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민주당 전당대회를 통해 이낙연 의원이 당 대표로 선출됐습니다. 아직 일주일이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크게 눈에 띄는 변화는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낙연 당 대표가 주재하는 민주당 최고위원 회의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바로 회의 참석자들의 발언 시간입니다.

전임 이해찬 당대표에 비해 이낙연 대표의 발언 시간은 굉장히 짧습니다. 대략 3분 정도이고, 메시지도 간결합니다. 이 대표는 말을 길게 하지 않습니다. 국무총리 시절 국회 본회의 답변 때나 기자 질문에도 핵심만을 말하거나 짧게 대답했습니다.

기자 출신이라 그런지 이 대표는 말을 길게 하거나 중언부언하는 것을 싫어합니다. 특히 회의 시간에 주제와 벗어난 얘기를 하면 콕 집어서 지적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대표는 쓸데없는 말로 회의 시간이 길어지기보다 간결하게 핵심을 짚어 끝내는 것을 선호합니다.

이 대표의 이런 성향을 반영한 듯 민주당 최고위원 회의는 1차와 2차가 완전히 달랐습니다.

▲8월 31일 1차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와 9월 2일 열린 2차 최고위원회의 이낙연 당대표, 김태년 원내대표 모두 발언
▲8월 31일 1차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와 9월 2일 열린 2차 최고위원회의 이낙연 당대표, 김태년 원내대표 모두 발언


이낙연 당대표의 모두 발언을 보면 8월 31일 1차 회의와 9월 2일 2차 회의 모두 분량이 비슷합니다. 이에 반해 김태년 원내대표의 2차 회고위원회의 모두 발언 분량은 1차에 비해 거의 3분 1 수준으로 바뀌었습니다.

8월 3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김태년 원내대표는 8분, 김종민 최고위원은 6분가량 발언했습니다. 2차 회의에서는 두 사람 모두 3분 내외로 확 줄었습니다.

1차 최고위원회의가 신임 지도부의 첫 번째 회의라고 해도 참석자들의 발언이 길었고, 이 대표 스타일이 아니라 바뀌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9월 2일 국회 본청 당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
▲9월 2일 국회 본청 당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


민주당 최고위원 회의를 취재할 때마다 지루하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았습니다. 참석자 대부분 준비한 원고를 보면서 읽는 것이 전부입니다. 간혹 박주민 전 최고위원 같은 경우 준비한 자료를 보여주면서 설명하기도 하지만 매우 드뭅니다.

언론에 보여주는 최고위원 회의는 모두 발언뿐입니다. (모두 발언 이후 기자들은 퇴장) 모두 발언을 언론에 공개하는 이유는 야당이나 국민들에게 보내는 메시지이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너무 많은 내용을 담다 보니 말이 길어지거나, 비슷한 주제를 여러 최고위원이 중복으로 발언하는 일이 잦다는 점입니다.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민주당 최고위원들은 "최고위원들 메시지가 겹치면 안 되니 미리 분야를 나눠서 발언하자"고 논의했다고 합니다. 법사위 김종민 최고위원은 사법, 수원시장 엄태영 최고위원은 지방분권, 노웅래 최고위원은 미디어와 외교·안보 , 신동근 최고위원은 사회·의료, 양향자 최고위원은 산업·경제 부문을 담당하기로 했습니다.

이낙연 당대표의 회의 스타일이 무조건 옳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어차피 국민들에게 언론을 통해 보내는 메시지라면 짧고 간결한 편이 훨씬 낫습니다. 실제로 뉴스에도 모두 발언 전부가 보도되지는 않습니다.

앞으로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자기들이 하고 싶은 말보다 국민들에게 꼭 필요한 말을 하는 발언이 많아지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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