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이정현 새 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제4차 전당대회에서 당기를 흔들고 있다.ⓒ 오마이뉴스 남소연
▲새누리당 이정현 새 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제4차 전당대회에서 당기를 흔들고 있다.ⓒ 오마이뉴스 남소연


새누리당 새 대표로 이정현 의원이 선출됐습니다. 이 대표는 호남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새누리당의 당권을 쥐게 됐습니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9일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제4차 새누리당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에서 총 7만6264명(투표율 22.0%)이 투표한 가운데 4만4421표(40.9%,여론조사 포함)를 득표해 당선됐습니다.

언론에서는 이정현 의원의 당 대표 당선을 '당 말단 직원서 당 대표로…31년간 17계단 뛰어올랐다'(중앙일보) "근본없는 놈 비웃을 때 발탁"…朴대통령과 이정현의 12년 인연 (연합뉴스) 등의 기사를 통해 개인적인 노력과 호남 출신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정현 의원의 당 대표 당선은 내년 대선까지 얼마 남지 않은 시기를 생각한다면 여당 대권 경쟁에 시사하는 바가 더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새누리당 전당대회 선출직 5명 중 4명 친박'

▲새누리당 8.9전당대회에서 선출된 당 대표와 최고위원. 대부분 친박이다. ⓒ새누리당 캡처
▲새누리당 8.9전당대회에서 선출된 당 대표와 최고위원. 대부분 친박이다. ⓒ새누리당 캡처


새누리당 8.9전당대회 결과의 핵심은 '친박'입니다. 당 대표로 선출된 이정현 의원도 친박, 최고위원 4명 중 당선된 3명도(조원진, 최연혜,이장우 의원) 친박입니다. 청년최고위원도 친박계 유창수 후보가 당선됐습니다. 강석호 의원만 유일한 비박계입니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에 맞선 비박계 단일후보 주호영 후보는 3만1946표(29.4%)를 득표했습니다. 비박이 힘을 합쳤지만, 이정현 후보와는 10%이상 차이가 났습니다.

새누리당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에서 친박계가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는 의미는 그만큼 친박이 밀어주는 후보가 새누리당 대권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친박이 밀고 있는 반기문, 대권 주자로 굳혀지나'

▲박근혜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청와대에서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이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청와대
▲박근혜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청와대에서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이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청와대


새누리당 대권 후보는 야당과 비교하면 딱히 유력 후보가 없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친박에서는 계속 반기문 대세론이 나오고 있었습니다.

지난 1월 친박 홍문종 의원은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반기문 총장을 모셔오는 것은 새누리당이나 대한민국을 위해 좋은 선택이 아니냐는 분들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새누리당에는 상수(常數)다. 변수(變數)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한일위안부 협상 결과에 대해 "위안부 문제에 대해 합의에 이른 것에 대해 축하한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비전을 갖고 올바른 용단을 내린 데 대해 역사가 높게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반 사무총장은 대한민국 국회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박 대통령께서 비전을 갖고 활동해 나가시는 데 있어서 의회의 지지, 특히 초당적 지지가 중요하다"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적극 지지를 보내고 있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반 사무총장을 대권주자로 모셔와야 한다는 친박, 이들의 관계가 친박 지도부의 구성으로 더욱 확고해질 듯합니다. 즉,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대권 주자로 굳혀진다는 뜻입니다.

'막강했던 김무성의 몰락이 시작되나?'

▲김무성 전 대표가 민생탐방이라는 명목으로 전국을 돌아다니다가 거제 마을회관에서 빨래한다며 올린 사진 ⓒ김무성 페이스북 캡처
▲김무성 전 대표가 민생탐방이라는 명목으로 전국을 돌아다니다가 거제 마을회관에서 빨래한다며 올린 사진 ⓒ김무성 페이스북 캡처


이정현 의원의 당 대표 당선으로 가장 손해를 본 사람은 김무성 전 대표입니다. 김 전 대표는 이번 8.9전당대회에서 비박계의 단일화를 통해 세력 결집과 대권 발판을 노렸습니다. 그러나 이 대표의 당선으로 모든 당권은 친박으로 넘어갔습니다.

이 대표는 수락연설에서 "새누리당에는 친박 비박 그리고 그 어떤 계파도 존재할 수 없음을 선언합니다."라고 말했지만, 이 말을 믿을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대권후보를 선출하는 모든 룰과 여론을 주도하고 있는 친박 지도부가 포진하고 있는 한 김무성 전 대표 등 비박계가 힘을 발휘하기는 힘듭니다.

특히 청와대(박근혜), 충남(반기문), 호남 (이정현), TK(친박)의 구도는 김 전 대표의 몰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도 합니다.

'새누리당 전대 가장 큰 수혜자는 박근혜' 

▲ 빨간 정장 입고 새누리당 전당대회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이 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발을 위한 제4차 전당대회장에 참석해 대의원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유성호
▲ 빨간 정장 입고 새누리당 전당대회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이 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발을 위한 제4차 전당대회장에 참석해 대의원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유성호


8.9전당대회로 뜨는 사람도 있고 지는 사람도 생겼습니다. 하지만 이번 새누리당 전당대회의 가장 큰 수혜자는 친박의 압승으로 여권의 레임덕을 막은 박근혜 대통령입니다.

새누리당 전당대회를 계기로 박근혜 대통령의 영향력이 다시 한 번 드러났습니다. 친박 이정현 의원의 당 대표 당선으로 사드 배치 등을 통해 안보를 강조하고 있는 박 대통령의 국정 방식은 더욱 거세질 것입니다.

만약 친박계 핵심 이정현을 주축으로 정권재창출 시나리오가 완성된다면 박근혜 대통령은 퇴임 후에도 상왕 정치를 할 수 있는 발판이 생깁니다.

권력이 움직이는 순간 처참하게 몰락하고 무너지는가를 경험한 박 대통령이 어쩌면 이 모든 시나리오를 기획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8.9전당대회 결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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