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정치

복귀한 윤창중 “노무현은 나의 동지” 고백

2016년 6월 8일

복귀한 윤창중 “노무현은 나의 동지”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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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운영했던 블로그와 새롭게 시작된 블로그 ⓒ윤창중블로그 화면 캡처

성추행 사건으로 물러났던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공개적으로 블로그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윤 전 대변인은 지난 2013년 박근혜 대통령의 첫 순방지였던 미국 워싱턴에서 대사관 여성 인턴을 성추행한 사건으로 경질됐었습니다. 이후 3년 넘게 언론 인터뷰와 공식적인 활동을 하지 않았던 윤창중 전 대변인은 지난 6월 7일 블로그에 ‘내 영혼의 상처, 윤창중의 자전적 에세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습니다.

윤창중 전 대변인은 글 끝부분에 “그리운 독자 여러분에게’라는 메시지를 통해 2016년 6월 7일 활동을 시작하면서 지난 2012년 12월 폐쇄한 블로그를 3년 5개월 만에 복원했습니다. 그는 “앞으로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아침 7시에”, “내 영혼의 상처-윤창중의 자전적 에세이를 연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윤 전 대변인이 과거에 사용했던 블로그는 여전히 폐쇄된 상태입니다. 이번에 글을 올린 블로그는 아이디가 변경된 새로운 주소입니다. 현재 윤창중 대변인의 블로그에는 ‘내 영혼의 상처-윤창중의 자전적 에세이’라는 제목의 글이 두 개가 올라온 상태입니다.

성추행 사건으로 물러났던 윤창중 전 대변인은 “여론재판, 인민재판, 마녀사냥, 인격살인 속에서 입이 있어도 말할 수 없는 유구무언의 억울함을 굴욕의 화덕, 치욕의 아궁이에 넣으면서 세상을 등지고 야생초처럼 살아야 했던 그 세월들을 넘겨 보내며, 이제 다시 글을 쓰려 한다”면서 “지난 3년 간의 이야기, 자신의 살아온 인생 전체를 들려 주고 싶어 다시 글을 쓰려고 한다”고 밝혔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을 비난했던 윤창중, 이제는 동병상련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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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중 전 대변인은 처음 올린 글에서는 자신의 아내 이야기를 통해 고통받았던 얘기를 했습니다. 두 번째 글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나’에서는 자신의 처지를 노무현 대통령에 빗대어 ‘동병상련의 정이 들어갔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윤 전 대변인은 노무현 대통령이 썼던 ‘언론은 흉기다’라는 글을 인용하며 자신에게 쏟아졌던 언론의 공격과 노무현 대통령을 향한 언론의 왜곡을 동일시하고 있습니다. 윤 전 대변인은 아예 “‘나는 ‘노무현’을 나의 ‘동지’로 따뜻하게 받아들이며 살았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동지라는 표현까지 썼습니다.

윤창중 전 대변인은 노무현 대통령 서거 이후 노 전 대통령의 심경을 담은 ‘성공과 좌절’이라는 책을 여러 번 정독했고 “노무현을 향해 돌을 던졌던 나 윤창중은 노무현에게 깊이 사과했던 적이 여러 번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의 사과를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별로 신뢰가 가지 않습니다.

“청와대에서 나온 뒤에도 권력의 단맛을 향유하려는 교묘한 속셈. 경남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봉하 마을에 지금 노무현은 퇴임 후에 돌아가 살 성(城)을 쌓고 있다. 찢어지게 가난했다는 일개 촌을 자신의 성터로 상전벽해시키고 있다. 마치 전두환이 퇴임을 앞두고 경기도 성남에 고래등 같은 일해재단을 세웠던 것처럼. ‘물러난 뒤에라도 제발 조용히 살아줬으면’하는. 이렇게 눈감아주고 싶은 사이 ‘노무현 캐슬’이 올라가고 있다” <문화일보 ‘노무현 캐슬’ 칼럼 중(2008년 1월 31일 게재)>

그의 사과는 자신을 향한 언론의 공격을 노무현 대통령의 받은 고통과 동일시함으로 사람들에게 자신도 억울하다는 이야기를 하는 양념에 불과합니다. 진정으로 그가 사과하려고 했다면 노무현 대통령을 향해 막말을 던지며 공격했던 자신의 글을 올린 후, 왜 이 글이 잘못됐는지 말하며 진정성 있는 반성부터 했어야 합니다.

