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관련 수사 대상에 오른 의원들에게 공천 가산점을 주겠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22일 의원총회에서 한 발언입니다. 나 원내대표는 “당을 위해 헌신한 의원들이 오히려 피해를 받으면 안 된다. 패스트트랙 수사가 차기 총선에 불이익이 되지 않게끔 내가 책임지겠다”고 밝혔습니다.

나경원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 정의당 유상진 대변인은 "불법 폭력 범법자들에게 처벌이 아닌 공천 가산점을 준다니 이건 정당인가 조폭인가? 도저히 믿기지가 않는다."며 비판했습니다.

관련 뉴스에도 "조폭들이 빵에 다녀온 횟수로 서열을 정한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이거 이거 조폭 집단도 아니고.."라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습니다.

나경원 원내대표의 착각? 공천받아도 의원직 상실 가능한데...

 

나경원 원내대표는 굉장히 큰 착각을 하고 있습니다. 패스트트랙 수사 대상 의원들에게 공천 가산점을 줘서 그들이 공천을 받는다고 해도 선거에 나올 수 없기 때문입니다.

패스트트랙 수사 대상 자유한국당 의원 60명이 국회법 166조에 따라 처벌을 받는다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선고될 수 있습니다. 공직선거법 19조에서는 국회 회의 방해죄로 5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되면 5년간 피선거권이 제한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총선 전에 형이 확정되면 아예 선거 출마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설사 재판이 늦어져 형이 총선 이후에 확정돼 당선되더라도 국회의원직을 상실할 수 있습니다.

판사 출신 나경원 원내대표가 이런 사실을 몰랐을까요? 만약 몰랐다면 무능한 것이고, 알았다면 당장의 내부 반발을 잠재우기 위한 달콤한 말장난에 불과한 이야기입니다.

오신환, 이상민 패스트트랙 참고인으로 검찰 출석 

 

22일 이상민 민주당 의원과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패스트트랙 관련 수사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습니다. 이상민 의원은 패스트트랙 당시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장이었습니다.

검찰에 출석한 이상민 의원은 “국회선진화법이 있음에도 폭력 국회를 만든 장본인들에 대해서는 엄중한 책임이 있어야 할 것이다. 조사를 통해 그에 대한 실체적 진실을 밝히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의원은 “국회의원은 누구보다도 법을 준수하는 자세를 보여야 함에도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수사받지 않는 것은 매우 비겁한 것”이라며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조사 불출석을 지적했습니다.

사개특위 위원장이었던 이상민 의원의 진술에 구체적인 회의 방해 사실이 드러난다면 검찰의 불기소, 무혐의 처분이 불가능해질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검찰, 국회방송 압수 수색... 패스트트랙 수사 속도 내나?

▲10월 18일 서울남부지검 수사관들이 국회 의정관에 있는 국회방송 자료실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공동취재기자단
▲10월 18일 서울남부지검 수사관들이 국회 의정관에 있는 국회방송 자료실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공동취재기자단


검찰은 패스트트랙 수사 관련해 지난 18일 국회방송을 압수 수색했습니다. 패스트트랙 수사 관련 첫 압수수색으로 검찰 수사에 약간의 변화가 보인 셈입니다.

아직도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검찰에 출석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검찰은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소환 조사에 응하지 않더라도 영상 증거만 가지고도 충분히 기소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에게 적용된 혐의는 '반의사 불벌죄'로 여야 쌍방이 고소를 취하해도 검찰이 기소를 중단할 수 없습니다.

설사 법원이 국회 회의 방해죄에 해당하는 의원들의 처벌 수위를 낮추려고 해도, 그동안 엄격하게 적용해왔던 공무집행방해죄를 저지른 의원들까지 봐주기는 어렵습니다. 여기에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높아진 만큼 무조건 무죄 선고를 내리기도 쉽지 않습니다.

국회의원에게 가장 무서운 것은 국민도 유권자도 아닙니다. 선거에 출마하지 못하거나 금배지를 뺏기는 것입니다. 나경원 원내대표의 발언으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지금은 마음을 놓아도, 본격적인 수사와 재판이 남아있기에 안심하기는 아직 이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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