제주도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은 토지를 헐값에 외국 민간에 매각하는 것 아니냐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제주도는 제주특별법에 따라 JDC가 무상양여 도유지를 매각할 시 제주도와 사전 협의를 거치도록 요구했지만, JDC는 사전협의 절차 없이 지난해 8월부터 NLCS제주에 대한 민간 매각을 추진했습니다. 특히 제주도는 JDC에 수차례 NLCS 제주가 사용하는 운동장 부지가 매각 대상에 포함되는지 여부와 합의각서 체결 정보 등을 요청했지만 본격적인 매각 협상을 앞둔 현재 시점까지도 아무런 답도 듣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김양보 제주도 문화체육교육국장은 “JDC는 ‘NLCS 제주’ 민간매각 추진과정에서 제주도와 충분한 사전 협의를 거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도민 공감대 형성도 외면했다”며 “도민의 소중한 자산으로 마련한 부지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도민 우려를 해소하고 도민 이득을 최우선으로 삼아 매각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유학기관으로 전락한 국제학교, 도민들만 손해?

JDC는 제주영어교육도시에 대해 "2000년대 이후 초·중·고 학생들의 해외유학 증가로 외화유출 문제, 기러기 아빠 등 사회·경제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된 대한민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국가 핵심 프로젝트"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국민 세금으로 해외 유학을 준비해주는 입시기관으로 전락했다는 말도 나옵니다. 실제로 지난해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최근 2년간 국제학교를 졸업한 학생 중 국내 대학에 진학한 학생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과거 국제학교에서 사용하고 있는 사회과부도에 동해(East Sea)와 일본해(Sea of Japan)가 병기되어 있거나, 일부 교과서의 경우 “일본해”로 표기되어 있어 논란이 된 적도 있습니다. 

제주영어교육도시 내 국제학교는 제주도의 토지와 도민 세금으로 조성됐지만 제주도교육청에 지도, 감독 권한이 없습니다. 국제학교의 교육과정 지도감독은 외국의 본교에서 예결산 심의는 JDC의 자회사인 제인스가 합니다. 교육청은 승인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어 내국인 역차별, 안전사고, 자료 비공개 등 갖가지 문제점에도 대응할 방법이 없습니다. 

제주 시민사회와 도민들은 JDC가 수천 억의 혈세를 들여 '귀족학교'를 만들고, 이제는 부지를 해외 민간에 헐값에 매각해 도민들만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국제학교가 제주도에 꼭 필요한지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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