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서는 생일을 맞은 병사들에게 1인당 1만 5천짜리 케이크를 지급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대구의 한 부대에서 작은 빵에 달랑 초 하나 꽂아 놓고 생일 케이크라고 제공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 그룹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지에는 '대구에 있는 5군 지사에서 일어난 일이다'라며  병사들 네 명이 작은 빵 두 개 위에 초를 꽂고 생일 노래를 부르는 듯한 사진이 올라왔습니다. 

사연을 보면 "매월 생일을 맞이한 병사들을 대상으로 케이크를 지급했는데, 지난 3월 달에는 케이크 대신 PX에서 파는 듯한 천 원짜리 빵이 지급됐다"고 합니다. 

당시 간부가 "케이크 줘봤자 어치피 남기니까 안 준거다"라고 말했지만, 병사는 "여태 남긴 적이 없었다"며 억울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병사들은 "대대장에게 마음의 편지로 건의를 했지만 한달이 지난 지금도 어떠한 대답을 받지 못했다"면서 "4월부터 다시 생일자 케이크는 지급됐지만, 3월 생일자는 묻히고 넘어가는 분위기"라고 밝혔습니다. 

사연을 올린 병사는 "저희가 억울한 건 고작 케이크 하나 못 먹어서가 아니다"면서 "국민의 세금, 즉 용사들에게 명당 사용되어야 하는 약 15,000원의 예산이 마땅히 사용되지 않고 불투명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 이에 대한 소원수리는 묵인한 채 그냥 내부적으로 묻고 넘어가려는 상황 때문이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부디 공론화를 통해 이와 같은 일이 또 발생하지 않으며 병사들의 대우가 개선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라고 당부의 말을 남겼습니다. 

육군은 해당 부대가 일시적으로 케이크 납품 업체를 구하지 못해 발생했다고 해명했습니다. 또한 이 과정에서 부대원과 소통이 원활하지 못해 생긴 오해에 불과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떡케이크 보급 예산만 58억원, 군 간부 뒷돈 받고 특정 업체 납품받아 

▲2010년부터 병사들에게 제공되는 생일 특식 예산 ⓒYTN 유튜브 캡처
▲2010년부터 병사들에게 제공되는 생일 특식 예산 ⓒYTN 유튜브 캡처

불과 한 달 전인 지난 3월, 경기포 포천 모 부대 소속 군사경찰 간부 2명이 뒷돈을 받고 특정 떡집에서만 떡케이크를 납품받도록 한 혐의로 수사를 받았습니다. 

2010년부터 보급된 떡케이크는 병사 1인당 1만 5천원으로 2021년도 예산은 58억원입니다. 그런데 부대에서 업체를 선정해 수의 계약을 맺다 보니 비리가 발생한 것입니다. 

군 간부들이 특정 업체를 밀어주고 뒷돈을 받다 보니 병사들이 생일이라고 받는 떡케이크의 품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YTN> 보도에 따르면 군 관계자는 "만 원짜리 떡 계약하고 병사들에겐 6천원짜리를 먹인 꼴"이라고 표현했습니다. 

군 비리와 범죄를 적발해야 하는 군사경찰마저 뒷돈을 받았다는 사실은 여전히 군납비리가 근절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안 먹는 게 아니라 못 먹는 군대 급식 

▲코로나19 자가격리 병사들과 일선 부대에 지급되는 급식과 도시락. 상단처럼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제공되는 경우도 있지만, 하단처럼 부실한 식사를 제공하는 부대도 있다. ⓒ페이스북 및 온라인 커뮤니티 
▲코로나19 자가격리 병사들과 일선 부대에 지급되는 급식과 도시락. 상단처럼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제공되는 경우도 있지만, 하단처럼 부실한 식사를 제공하는 부대도 있다. ⓒ페이스북 및 온라인 커뮤니티 

얼마 전 군대에서 코로나19 격리 병사에게 제공한 도시락 사진이 인터넷에 올라오면서 논란이 됐습니다. 병사들이 올린 사진을 보면 성인 남성의 식사로 보기 어려울 정도로 부실했습니다.  

군대에서 부실 급식이 나오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가장 먼저 급양대(부식을 예하 부대에 보급하는 부대, 일반 부대는 매일 급양대에서 부식을 수령해 온다)에서 제공되는 부식 자체가 군납 비리로 얼룩진 경우입니다. 

실제로 2011년에 곰팡이가 핀 햄버거 빵을 제공한 군납업자가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당시 병사들은 2년 동안이나 곰팡이 햄버거와 저질 건빵 1224만 봉지를 먹었습니다. 

다음으로는 부대 군 간부가 뒷돈을 받는 경우입니다. 섬이나 격오지에 위치한 부대는 개별적으로 지역 단위 농축협 조합과 수의 계약을 맺고 채소와 고기 등을 납품받습니다. 일부 지역 조합은 부대 간부들에게 뒷돈을 주고 폐기 처분할 채소와 닭, 돼지고기 등을 납품합니다. 

부대에 100명분의 부식이 들어와도  재료가 부실하니 다듬고 버리다 보면 고작 60~70명만 먹을 수 있는 양이 됩니다. 부족한 급식을 100명의 병사가 나눠 먹다 보니 양도 부족하고 질도 떨어지게 됩니다. 

대부분의 부대가 격리 병사에게 부실한 도시락을 제공하거나 급식이 수준 이하는 아닙니다. 하지만 부대별로 차이가 나도 너무 심합니다. 부대장과 군 간부가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 급식의 수준이 정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군대에서는 줄을 잘 서야 한다'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군 간부들은 "줘봤자 어차피 남기니까 안 준거다"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병사들이 안 먹는 게 아니라 도저히 못 먹는 음식이니 남겼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까?  

언론이 보도하고 온라인에서 논란이 돼도 군납비리는 근절되지 않습니다. 병사들에게는 아무거나 줘도 무조건 먹어야 한다는 삐뚤어진 사고방식을 가진 군 간부와 군납업자들이 제대로 처벌받지 않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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