‘언론을 비난한 윤창중, 과연 그럴 자격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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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중 전 대변인이 뉴데일리에 올린 칼럼 리스트 ⓒ뉴데일리 화면 캡처

윤창중 전 대변인은 자신의 사건을 보도했던 언론을 가리켜 ‘참으로 비열하고 악의적인 보도들’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과연 윤 전 대변인이 그럴 자격이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윤 전 대변인은 ‘윤창중 칼럼세상’이라는 블로그와 뉴데일리 칼럼, 문화일보 칼럼을 통해 엄청난 막말을 쏟아냈던 인물입니다. 그가 썼던 칼럼 대부분은 극소수 극우세력 외에는 공감할 수 없는 글들이었습니다.

‘노무현의 친북어록! 그 아바타에 나라 맡겨’, ‘싸가지 이정희,뻐꾸기 안철수’, ‘안철수 밀실거래 내막, 부산정권 나눠먹기’ 등 그의 칼럼은 제목만 봐도 개인이 게시판에 올리는 수준보다 더 심한 막말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촌철살인의 말과 막말은 반드시 구분되어야 합니다.

또한 윤 전 대변인은 아예 대놓고 선거운동을 했던 인물입니다. ‘박근혜 위기!, 독사처럼 안철수 물어뜯으라’고 주장하는 그의 말은 보통 언론인이라면 절대 할 수도 해서는 안 되는 말입니다. 이 글에서 윤창중이라는 이름만 지우고 보면 ‘십알단’의 글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권력을 탐하기에 ‘폴리널리스트’라고 불리는 그였지만 오히려 조국교수에게는 ‘권력의 개로 전락한 폴리페서들! 조국교수? 지성의 탈 쓴 더러운 강아지들!”이라는 악담을 퍼붓기도 했었습니다. 과연 누가 누구에게 욕을 할 수 있는지, 어이없는 웃음만 나오는 대목입니다.

‘막말에 대한 책임과 반성 없는 비판, 그 누구도 이해하기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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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중 전 대변인은 블로그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자살을 했지만 자신은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서 살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윤 전 대변인은 “비록 공소시효가 종료됐지만, 이 사건으로 인해 많은 상처를 받게 된 국민 모두에게 깊이 사과하며 자숙하고 반성하는 삶을 살아가려 하지만, 억울한 것은 억울하다고 국민에게 말씀드리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면서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하겠다”는 결심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윤 전 대변인이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하겠다는 주제는 ‘성추행’입니다. 그러나 성추행 이전에 자신이 했던 막말에 대해 아닌 것은 어떻게 밝힐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당선되면 ‘종북세력들이 점령군 완장을 차고 몰려가 모든 요직을 꿰차고 김정일 장군님 만세 함성을 터트릴 것’이라고 했던 말이나 ‘박비어천가’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을 찬양했던 글을 어떤 식으로 아니라고 말할지 기대(?)가 되기도 합니다.

윤창중 전 대변인은 “종편을 비롯한 일부 언론에서는 여전히 3년 전 자신들이 만들었던 거짓말과 케케묵은 낡은 논리로 패악범으로 몰아가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으니, 참으로 통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라며 언론을 계속 비판하고 있습니다.

윤창중 전 대변인이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은 자유입니다. 하지만 그는 ‘글’을 통해 청와대까지 들어가는 성공을 누린 사람입니다. 지금 그가 해야 할 첫 번째는 자신의 사건을 보도한 언론의 행태를 비난하는 일이 아닙니다. 먼저 그 스스로 언론인으로서 권력을 탐했던 모습을 처절하고 솔직하게 반성하는 모습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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