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부산을 방문중인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4.7재보궐선거 부산시장 예비후보자들이 가덕도 대항전망대를 찾아 가덕도 신공항 예정 부지를 둘러보고 있다. ⓒ 국민의힘 
▲1일 부산을 방문중인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4.7재보궐선거 부산시장 예비후보자들이 가덕도 대항전망대를 찾아 가덕도 신공항 예정 부지를 둘러보고 있다. ⓒ 국민의힘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부산을 방문해  '한일해저터널'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 위원장은 1일 국민의힘 부산시당에서 ‘뉴부산 비전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부산 가덕도와 일본 규슈를 잇는 한일 해저터널을 검토하겠다"며 "유라시아, 일본을 잇는 물류직결지로서 부산의 경제, 전략적 가치를 키울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일해저터널은 이언주 예비후보가 부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공약 중 하나입니다. 당시 이 예비후보는 "우리는 문재인 정권 같은 반일 정치를 하지 말고 서로 적극적으로 '윈윈'(win-win·상생)하는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해저터널 얘기도 있었는데 영해를 기준으로 일본으로 투자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그 터널을 할 수 있다면 가덕도하고 연결시키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민주당이 가덕도 신공항을 추진하자 국민의힘에서는 '한일해저터널'을 주장한 모양새입니다. 하지만 과거에 나왔던 얘기를 재탕한 공약이자 황당한 공약입니다. 

당사국 간 신뢰가 없는 국제 해저터널은 불가능 

▲ BDI(부산연구원)의 한일해저터널 관련 보고서 ⓒ BDI
▲ BDI(부산연구원)의 한일해저터널 관련 보고서 ⓒ BDI

나라와 나라를 잇는 국제 해저터널은 기본적으로 당사국 간의 신뢰가 있어야 가능합니다. 

우리가 잘 아는 영불해저터널도 1882년 영국 군부가 안보를 이유로 반대하면서 무산됐다가 EU라는 유럽통합을 계기로 다시 추진하면서 건설됐습니다. 

한일해저터널의 기원은 일제강점기 일본의 대륙 침략과 물자 징발 등 '대동아공영권'을 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지금도 일본의 대륙 진출을 도와줄 뿐이라는 의견이 나오는 등 한국인에게는 부정적입니다. 

가뜩이나 일본의 수출 규제로 'No 재팬' 운동이 벌어지고, 반일 감정의 앙금이 풀리지 않은 상황에서 한일해저터널 추진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한일 간에 해저터널을 뚫어야 한다는 의견이 있어왔지만 북한 때문에 실감을 잘 못 하는 것 같다. 북한 문제가 해결되면 해저터널 착공 문제가 경제인들 사이에서 다시 나올 것” (노무현 대통령, 2003년 2월 고이즈미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 

시대가 변하면서 일본 정상과의 회담 때마다 '한일해저터널'이 언급됐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북한'이었습니다.

유럽과 중국, 러시아, 북한, 한국, 일본의 관계가 좋다면 한일해저터널도 필요합니다. 그러나 북한과의 관계가 나쁘다면 유라시아를 잇겠다는 한일해저터널은 효용 가치가 떨어집니다. 

한일해저터널을 추진하려면 일본뿐만 아니라 북한과의 관계 회복도 반드시 염두에 둬야 하는 등 국제 역학 관계와 정서, 분위기 등도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공사비만 100조, 코로나 시국에는 불가능 

▲ BDI(부산연구원)의 한일해저터널 관련 보고서 ⓒ BDI
▲ BDI(부산연구원)의 한일해저터널 관련 보고서 ⓒ BDI

2011년 국토해양부는 한일해저터널 타당성 조사 결과 경제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경제성이 없는 가장 큰 이유는 막대한 공사비입니다. 무려 100조원에 달하는 비용 탓에 비용편익비(B/C)가 타당성이 인정되는 수준인 0.8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걸로 조사됐습니다. 

당시에도 공사비 등으로 실익이 없다고 결론이 났는데, 코로나 시국에 수십조 원을 투입해 한일해저터널을 만든다고 하면 반대 여론에 부딪칠 것입니다.

실제로 2018년에 민간에서 한일해저터널을 추진한다는 뉴스가 나오자,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반대하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한일해저터널의 경제성이 없다는 보고서가 여러 차례 나왔음에도 김종인 위원장은 "생산 효과 54조 5000억, 고용 유발효과 45만에 달하는 엄청난 경제적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해 선거를 앞둔 장밋빛 공약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부산시민이 원하는 것은 '한일해저터널'이 아니라 '가덕도 신공항'

▲부산시민 대상 여론조사에서 성·연령·지역별 모두 가덕도 신공항 찬성 비율이 높았다. ⓒ아시아경제 캡처 
▲부산시민 대상 여론조사에서 성·연령·지역별 모두 가덕도 신공항 찬성 비율이 높았다. ⓒ아시아경제 캡처 

김종인 위원장이 부산보궐선거를 앞두고 '한일해저터널'을 꺼냈지만, 반응은 신통치 않습니다.

지금 부산 시민들이 원하는 것은 황당한 '한일해저터널'이 아니라 바로 착공이 가능한 가덕도 신공항입니다. 

여론조사에서도 부산시민들은 가덕도 신공항이 부산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을 정도로 기대감도 높습니다. 

그동안 국민의힘 소속 TK의원들이 가덕도 신공항에 고추가루를 뿌리고 있다는 얘기까지 나왔습니다. 이랬던 국민의힘이 갑자기 추진하겠다는 것도 믿기 어려운데, 여기에 '한일해저터널'까지 언급한 것은 부산 시민들의 공감대를 얻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인터넷커뮤니티 등에서는 국민의힘이 선거를 앞두고 아무 공약이나 내놓는다며 부산 시민들을 우습게 보느냐며 비판의 목소리도 흘러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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