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에 소개된 '산굼부리' ⓒ제주도청 페이스북 캡처
▲제주특별자치도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에 소개된 '산굼부리' ⓒ제주도청 페이스북 캡처


지난 8월 30일 제주특별자치도 페이스북 페이지에 '산굼부리'를 소개하는 글과 사진이 올라왔습니다. 제주의 가을을 알려주는 억새가 많은 산굼부리를 소개하는 글이라 그런지 다른 글에 비해 공유도 제법 됐습니다. 자세하게 산굼부리를 소개하는 제법 긴 글이 작성된 블로그 링크 주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글을 보는 아이엠피터의 마음은 답답했습니다. 제주도청이 운영하는 페이스북과 블로그에서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을 소개하는 글이 왜 아이엠피터의 마음을 불편하게 했을까요?

제주도청이 운영하는 페이스북과 블로그는 개인이 아닌 도민의 세금으로 운영되고 공적으로만 이용돼야 합니다. 그러나 제주도 공식 소셜미디어가 특정인의 이익과 홍보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개인 사유지라는 이유로 비싼 입장료를 받는 산굼부리'

▲산굼부리 입장료와 다른 관광지 입장료 비교, 산굼부리는 천연기념물이 포함됐다는 이유로 국비와 지방비의 지원을 받는다.
▲산굼부리 입장료와 다른 관광지 입장료 비교, 산굼부리는 천연기념물이 포함됐다는 이유로 국비와 지방비의 지원을 받는다.


산굼부리의 입장료는 다른 지역 관광지보다 비싼 편에 속합니다. 성인 기준 '천지연 폭포 2천원','금능석물원 1천원','절물휴양림 1천원'과 비교하면 월등히 비쌉니다. 이유는 산굼부리가 도립 관광지가 아닌 (주)산굼부리가 소유하고 운영하는 개인 사유지이기 때문입니다.

개인 관광지이지만 유사한 '김녕미로공원' 입장료 3,300원보다도 비쌉니다. 아이엠피터가 처음 이 곳을 취재했던 몇 년 전에는 제주도민 할인 표시 없이 무조건 일반 요금을 받기도 했습니다. (관련기사:시설은 세금으로, 입장료 6천원은 개인이 꿀꺽 ‘산굼부리)

개인이 운영하는 관광지가 요금을 비싸게 받는 것은 자유입니다. 하지만 산굼부리는 천연기념물이 포함된 지역이라는 이유로 2013년에는 2억원의 지원을 받기도 했습니다.

통상적으로 개인 사유지에 천연기념물 등이 있어 국가가 시설물을 관리해주면 입장료는 저렴해집니다. 하지만 산굼부리는 시설은 세금의 지원을 받으면서도 입장료는 다른 곳보다 훨씬 비싸게 받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무료 억새 관광지도 많은데..'

▲제주도 공식 블로그에 소개된 산굼부리와 제주 블로거 파르르가 소개한 제주 억새 명소 ⓒ제주도 블로그, 파르르 블로그 캡처
▲제주도 공식 블로그에 소개된 산굼부리와 제주 블로거 파르르가 소개한 제주 억새 명소 ⓒ제주도 블로그, 파르르 블로그 캡처


제주도 공식 블로그에는 산굼부리가 자세하게 소개됐습니다. 그에 반해 제주 블로거가 운영하는 블로그에는 다양한 제주의 억새 명소가 소개됐습니다.

블로거 파르르가 '가을철 놓치면 후회할 제주도의 억새 명소8'에서 소개한 억새 명소 8곳 중 7곳이 무료였습니다. 제주 블로거 파르르는 '이끈다랑쉬 오름','따라비 오름','새별 오름','용눈이 오름','갑마장길','정물 오름' 등 무료 억새 명소를 소개한 후에야 유료 관광지인 '산굼부리'를 소개했습니다.

제주도청은 산굼부리가 세금의 지원을 받는 관광지이기 때문에 입장료를 더 저렴하게 하도록 권고했어야 합니다. 그러나 여전히 다른 곳보다 비싼 입장료를 받는 산굼부리를 도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페이스북과 블로그에 대놓고 광고를 해주고 있습니다.

무료이지만 아름다운 억새 명소가 있는 장소를 먼저 소개한 블로거와 처음부터 유료 관광지 '산굼부리'만 소개한 제주도청, 과연 누가 도민과 제주를 찾는 사람들을 위한 일을 하고 있을까요? 제주도청이 가진 철학이 무엇인지 엿보이는 장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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