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김수민 의원의 리베이트 의혹을 조사 중인 이상돈 진상조사단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를 바라보고 있다. ⓒ오마이뉴스 유성호
▲국민의당 김수민 의원의 리베이트 의혹을 조사 중인 이상돈 진상조사단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를 바라보고 있다. ⓒ오마이뉴스 유성호


6월 15일 국민의당 '김수민 의원 리베이트 의혹 사건' 진상조사단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관위 고발 의혹 사건 진상조사'를 발표했습니다. 국민의당 이상돈 조사단장은 '김 의원이 대표로 재직했던 홍보업체 브랜드호텔에 지급된 이른바 리베이트는 사측 은행 계좌에 그대로 남아 있다'며 '외부로 유출된 것은 전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상돈 조사단장이 발표한 핵심은 '업체로부터 받은 자금이 당으로 유입된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불법정치자금이나 공천 대가는 아니라는 설명입니다. 그러나 국민의당 진상조사단이 발표한 내용을 보면 오히려 의혹만 더 키웠다고 볼 수 있습니다.

① 사건 핵심 인물은 만나지도 않고 발표한 조사

김수민 의원 리베이트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은 김수민 의원, 박선숙 당시 사무총장, 왕주현 당시 사무부총장입니다. 진상조사를 위해서는 이 세 사람을 반드시 만나 조사를 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이상돈 조사단장은 아예 이 사람들은 만나지도 않았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선관위가 고발한 사건의 핵심 인물들. 예를 들면 당연히 김수민 의원 그리고 또 당시 왕주현 사무부총장 또 박선숙 당시 사무총장. 혹시 면담을 하셨습니까?

[이상돈/국민의당 진상조사단장] 오늘 왕 사무부총장과는 4시에 우리 3명 의원과 면담을 하려고 요청을 해 놨습니다마는 왕 사무부총장이 검찰의 소환명령을 받고 변호사와 상의하고… 그 준비 때문에 불가능하다는 답을 받았습니다.

[앵커] 그러면 제가 방금 말씀드린 그 세 사람은 아무도 안 만나신 건가요, 아직?

[이상돈/국민의당 진상조사단장] 현재까지 만나지 않았습니다.(출처:JTBC 뉴스룸)

사건의 핵심인물을 만나지 않은 조사 결과를 국민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이상돈 조사단장은 '형사 피의자 입장에서 자기의 방어가 제일 중요하다'면서 '우리가 강제할 수 없고, 최대한 협력을 구하는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국민들 입장에서는 국민의당 소속 당직자와 의원이 당 차원 진상조사에 협력하지 않는 모습을 더 이상하게 볼 수 있습니다.

② 공식 계좌만 확인? 다른 방법으로 넘어갔을 가능성은?

▲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브랜드호텔의 통장거래 내역서. 지난 5월 3일 브랜드호텔은 TV광고대행업체(세미콜론)로부터 6820만 원을 받았다. ⓒ오마이뉴스 유성호
▲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브랜드호텔의 통장거래 내역서. 지난 5월 3일 브랜드호텔은 TV광고대행업체(세미콜론)로부터 6820만 원을 받았다. ⓒ오마이뉴스 유성호


이상돈 조사단장은 리베이트를 받은 은행 계좌를 확인했더니 돈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고 발표했습니다과거 정치자금 사건에서 드러나듯이 불법정치자금이나 공천 대가를 공식 계좌로 주고 받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관련 언론사 기사에는 이 점을 지적하는 댓글들이 달리기도 했습니다.

dbwo****
공식계좌로 그런걸 받는 빡대가리가 세상에 있긴한가
kwon****
통장돈 그대로두고 ㅡㅡㅡ김수민 아버지돈이나 ㅡㅡㅡㅡㅡ다른 주머니서 그 금액만큼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국민당에 줫다면 어쩔건데?
abel****
잘못된걸 전국민이 뉴스를 통해 모두알고있는데 국민의당 이상돈조사단장은 아무런 조사도 하지않고 계좌만가지고 서둘러 이상없다?

선관위가 고발한 자금 6,820만 원이 공식계좌에 있었다면 불법 정치자금 부분은 사실이 아닐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방법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의혹 부분에 대한 철저한 조사도 이루어졌어야 제대로 된 조사나 해명이 됐을 것입니다.

③ 철저한 진상조사는 투명한 공개에서 시작

선관위 고발 내용이 무조건 진실이고, 국민의 당 진상조사가 무조건 거짓이라고 단정하면 안 됩니다. 아직 제대로 수사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검찰이 기소를 해도 대법원에서 판결이 나기 전에 성급하게 김수민 의원을 마녀사냥식으로 몰아서도 안 됩니다. 그러나 아래와 같은 의혹은 국민의당이 조사를 해서 발표했어야 합니다.

-김수민 의원이 비례대표 7번으로 공천을 받은 과정
-20억 홍보 계약이 수의계약으로 체결된 이유
-당 지도부와의 연관성 내지는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 여부

국민의당 진상조사단이 공식 계좌 이외 조사할 방법이 없다면 최소한 정당과 관련한 의혹만큼은 조사했어야 합니다. 진상조사단은 위와 같은 의혹도 명확하게 밝혀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민의당 홈페이지에 올라온 논평과 브리핑 목록, 국민의당 홈페이지나 블로그,소셜미디어 등에서는 김수민 의원 리베이트 의혹 사건 관련 자료가 없었다. ⓒ국민의당 홈페이지 캡처
▲국민의당 홈페이지에 올라온 논평과 브리핑 목록, 국민의당 홈페이지나 블로그,소셜미디어 등에서는 김수민 의원 리베이트 의혹 사건 관련 자료가 없었다. ⓒ국민의당 홈페이지 캡처


국민의당은 '김수민 의원 리베이트 의혹' 사건이 터지자 첫날에는 적극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이후 '대국민 사과'를 하고 '철저한 조사'를 약속했습니다. 안철수 대표는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국민께 걱정을 끼쳐드린 점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습니다. '진상조사를 해 만에 하나 문제가 있다면 단호하게 대처하겠다. 검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철저한 조사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투명하게 조사 과정과 자료를 공개하는 일입니다. 일부 언론의 왜곡이나 무분별한 의혹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그간의 조사 과정을 국민이 쉽게 볼 수 있고 찾을 수 있도록 공개하는 편이 낫습니다. 그러나 국민의당 홈페이지나 소셜미디어, 블로그 등에서는 '김수민 의원 리베이트 의혹' 관련 자료를 거의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정치인과 정당의 생명은 도덕성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박준영 의원 검찰조사에 이어 '김수민 의원 리베이트 사건'이 벌어지면서 국민의당이 주장했던 새정치가 아니라는 실망감이 국민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습니다.

국민의당이 사건을 대응하는 방식을 보면 의혹을 풀어주기 보다 더 키워 신뢰성을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급조된 정당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이 시기가 국민의당의 미래를 결정할 듯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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