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장관이 취임 인사차 국회를 방문했습니다. 조 장관은 17일 오전에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를 만나 "인사청문회 기간과 그 이후에 국민여러분과 당 대표께 많은 심려를 끼쳐서 죄송하다"라며 "찾아뵙고 말씀을 들으러 왔다"고 말했습니다.
이해찬 대표는 조 장관에게 "법무·검찰개혁을 이제 시작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잘 임해주시길 바란다"라며 "국민 대부분이 사법개혁과 검찰개혁을 해야 한다고 바라지만, 한 번도 지금까지 성공을 못 했는데 그쪽 분야에 조예가 깊으시니 잘하실 것"이라고 격려했습니다.
이 대표는 "권력을 상실했던 쪽의 저항이 있으리라고 생각하는데 충분히 잘 설득하고 소통해서 극복해나가야 한다"면서 "역시 국민을 바라보고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데스노트에 조국을 넣지 않아 역풍을 맞았던 정의당
조 장관은 17일 오후에는 정의당 심상정 대표를 예방했습니다. 그런데 조 장관을 격려했던 민주당과는 다르게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장관 취임을 축하드려야 하는데 오늘은 축하만 드리기 어려운 사정이라는 것을 조 장관께서도 잘 이해해주시리라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심 대표는 "정의당이 조국 장관 임명 과정에서 고심이 컸다"라며 "정의당의 이런 결정을 두고 잘했다는 분들도 많이 있지만 또 실망했다는 분들도 적지 않았다. 이 점에 대해서는 정의당이 더 과감한 개혁으로 앞으로 답해나갈 것이다"라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정의당은 지난 7일 당시 조 후보자를 '데스노트'(부적격 후보자 명단)에 넣지 않겠다고 공식 발표한 이후에 당원들 사이에서도 찬반 격론이 벌어질 정도로 역풍을 맞기도 했습니다.
정의당이 조국을 선택한 이유
심상정 대표는 "(조국 임명 반대 여론에도)불구하고 대통령의 임명권을 저희가 존중하기로 한 것은 대통령께서 사법개혁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말씀하셨고, 또 촛불로 시작된 개혁이 또 다시 수구보수의 장벽에 막혀서 좌초돼서는 안 된다는 확고한 믿음 때문이었다"라며 조 장관 임명에 반대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심 대표는 "냉정하게 들리실지는 모르지만 그런 점에서 조국 장관께서 개혁의 동력이 되실 때는 적극적으로 응원해드리겠지만 개혁의 방해가 되실 때는 가차 없이 비판을 할 것이다"고 앞으로의 입장을 밝혔습니다.
조국 장관은 "(정의당 내 우려와 비판에도)불구하고 제가 임명된 이유를 매일 되새기고 있다"며 "검찰 개혁, 법무부 탈검찰화, 공정하고 효율적인 대국민 법률 서비스 등등 이런 시대적 과제를 완수해야 된다는 것이 저의 소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심상정 대표는 조 장관에게 "법무부가 검찰 사법 개혁뿐만 아니라 민생 개혁에도 역할을 해주셔야 한다"라며 로스쿨 제도 개혁, 상가임대차보호법, 성폭력 방지 관련법 등 다양한 법안 관련 후속조치 등을 요구했습니다.
조 장관은 심 대표의 요구에 "로스쿨 문제나 상가임대차보호법은 이미 내부 검토를 시작했고. 나머지도 꼼꼼히 검토해서 살펴보도록 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조국, 노회찬 정신 잘 알고 있다.
정의당 여영국 원내대변인은 조 장관을 만나 "故 노회찬 의원께서 ‘법은 만인에게 평등한 것이 아니라, 만 명에게만 평등하다’며 법집행의 형평성 문제를 강하게 제기한 바가 있다"며 "지금 현실이 여전히 변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한다. 법무부장관으로 계시면서 국민들이 법집행에 대해 신뢰가 갈 수 있도록 엄정하게 해주십사 요청드린다"라고 말했습니다.
조 장관은 "故 노회찬 의원과 사적 인연이 오래됐다. 외람되지만 후원회장을 맡았기 때문에 노회찬 정신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라며 "그 정신에 완전히 부합하지는 못했다고 생각을 하고 반성을 하고 있다. 말씀하신 취지를 제가 이 자리에 있는 동안 명심하면서 여러 제도와 관행을 돌아보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 조 장관 예방 거절
조국 장관은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도 예방하기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두 정당은 조 장관의 예방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 장관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예방 일정도 다 잡겠다고 밝혔습니다.
조국 장관은 19일 오전에는 민주평화당 지도부를 찾으면서 취임 인사를 위한 국회 방문을 마무리할 예정입니다.
아이엠피터(임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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