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연휴에 많은 관광객들이 제주를 찾았습니다. 제주 여행이 좋다고 생각한 사람도 있지만, 만족하지 못해 다시는 제주를 오지 않겠다는 여행객도 있었습니다.

제주는 섬입니다. 한정된 땅과 자원으로 그 어느 곳보다 관광 산업이 경제의 중심이 됩니다. 그래서 관광객의 만족도와 여행객 숫자에 아주 민감합니다.

관광 산업이 중요한 제주에서 점점 관광객이 줄어드는 이유가 무엇인지 살펴봤습니다.

내국인 관광객이 줄어들고 있는 제주 

▲ 2018년 12월 제주 관광객 입도 현황 ⓒ제주관광협회
▲ 2018년 12월 제주 관광객 입도 현황 ⓒ제주관광협회


제주관광협회가 발표한 지난해 12월 관광객 숫자를 보겠습니다. 2017년 12월에 비해 1.5%, 1만 6천 명 정도가 감소했습니다.

12월만 보면 그리 많이 줄어든 것 같지 않지만, 1년으로 따져보면 3.2%,  43만 명이 줄어들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2017년에 비교해 외국인의 감소율은 0.5%인데 반해, 내국인 여행객이 무려 6.4% 감소했다는 점입니다.

사드 사태 이후 중국인 관광객이 감소한 것은 제주 입장에서도 어쩔 수 없습니다. 그러나 내국인이 제주를 찾지 않는다면 원인이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범죄 발생 때마다 떨어지는 제주 여행 관심도 

▲세종대학교 관광산업연구소와 여행전문 리서치 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공동 수행하는 ‘주례 여행 행태 및 계획 조사’ 제주도 여행 관심도가 범죄 발생 시기마다 떨어졌다. ⓒ컨슈머인사이트
▲세종대학교 관광산업연구소와 여행전문 리서치 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공동 수행하는 ‘주례 여행 행태 및 계획 조사’ 제주도 여행 관심도가 범죄 발생 시기마다 떨어졌다. ⓒ컨슈머인사이트


세종대학교 관광산업연구소와 여행전문 리서치 기관 컨슈머인사이트의 공동기획조사를 보면 제주 여행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진 시기는 성수기인 5월에서 7월이었습니다.

제주 도 여행 관심도가 떨어졌던 2018년 5월에는 중국인 불법체류자 간에 살인사건이 발생했습니다. 6월에는 예멘 이슬람 난민 관련 청원과 루머가 있었습니다.

7월에 발생한 30대 여성 실종 사망 사건 이후 제주 여행 관심도는 더 큰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실제로 8월 관광객 입도현황을 보면 내국인은 전년 동월 대비 7.5% 감소했습니다. 내국인 개별여행객들이 제주가 불안해서 찾지 않았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양적 성장 위주의 제주 관광을 질적 성장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관광객이 감소했다면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불안감 때문에 제주를 찾지 않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제주, 범죄와 생활안전 분야 전국 최하위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2018년 전국 지역안전지수' 분야별 안전등급. 제주는 범죄와 생활안전 분야에서 최하위를 기록했다. ⓒ행정안전부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2018년 전국 지역안전지수' 분야별 안전등급. 제주는 범죄와 생활안전 분야에서 최하위를 기록했다. ⓒ행정안전부


경찰이나 도정은 어쩌다 벌어졌던 범죄 사건이라고 변명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11일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2018년 전국 지역안전지수'를 봐도 제주가 안전하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행안부 자료를 보면 제주는 범죄와 생활안전 분야에서 전국 최하위  5등급을 받았습니다. 제주는 올해뿐만 아니라 4년 연속 최하 등급을 받았습니다.

제주도가 범죄 분야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은 이유는 주요 평가 항목인 인구 1만 명당 강력 범죄(살인·강도·강간·폭력·절도) 발생 건수가 전국 평균보다 1.4배 높았기 때문입니다. 제주는 1만 명당 사고 건수도 다른 지역 평균의 1,6배 수준으로 높았습니다.

