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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만 오면 기자들이 이곳에 모이는 이유는?

2018년 8월 28일
아이엠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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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만 오면 기자들이 이곳에 모이는 이유는?

지난주 태풍 솔릭이 한반도를 관통했습니다. 태풍 솔릭은 제주를 거치면서 세력이 약화돼 예상보다 적은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태풍 솔릭의 피해가 적자, 언론은 앞다퉈 호들갑을 떨었다는 네티즌의 일부 의견을 뉴스로 보도했습니다.

<세계일보>는 8월 24일자 ‘역대급 태풍이라더니…빗나간 예보에 ‘허탈’ 의견도’라는 기사에서 ‘정부와 언론 등이 연일 경고와 함께 대책을 쏟아내면서 혼란을 키웠다는 지적이 많다.’라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세계일보>는 정작 언론이 어떻게 혼란을 키웠는지는 자세히 설명하지는 않았습니다.

<중앙일보>는 8월 24일 오전 8시 49분에 ‘매미보다 세다 미리 겁먹은 덕? 인명피해 적었다’라는 제목으로 피해가 적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후 이 기사는 오후 3시 52분에 ”매미보다 세다 미리 겁먹은 덕? 인명피해 3명, 이재민 46명’으로 제목이 바뀌기도 했습니다.

<중앙일보>의 보도는 태풍 솔릭이 지나가지도 않았고, 피해 집계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보도했다가 나중에 제목과 내용 등을 수정한 문제점을 드러냈습니다.

언론은 태풍 때마다 ‘특집’, ‘속보’라는 이름으로 집중 보도를 합니다. 언론의 태풍 보도는 문제점이 없는지 살펴보겠습니다.

태풍만 오면 서귀포로 모이는 기자들 

한반도에 태풍만 오면 기자들이 집결하는 장소가 있습니다. 제주도 서귀포시 보목동입니다. 이번에도 보목동 포구에는 파도가 방파제를 덮치는 모습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거나 리포트를 하기 위한 기자와 방송국 차량으로 북적였습니다.

▲SBS 뉴스 시간에 나온 태풍 생중계 방송 화면. 기자가 강풍에 몸을 가누지 못해 소리를 지르는 모습이 그대로 보도됐다. ⓒSBS 비디오머그 화면 캡처

방송에서는 강풍에 몸을 가누지 못하는 기자의 모습을 생방송으로 보도하면서 태풍이 강력하다는 모습을 화면으로 보여주기 바빴습니다.

당연히 시청자 입장에서 저런 강력한 태풍이 상륙하면 엄청난 피해를 보겠구나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생방송 도중 연결이 끊어지기라도 하면 앵커는 소리 높여 기자를 애타게 부릅니다. 이런 모습은 마치 급박한 재난 상황처럼 비쳐 시청자를 불안에 떨게 합니다.

▲안전모를 쓰지 않고 태풍 보도를 하는 기자들과 2012년 로프를 몸에 묶고 보도하는 JTBC 기자 ⓒ종편 뉴스 화면 캡처

2012년 JTBC 곽재민 기자는 ‘볼라벤, 목포 상륙…엄청난 바람 ‘로프에 몸 묶어야’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실제로 로프를 몸에 묶고 리포트를 하기도 했습니다.

기자가 현지 상황을 전달하려는 의도는 알겠지만, 굳이 저런 식의 자극적이고 위험한 보도를 할 필요는 있는지는 생각해봐야 합니다.

특히 2010년 ‘태풍 뎬무’ 취재 도중 방파제에서 사고를 당해 기자가 목숨을 잃은 사례가 있음에도, 여전히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거나 방파제에서 위험하게 보도를 하는 일은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하는 뉴스는 클릭률이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언론이 앞다퉈 자극적인 화면 구성을 통한 ‘공포 마케팅’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교사와 학부모의 갈등을 조장하는 무책임한 언론 

▲8월 24일 중앙일보 기사. 태풍으로 인한 교사와 학부모의 갈등을 보도했다. ⓒ다음뉴스 화면 캡처

8월 24일 <중앙일보>는 ‘갑자기 휴교하면 어떡하냐 학교에 항의전화하는 학부모들’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태풍 솔릭으로 인한 휴교 상황을 보도했습니다.

