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30일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딸의 KT 부정채용 의혹에 관해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김 의원의 주장은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① KT 사장에게 딸의 이력서를 준 사실이 없다?

김성태 의원은 "사장이라는 사람에게 딸의 이력서를 준 사실이 없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검찰은 2011년 3월쯤 김 의원이 평소 알고 지내던 서유열 전 KT홈고객부문 사장에게 딸의 이력서가 담긴 봉투를 건넸다고 공소장에 명시했습니다.

김 의원은 "KT 내부에서 어떤 의사결정이 이루어지고, 왜 그런 의사결정을 하게 됐는지는 알 수 없다"라며 "그 누구에게도 부정한 청탁을 하지 않았다는 결백에 의지해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 의원의 주장은 자기가 이력서도 주지 않고, 청탁도 하지 않았는데 KT에서 알아서 딸을 부정한 방법으로 채용했다는 논리입니다.

② 딸의 부정 채용에 대해서는 사과한다.

김 의원은 "딸아이가 KT 정규직으로 입사하는 과정에 부당하고 불공정한 절차가 진행된 부분에 대해 아비로서 머리 숙여 깊이 사죄드린다"고 말했습니다. 스스로 채용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은 인정한 셈입니다.

 

김성태 의원의 딸은 입사지원서가 마감되고 한 달 뒤에 이메일로 지원서를 제출했습니다. 이마저도 필수로 입력해야 할 항목들을 적지 않아 KT인사팀 직원의 조언에 따라 입력한 후 제출했습니다. 김 의원의 딸은 인적성 검사에서도 불합격인 D등급이 나왔지만 최종 합격됐습니다.

2012년 하반기 대졸공채를 담당했던 실무자 A씨는 재판에서 "인적성 검사가 끝난 후에 채용 프로세스에 태우라는 '오더(지시)'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재판 과정에서 김성태 의원의 딸이 특혜를 입고 부정 채용한 사실은 더 명확하게 드러나고 있어, 김 의원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사과를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③ 문재인 아들 문준용은 괜찮고, 왜 우리 딸만 가지고..

김성태 의원은 "문재인 아들 문준용의 공소시효는 존중돼야 하고, 김성태 딸의 공소시효는 이렇게 문제 삼아도 되냐"며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씨를 언급했습니다.

김 의원의 발언은 전형적인 물타기이자 자기 딸의 부정채용을 정치적인 탄압으로 보이게 하려는 꼼수에 불과합니다. (문준용씨는 대선 당시 특혜 취업 의혹을 제기한 야당 의원들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진행 중이다.)

KT 채용비리는 비단 김 의원의 딸뿐만 아니라 허범도 전 한나라당(현재 자유한국당) 의원, 성시철 한국공항공사 전 사장, 정영태 동반성장위원회 전 사무총장, 김종선 전 KTDS 사장 등의 자녀나 지인도 연루돼 있습니다.

김성태 의원 딸의 부정채용 사건이 심각한 이유는 소위 말하는 대기업에 안정된 직장에 입사하기 위해 노력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의지를 꺾어 버렸다는 점입니다.

아무리 열정을 다해 노력해도 결국 권력을 가진 자들의 인사 청탁을 이길 수 없다는 현실은 지금도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의 마음에 대못을 박은 것입니다.

김성태 의원이 취준생들의 마음을 헤아렸다면 기자회견 내내 억울한 표정은 짓지 못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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