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금괴 200톤’, ‘비자금 20조’ 소문의 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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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청 앞에서 문재인의 비자금 20조원과 금 200톤을 환수하라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 극우단체 회원

요새 SNS와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 떠도는 소문이 있습니다. 문재인 의원이 금괴를 1000톤이나 보유하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단순히 SNS에서 떠도는 이야기뿐만 아닙니다.

어떤 사람은 문재인 의원이 비자금으로 1조 원짜리 자기앞수표 20장을, 즉 20조 원과 금 200톤을 보유하고 있으니 즉각 환수하라는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문재인 의원이 저런 엄청난 재산을 진짜로 보유하고 있는지, 과연 저들이 하는 말이 진짜인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한국 별단예금 총액을 넘는 문재인 20조 원 자기앞수표 비자금설’

문재인 의원이 1조 원짜리 자기앞수표 20장을 비자금으로 보유하고 있다는 주장은 자기앞수표가 어떻게 발행하는지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얼마나 말이 안 되는 소리인 줄 다 압니다.

▲ 2010년 대한민국에서 자기앞 수표를 발행할 수 있는 별단예금 잔고는 20조 원이었다.

자기앞수표를 발행하려면 ‘별단예금’이라는 곳에 자기앞수표에 나오는 금액만큼 예치해야 됩니다. 기업이나 개인이 은행의 별단예금 계좌에 현금을 입금하면 은행이 입금증서를 발행하는데 이 증서가 바로 자기앞수표입니다.

2010년 대한민국 별단예금 잔고가 20조 원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문재인 의원이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자기앞수표 1조 원짜리 20장이 대한민국 별단예금 잔고를 모두 차지하고 있어야 마땅합니다.

은행이 아니라 저축은행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는데, 2010년 자기앞수표 발행 상위 10개 저축은행 중 별단예금 잔액이 1조 원이 넘는 곳은 한 곳도 없습니다.

은행이 진짜 1조 원짜리 수표를 들고 오면 현금으로 바꿔줘야 하는데 별단예금 잔고도 없이 1조원짜리 자기앞수표를 발행해준다는 것은 전혀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다.

‘한국의 금 보유량을 뛰어넘는 문재인 금괴설’

문재인 의원이 금괴 1000톤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하더니 어느새 200톤으로 바뀌는 등 문재인 금괴설이 퍼지고 있습니다. 문재인 의원이 그만큼 금을 보유하고 있다면, 그는 대한민국보다 더 많은 금을 보유한 셈이 됩니다.

▲ 세계 각국과 한국의 금 보유량

세계금위원회에 따르면 2013년 한국의 금 보유량은 104.4톤입니다. 문재인 의원이 금괴 200톤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게는 숨겨져 있는 금괴이기 때문에 통계가 잡히지 않을 뿐이라고 해도, 너무 차이가 크게 납니다.

기사보강:(2016년 연합뉴스 ‘한국 금 보유량 104t 세계 34위…외환보유액의 1.3%’)

이처럼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문재인 금괴설의 원래 진원지는 2012년 대선 때입니다.

대통령 선거일을 며칠 앞둔 2012년 12월 16일, 트위터에는 문재인 후보가 일제 강점기 일본이 숨긴 금괴 1000톤을 강탈했다는 얘기가 떠돌았습니다.

사실 이 얘기는 부산 사람이라면 다 아는 부산 적기만 해저에 일본군 독고부대가 패망 후 미처 빼돌리지 못했다는 ‘금노다지 비밀창고설’을 문재인 후보와 연관시켜 각색한 얘기입니다.

1974년 내부가 공개됐던 세계 최대의 금 보관소인 미국 ‘골드 디파지토리'(Gold Depository)에 있던 금괴도 1천2백 톤이었습니다.

도대체 금괴 1000톤이 어떻게 나올 수 있는지 의문이 들지만, 문재인 금괴 1000톤 보유설이 요새 200톤으로 줄어들어 또다시 확산하고 있습니다.

‘ 지네쯤은 거뜬히 잡는 문재인의 아내’

아이엠피터는 문재인 의원의 20조 원 자기앞수표 비자금 설이나 금괴 1000톤 설이 떠도는 것을 보면서, 과연 문재인 의원이 그 정도 돈이 있다면 이렇게 살고 있겠느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재인 의원은 ‘운명’이라는 책을 펴내 3억이 넘는 인세 수입을 올렸습니다. 김인회 교수와 펴낸 ‘검찰을 생각한다’는 595만 원의 인세 수입을 벌었습니다.

인세 수입치고는 꽤 많은 돈을 벌었지만, 문재인 의원의 아내는 남편의 인세 수입을 몰랐습니다. 왜냐하면, 수입을 모두 아내에게 맡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관리하며 생활비만 아내에게 줬기 때문입니다.

문재인 의원이 아내에게 돈을 맡기지 않은 이유는 그동안의 정치 인생을 놓고 볼 때 수입을 불규칙하게 주는 것보다, 금액이 적더라도 늘 똑같은 돈을 생활비로 줘야 아내가 가정을 꾸려나갈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정치인의 아내들이 늘 돈에 쪼들렸던 삶을 알고 있기에 이런 식으로 아내에게 수입을 숨기고 생활비만 줬던 것입니다.

▲문재인 의원의 양산 주택은 전형적인 시골 주택이라 초호화 전원주택과는 거리가 멀다.

문재인 의원의 아내 김정숙 씨와 얘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당시 주로 나눴던 얘기는 정치가 아닌 지네와 뱀 얘기였습니다.

시골에 살면서 아내들이 제일 힘들어하는 것이 지네와 각종 벌레, 그리고 뱀입니다. 그러나 김정숙 씨는 지네쯤은 그냥 슬리퍼나 운동화로 때려잡으며 신경도 안 쓴다고 했습니다.

비자금으로 20조원이 있고, 금괴 1000톤을 가진 남자의 아내가 지네가 방을 기어 다니는 시골집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살 수 있을까요?

문재인 의원을 향한 흑색선전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상대방 진영을 향한 공격과 비난,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도저히 상식적으로 맞지 않는 얘기들을 생각조차 하지 않고 진실처럼 믿는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조금만 생각하면 진실이 아닌 것을 알 수 있는 지식을 갖추고도 자꾸 말도 안 되는 얘기가 확산하는 것은 우리 사회가 오로지 상대방을 죽여야만 살 수 있었던 현대사를 겪었기 때문입니다.

이제 진영논리나 이념대결이 아닌 상식과 비상식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나라가 됐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