<중앙일보>의 기사를 보면 갑자기 휴교해서 학부모들이 ‘애들은 누가 보냐’라며 항의 전화를 하고 교사들이 이에 대해 힘들다는 내용 등이 나옵니다.

기사에는 ‘중앙은 뭘해도 이간질 기사같음ㅜㅜㅜ 도대체 글을 왜이렇게 쓰나요??’라는 댓글이 달려 있을 정도로 무책임한 보도의 행태를 보입니다.

23일 학교가  휴업·휴교를 하게 된 배경에는 제주의 상황이 먼저 설명됐어야 합니다. 23일 오전 제주에는 강풍이 불어  어른조차 밖에 서 있기 힘들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학교에서는 휴교라는 공지가 나오지 않았고, 학부모들은 등교시간 직전까지도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야 할지 말지 우왕좌왕했습니다.

제주의 상황 등을 토대로 정부는 전국 교육기관에 휴업 및 휴교 권고를 했고, 이는 학생들의 안전을 위한 예방적 조치였습니다.

태풍의 위험성에 대한 배경 설명도 없이 학부모와 교사와의 갈등을 조장하는 기사는 언론이 재난 상황에서는 하지 말아야 할 보도 행태입니다.

휴업: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근거해 교장 재량으로 수업은 진행하지 않지만, 교직원들은 출근해 정상 업무
휴교: 교육부의 권고를 받은 교육감이 교장에게 휴교 명령을 내릴 수 있음. 휴교령이 떨어지면 학교를 폐쇄.

언론은 태풍 피해가 커서 뉴스 클릭률이 높기를 원했나?

▲태풍 솔릭 피해에 대한 조선일보의 보도 ⓒ조선일보 뉴스 화면 캡처

태풍 솔릭으로 인한 전국적인 규모의 피해가 예상보다 적자, 언론은 앞다퉈 피해 규모가 적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일부 지역은 태풍으로 인한 피해가 분명 있었습니다.

중앙안전대책본부의 발표를 보면 이번 태풍으로 실종 사망 1명, 부상 2명, 이재민 46명 등의 피해가 났습니다. 제주에서는 관광객 1명이 파도에 휩쓸려 실종됐고, 농작물 2700여㏊와 양식장 등에서 큰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남부 지역에서는 강풍으로 농작물 피해가 속출했고, 광주와 해남, 진도, 순천 등에서는 전기가 끊겨 많은 주민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습니다.

언론이 스스로 태풍을 과장되게 보도를 해놓고 태풍 피해가 적었다고 앞다퉈 보도하는 행태를 보면, 마치 태풍 피해가 커서 뉴스 클릭률이 높아지길 원했나라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습니다.

재난보도준칙
재난이 발생했을 때 정확하고 신속하게 재난 정보를 제공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도 언론의 기본 사명 중 하나이다. 언론의 재난보도에는 방재와 복구 기능도 있음을 유념해 피해의 확산을 방지하고 피해자와 피해지역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기능해야 한다. 재난 보도는 사회적 혼란이나 불안을 야기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며, 재난 수습에 지장을 주거나 피해자의 명예나 사생활 등 개인의 인권을 침해하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침몰 참사를 계기로 우리 언론인은 이런 의지를 담아 재난보도준칙을 제정하고 이를 성실하게 실천할 것을 다짐한다.

언론은 태풍 때마다 우리 기자들이 더 위험한 상황에서 보도하고 있다는 보여주기식 뉴스처럼 혼란과 불안을 야기해서는 안 됩니다.

이번에는 태풍 피해가 적었지만, 다음에는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미비했던 태풍 대처 상황을 검증함으로 인재가 되지 않도록 예방 차원의 보도에도 힘을 쏟아야 합니다.

언론은 재난 상황을 부풀리거나 축소해 보도하지 말고, 항상 객관적이고 차분하게 전달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언론은 재난 상황을 돈벌이로 이용하지 말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언론의 기본 사명을 지키도록 항상 노력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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