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러사이트(기생충) 같은 영화는 보지 않는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
“체제 전복의 내용을 담고 있는 전형적인 좌파 영화” (자유한국당 모 의원)

한국 영화 최초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았던 영화 <기생충>에 대한 자유한국당의 반응은 철저한 무시와 '좌파 영화'라는 관점이었습니다. 그런데 <기생충>이 아카데미 작품상, 각본, 국제영화상, 감독상까지 총 4관왕을 차지하자 자유한국당의 태도는 180도 바뀌었습니다.
한국 영화 기생충이, 새로운 역사를 썼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최고상인 작품상까지 수상하며 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에 이어 4관왕을 기록했다. 지난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시작으로 연이어 들려온 놀라운 소식이다. 전 세계에 한국 영화, 한국 문화의 힘을 알린 기념비적인 사건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자유한국당 박용찬 대변인)

2월 10일 박용찬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영화 기생충이 새로운 역사를 썼다"라며 "다른 무엇보다 우한 폐렴으로 침체와 정체, 절망에 빠진 대한민국에 전해진 단 비 같은 희소식이다."라고 논평했습니다.

박 대변인의 논평을 자세히 살펴보면 문재인 정부를 비난하기 위한 도구로 영화 <기생충>을 이용했다는 사실도 알 수 있습니다.

정치권이 이슈에 따라 논평을 하는 것이 막을 수는 없지만, 과연 자유한국당이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을 축하할 자격이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블랙리스트 봉준호 감독

▲이명박 정부 청와대 기획관리관실에서 작성한 내부 문건.
▲이명박 정부 청와대 기획관리관실에서 작성한 내부 문건. "대중이 쉽게 접하고 무의식 중 좌파 메시지에 동조하게 만드는 좋은 수단인 영화를 중심으로 국민의식 좌경화가 추진됐다"라며 봉준호 감독의 '괴물' 등을 예로 들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교묘하게 지원을 막거나 창작 활동을 방해했습니다. 블랙리스트 대상 문화예술인 중에는 봉준호 감독도 포함됐었습니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봉 감독의 작품은 무려 3편이나 블랙리스트로 지정됐습니다.
○살인의 추억(2003년작): 공무원과 경찰을 비리 집단으로 묘사해 국민에게 부정적 인식 주입
○괴물(2006년작): 반미 정서와 정부의 무능을 부각해 국민의식을 좌경화
○설국열차(2013년작): 시장 경제를 부정하고 사회 저항 운동을 부추김

봉준호 감독의 영화를 블랙리스트로 지정한 이유를 보면 마치 독재정권 시절 이루어졌던 검열과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특히 반미 정서와 정부의 무능을 부각한다는 부분을 보면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영화를 대하는 수준이 얼마나 반예술적이고 비민주적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자유로운 예술활동을 국가 권력이 통제하고 억압했습니다. 이 시기 대한민국 문화예술계는 암흑의 시대였습니다.

봉준호 감독, "박근혜 정부 블랙리스트는 트라우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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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국제영화제에 참석한 봉준호 감독은 프랑스 <AFP통신>과 인터뷰를 했습니다.

봉 감독은 인터뷰에서 박근혜 정부 시절 블랙리스트에 대해 "한국의 예술가들을 깊은 트라우마에 잠기게 한 악몽 같은 몇 년이었다"라며 "여전히 트라우마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이들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AFP 통신의 기사 제목은 "블랙리스트에서 블록버스터까지"로 박근혜정부 시절 블랙리스트와 언론의 자유, 세월호 참사 등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문화는 국민 모두가 함께 공유하는 국민적 양식이며 산업이다. 창작자와 소비자 모두를 행복하게 만들고, 사회 전체를 밝고 건강하게 만드는 힘을 가진 것이 바로 영화이고 문화이다.
자유한국당은 앞으로도 문화예술 분야를 지원하는 정책을 마련하고 지원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2월 10일 박용찬 자유한국당 대변인)

자유한국당은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에서 상을 받자 "자유한국당은 앞으로 문화예술 분야를 지원하는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문화예술에 대한 이해는 하나도 없이 권력자의 통제 수단으로 이용했던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자유한국당이었습니다. 자유한국당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편이 오히려 봉준호 감독이 원하는 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난 표현의 자유가 회복된다면 미래가 더욱 밝을 거라 믿는다” (봉준호 감독.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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