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임영웅 씨 콘서트가 열리는 공연장 밖에서 부모님들을 기다리는 자녀들 ⓒ온라인커뮤니티 
▲가수 임영웅 씨 콘서트가 열리는 공연장 밖에서 부모님들을 기다리는 자녀들 ⓒ온라인커뮤니티 

얼마 전 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사진이 있다. 가수 임영웅 씨 콘서트장 밖에서 기다리는 젊은이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다.  

임영웅 씨는 트로트 가수이다. 주로 중장년층이 좋아한다. 그런데 젊은이들이 왜 콘서트 장 밖에 있었을까? 이들의 정체는 콘서트를 관람한 부모님을 모시러 온 자녀들이다. 

5월부터 임 씨의 전국 콘서트가 시작됐다. 콘서트 티켓은 예매 시작 10분 만에 2~3만석 전석이 매진됐다. 티켓이 없다 보니 15만 원짜리 티켓이 30만 원까지 올라가는 등 암표도 극성이었다. 그러나 이마저도 없어서 못 구할 정도였다. 

온라인 예매에 실패한 부모들은 자녀에게 도움을 청했다. 자녀들은 티켓을 구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해야만 했다. 중장년층 사이에서 임영웅 콘서트 티켓은 효도의 상징처럼 여겨졌다. 

얼마 뒤 SNS에 "콘서트를 관람하고 나오신 어르신이 자녀를 보자마자 재미가 없었다며 투덜대는 모습을 봤다. 자식들이 비싼 돈 들여 힘들게 티켓을 구하고 공연장까지 데리러 왔는데 너무하다"는 후기가 올라왔다. 

이 글에는 "부모님들이 미안해서 일부러 투덜댔을 것이다"라는 댓글이 달렸다. 받는 게 익숙하지 않은 부모 세대들은 대부분 비슷한 말을 한다는 답글도 있었다. 비슷한 말로 "비싼 레스토랑에 가서 저녁을 사줘도 집에 가서 라면이나 먹자고 한다"는 댓글도 있었다. 

▲서울 본가에 가서 짜장면을 시켜도 탕수육은 손주들만 먹는다. 
▲서울 본가에 가서 짜장면을 시켜도 탕수육은 손주들만 먹는다. 

모처럼 효도하려고 부모님을 모시고 한우 고깃집에 갔더니 메뉴판을 보자마자 "맙소사, 1인분이 얼마라고? 이 돈이면 고기 사다가 집에서 구워 먹는 게 훨씬 싸고 푸짐하다"며 나가자고 실랑이하는 모습, 자녀라면 한 번쯤 경험했을 것이다. 

기자의 아버지도 오랜만에 외식하자고 하면 손사래를 친다. 고기를  안 좋아한다거나 나가서 먹으면 소화가 안 된다는 등  갖은 핑계를 대며 "너희끼리 먹고 오라"고 하신다. 

외식을 그렇게 싫다는 아버지도 배달앱으로 보내드리는 짜장면은 잘 드신다. 다만, 탕수육은 절대 시키지 말라고 하신다. 

아버지는 자식이 사주는 짜장면 정도는 흔쾌히 먹을 수 있지만, 한우는 아깝고 낭비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그 돈으로 손주들 고기나 사주라고 한다.  

우리 부모님들은 외식도 싫어하고 자식들 돈 쓰는 것도 타박한다. 하지만 자식 입장에서는 나이 먹고 정신 차려 효도 한 번 하려고 해도 잔소리만 하니 짜증이 난다. 

쉰 살이 넘었지만 여든 살 아버지, 어머니 눈에는 여전히 철들지 않은 아이에 불과한 것 같다. 언제쯤이면 투덜대는 부모님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아는 자식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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