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의원의 올림픽 조직위원 파면 청원 참여자가 23만 명이 넘었다. 나경원 의원은 '조직된 정권 지지자들의 청원'이라며 '자신의 파면을 정부가 왈가왈부할 수 없다'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나경원 의원의 올림픽 조직위원 파면 청원 참여자가 23만 명이 넘었다. 나경원 의원은 '조직된 정권 지지자들의 청원'이라며 '자신의 파면을 정부가 왈가왈부할 수 없다'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을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위원직에서 파면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 참여자가 23만 명이 넘었다.

청와대 국민청원은 한 달 내에 20만 명이 넘으면 청와대 등 정부가 공식적인 답변을 하게 되어 있다. 아직 정부의 답변이 없는 상황이지만, 나경원 의원은 "조직된 정권 지지자들의 청원이며, 위원직 임명은 올림픽조직위의 권한으로 정부가 왈가왈부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한 마디로 파면 청원 참여자가 수십만 명이 넘어도 자신을 파면할 수는 없다는 자신감이다.

청와대에서도 나경원 의원을 직접 파면할 수는 없다. 답변 또한 원론적인 수준에서 그칠 것이다. 그러나 불과 4일 만에 수십만 명의 국민이 왜 나경원 의원의 파면을 요구했는지는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올림픽을 정치 싸움으로 변질시키다'

▲남북 공동입장, 단일팀 합의에 관한 주요 외신 반응 ⓒ인터넷커뮤니티
▲남북 공동입장, 단일팀 합의에 관한 주요 외신 반응 ⓒ인터넷커뮤니티


나경원 의원의 파면 청원이 올라온 직접적인 계기는 평창올림픽 조직위원으로 IOC에 남북한 단일팀 반대 서한을 보냈기 때문이다. 남북 단일팀 참여를 극찬하는 외신 보도와는 전혀 다른 행보이다.

한국 아이스하키팀 선수의 상황을 이해하며 남북 단일팀 참가를 반대할 수는 있다. 그러나 나경원 의원의 목적은 아이스하키팀 선수가 아닌 문재인 정부 흔들기다.

자유한국당은  MB정권 시절이던 2010년에 남북단일팀 유치를 명문화한 '2018 평창동계올림픽대회 및 장애인동계올림픽대회 지원 등에 관한 특별법'을 발의하여 통과시켰다. 북한의 참가를 강력하게 요구했던 나 의원이 남북 단일팀을 반대하는 모습은 모순인 셈이다.

나 의원이 올림픽 조직위원이라 선수를 생각한다면 아이스하키팀에 대한 지원 대책을 먼저 마련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어야 한다. 평양올림픽 운운하며 외부의 힘을 빌리는 모습은 여야를 떠나 올림픽 조직위 위원으로서의 자세는 아니다.

'김연아보다 먼저 받은 체육훈장' 

▲피겨여왕 김연아 선수는 서훈 규정 개정에 따라 2014년에는 청룡장 훈장을 받지 못했다. 그해 청룡장은 나경원 의원이 받았다.
▲피겨여왕 김연아 선수는 서훈 규정 개정에 따라 2014년에는 청룡장 훈장을 받지 못했다. 그해 청룡장은 나경원 의원이 받았다.


나경원 의원 파면에 수십만 명이 참여한 배경 중에는 김연아 선수가 있다. 지금은 은퇴했지만, 김연아 선수는 평창올림픽, 동계올림픽과 떼어 놓을 수 없는 '피겨 여왕'이다.

평창올림픽 유치에 가장 큰 공로자이기도 했던 김연아 선수는 나경원 의원보다 늦은 2016년에야 청룡장 훈장을 받았다. 2014년에 개정된 체육분야 서훈 규정 때문이다.

당시 박근혜 정부는 청룡장 수상 규정을 1000점에서 1500점으로 올려 올림픽의 경우 금메달(600점) 2개와 은메달(360점) 1개 이상을 따야 받을 수 있게 했다. 김연아 선수는 금메달 3개, 은메달 3개, 동메달 2개를 합해도 점수가 1424점으로 청룡장을 받지 못했다.

2014년 나경원 의원이 청룡장을 받자, 많은 네티즌들이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나 문체부는 나 의원이 평창스페셜올림픽 유치 및 성공적 개최에 대한 공로가 있다며, 훈장 수여는 정당했다고 밝혔다.

서훈 규정에 적합하다고 해도, 열심히 훈련해 한국에 메달을 안겨준 선수보다 정치인이 우선이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나경원 의원의 청룡장 훈장 서훈을 취소해달라'는 요청이 올라온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거짓말 정치인을 퇴출시키겠다는 국민'

▲나경원 의원은 자위대 행사 참석과 장애인 목욕 사진 사건 등이 벌어지자 해명했지만, 관련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거짓말이 들통났다.
▲나경원 의원은 자위대 행사 참석과 장애인 목욕 사진 사건 등이 벌어지자 해명했지만, 관련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거짓말이 들통났다.


나경원 의원의 파면 요청의 배경에는 거짓말을 하는 정치인을 이제는 퇴출하겠다는 국민들의 의지도 담겨 있다. 여당과 야당일 때의 입장이 달라질 수 있다고 해도, 대외적인 국제 행사까지도 말을 바꾸는 모습은 용납할 수 없다는 표현이다.

특히 나경원 의원은 정치인으로 거짓말 때문에 많은 비판을 받았던 인물이다. 2004년 나경원 의원은 주한일본대사관에서 주최한 일본 자위대 창설 기념행사에 참석했다. 나 의원은 "행사 내용을 모르고 참석했다가 뒤늦게 알고 돌아왔다"고 주장했지만, '자위대' 행사를 알고 있었다는 동영상이 공개돼 거짓말임이 드러났다.

2011년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나 의원이 장애인을 목욕시키는 사진을 찍어 논란이 벌어졌다. 나경원 의원은 "장애인 시설에 봉사하러 왔다가 마침 와 있던 기자에게 찍힌 것이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반사판과 조명까지 있었던 사진이 공개되면서 거짓말이 들통났다.

▲2016년 뉴스타파는 나경원 의원의 딸 대학 부정입학 의혹을 제기했다. 나 의원은 명예훼손으로 뉴스타파를 고소했지만 법원은 무죄를 선고했다. ⓒ뉴스타파 화면 캡처
▲2016년 뉴스타파는 나경원 의원의 딸 대학 부정입학 의혹을 제기했다. 나 의원은 명예훼손으로 뉴스타파를 고소했지만 법원은 무죄를 선고했다. ⓒ뉴스타파 화면 캡처


2016년 뉴스타파는 나경원 의원의 딸이 대학에 부정 입학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2012년 대학 입학 실기 심사위원장 이병우 교수는 이듬해인 2013년 평창 동계 스페셜 올림픽에서 음악 감독을 맡았다. 당시 스페셜 올림픽 위원장은 나경원 의원이었다.

‘나경원 의원 딸 성신여대 부정입학 의혹’ 보도 뉴스타파 기자 무죄 선고

나경원 의원의 과거 행적을 보면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고, 인권을 짓밟고, 올림픽을 사적으로 이용했다. 나경원 의원이 아이스하키팀 선수를 생각해 남북 단일팀 올림픽 참가를 반대하는 말을 믿을 수 없는 이유다. 또한, 23만 명이 넘는 국민이 나경원 의원의 올림픽 조직위원 파면 청원에 참여한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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