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정치하다 ① 녹색당 서울시장 후보 신지예

선거 포스터 하나로 일약 무명의 서울시장 후보에서 뜨거운 감자처럼 논쟁을 이끌어낸 신지예 녹색당 서울시장 후보. 그녀를 마지막 주말 유세가 있던 강남역에서 만났다.

사실 그녀를 만나 인터뷰를 하기는 두려웠다. 나이가 48세인 아저씨 감성으로는 일부 그녀가 주장하는 이야기들을 종종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너무 일찍 간 탓인지, 유세 차량도 신 후보도 보이지 않았다. 강남역 출구를 오르락내리락한 후에야 겨우 녹색당 유세 차량을 발견하고 자리를 잡았다. 녹색당 당원과 선거 운동원들이 피켓을 들고 명함을 뿌렸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그저 광고 전단지 뿌리는 사람 정도로 취급하고 있었다.

가장 놀라운 점은 취재를 하는 기자가 나 혼자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선거 벽보 훼손 사건으로 그래도 기삿거리가 나올 후보인데...

도저히 가만있을 수 없어서 신 후보에게 인터뷰를 신청했고 흔쾌히 허락을 받아 진행했다.

왜 녹색당이 '페미니스트 공약'을 내걸었는지 물었다. 녹색당 헌장에 있다는 간단하고도 명쾌한 대답을 들었다. 녹색당 강령을 보면 '생태적 지혜', '사회정의', '직접ㆍ참여ㆍ풀뿌리민주주의', '비폭력 평화', '지속가능성', '다양성 옹호', '지구적 행동과 국제연대' 등이 있다.

'다양성 옹호'에 들어가면 여성과 남성의 평등과 장애인ㆍ이주민ㆍ탈북 주민ㆍ성 소수자 등의 인권을 보호하고 존중하는 내용이 모두 포함돼 있다. 어쩌면 페미니스트라는 단어 앞에 가려진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신지예 후보의 속칭 시건방진 선거 포스터는 20여 곳이 넘게 훼손됐고, 그녀의 페북에는 '가슴을 도려내겠다'라는 무시무시한 협박성 메시지가 넘쳐 난다고 했다.

남성과 여성 간의 마치 전쟁처럼 벌어지는 논란이 걱정됐다. 너무 빠르게 페미니스트 공약을 말하는 것이 아니냐고 물었다. 신 후보는 지금이 변화의 때라고 말했다. 노예 해방이나 박근혜 탄핵처럼 변화는 순식간에 온다고 주장했다.

사실 아이엠피터는 페미니스트 논란의 밖에 서 있었다. 어쩌면 외면하고 있었는지도 몰라. 그러나 신 후보를 만나보니 더는 회피할 주제가 아님을 깨달았다.

청년 신지예가 꿈꾸는 세상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이미 세상은 그녀의 말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녹색당 서울시장 후보로 엄청난 일을 해낸 셈이다.

녹색당 바로가기: http://www.kgreen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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