범죄와 사고 등의 지표를 종합해보면 제주는  안전한 도시가 아닙니다.

범죄 발생 건수에 비해 열악한 제주 치안 

▲지난 3년간 인구 1만 명당 5대 범죄 발생 건수. 제주가 가장 높다. ⓒ더불어민주당 권미혁 의원실
▲지난 3년간 인구 1만 명당 5대 범죄 발생 건수. 제주가 가장 높다. ⓒ더불어민주당 권미혁 의원실


제주경찰청이 국정감사 기간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2015년~2017년 3년간 제주지역 인구 1만 명당 5대 강력범죄 발생건수는 평균 510건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습니다.

제주 경찰관 한 명이 담당해야 할 사건은 527건으로 전국 평균 396건보다 무려 33%가 더 많습니다.

제주 경찰 1인이 담당하는 5대 강력 범죄 건수는 5.4건으로 전국 17개 지방경찰청 중 두 번째로 많습니다.

112 신고 담당 건수도 1인당 189.5건으로 전국 평균 162.6건을 훌쩍 넘습니다. 긴급출동시간도 6분 40초로 전국 꼴찌입니다.(2018년 8월 기준)

지금 수준의 제주 경찰 인력으로는 범죄 예방은커녕 벌어진 사건조차 제대로 수사하기 어려운 현실입니다.

인구 69만 명이 아니라 유동 인구 170만 명에 맞춘 경찰 인력 필요 

▲제주 경찰은 경찰청 소속 경찰과 제주특별자치도 소속 자치 경찰로 구성돼 있다.
▲제주 경찰은 경찰청 소속 경찰과 제주특별자치도 소속 자치 경찰로 구성돼 있다.


제주를 찾는 관광객의 90%가 내국인입니다. 그런데 내국인은 치안이 불안한 제주를 찾지 않으려고 합니다. 관광객뿐만 아니라 도민조차도 불안에 떨고 있다면 분명 제주의 치안은 문제가 심각하다고 봐야 합니다.

하지만 경찰이나 도청이나 별다른 대책이 보이지 않습니다. 한 마디로 범죄가 발생하지 않기만을 하늘에 바라는 무책임한 모습입니다.

제주 자치경찰을 확대하는 사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초기에는 제주지방경찰청 소속 정원 1681명 중 101명이 자치경찰에 파견하는 수준이었습니다.

현재 타 지역 경찰청 인력이 추가로 지원되는 등 경찰 인력이 보강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대책으로는 부족합니다.

제주도의 인구는 69만 명입니다. 그런데 매월 백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제주를 찾습니다. 제주 불법체류자 1만 명까지 포함해 외국인 범죄까지도 담당해야 합니다.

제주 경찰 인력이나 범죄 대응이 현재 제주 인구  69만 명이 아니라 유동 인구 170만 명 수준으로 맞춰져야 안전해질 수 있습니다.

제주 관광 홍보 이전에 치안이 우선 



2018년 7월에 발생한 여성 관광객 실종 사망 사건 이후 온라인에는 난민 범죄라는 가짜뉴스가 난무했습니다.

게스트하우스 투숙객이 살해되자 제주는 범죄 도시라는 말이 떠돌았습니다. 그러나 강력 범죄 발생 1위라는 통계가 있으니 반박도 할 수 없었습니다.

치안이 무너지면 제주 관광은 망한다고 봐야 합니다. 제주 경제도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은 관광 정책을 만들어 감소한 관광객을 늘리겠다는 생각을 할 때가 아닙니다. 관광 정책도 치안이 우선적으로 해결돼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2019년 제주를 찾는 모든 사람들이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도록 제주는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유튜브에서 보기: ‘제주 여행이 무섭다’ 범죄도시 소문은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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