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국정감사가 마무리되면서 가장 화제가 된 인물은 단연 윤석열 검찰총장입니다.

대검 국감 모습을 본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윤 총장을 영화 글래디에이터에 나온 장군 출신 주인공으로 묘사하기도 했습니다.

장제원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석열 쇼크'라는 제목으로 "대검찰청 윤 총장을 상대로 한 법사위 국감은 ‘대권후보 윤석열의 등장’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면서 "이제, 윤석열이라는 인물은 국민의힘을 비롯한 범야권에 강력한 원심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보수 유튜브 채널에서도 윤 총장을 국민의힘 후보로 끌고 와야 한다는 동영상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국민의힘을 비롯해 야권에서 왜 윤석열 검찰총장을 대선후보로 원하는지 그 이유를 살펴보겠습니다.

대선주자 3위, 여당을 이길 수 있는 유일한(?) 후보 

▲25일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22~24일 전국 유권자 1천3명을 대상으로한 차기 대선주자 적합도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 응답률은 27.8%다. 자세한 내용은 전국지표조사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25일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22~24일 전국 유권자 1천3명을 대상으로한 차기 대선주자 적합도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 응답률은 27.8%다. 자세한 내용은 전국지표조사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가장 최근 차기 대선주자 적합도 조사를 보면 이재명 경기지사가 23%,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20%를 기록했습니다. 여당을 제외한 나머지 후보들은 5%를 넘지 못했습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5%. 홍준표 무소속 후보가 4%이고, 오세훈 전 서울시장 2%,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 2%, 유승민 전 통합당 의원과 원희룡 제주지사는 모두 1%에 불과했습니다.

윤 총장이 대선후보 지지 여론조사에서 자신의 명단을 빼 달라고 하기 전인 지난 8월 여론조사를 보면, 이재명 경기지사 18%, 이낙연 의원 14%에 이어 윤석열 검찰총장이 9%로 3위였습니다.

만약 윤 총장의 이름이 여론조사 명단에 있었다면 여전히 3위였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재까지의 상황만 보면 국민의힘 소속 대선 후보들은 아예 경쟁력이 없다고  봐야 할 지경입니다.

여권 대선후보들 사이에서 그나마 경쟁력이 있을 수 있는 유일한 후보가 윤석열 검찰총장이라는 사실 때문에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에서는 윤 총장을 반드시 끌어들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정당 지지율 추락 속에 기회는 오로지 윤석열뿐?

▲10월 2주차 정당 지지도. 10월 19일(월)부터 10월 21일(수)까지 사흘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31,149명에게 통화를 시도해 최종 1,514명이 응답을 완료, 4.9%의 응답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P ⓒ리얼미터 자료
▲10월 2주차 정당 지지도. 10월 19일(월)부터 10월 21일(수)까지 사흘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31,149명에게 통화를 시도해 최종 1,514명이 응답을 완료, 4.9%의 응답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P ⓒ리얼미터 자료


10월 3주차 리얼미터 정당 지지도를 보면 더불어민주당 35.3%, 국민의힘 27.3%로 격차는 8.0%P였습니다. 국민의힘은 국정감사 기간임에도 지난주에 비해 무려 2.3%P나 하락했습니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야당의 시간인 국정감사가 종료 시점인데도 오늘 4개 여론조사 기관의 응답률 27.8% 무선전화 면접 조사에서 국민의 힘은 21%로 곤두박질쳤다"면서 "이건 탄핵대선 24%에도 못 미치는 절망적인 수치"라고 말했습니다.

홍 의원은 "탄핵대선에서 경험 했듯이 엉망인 당으로는 누가 후보가 되어도 대선을 치룰 수 없다"라며 "무기력하게 끌려 다니지 말고 상황을 이끌고 창출하는 비상한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24일 홍 의원은 페이스북에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해 "그만 총장직에 미련 갖지 말고 사내답게 내 던지시라"며 "그 정도 정치력이면 여의도판에서도 충분히 통할수 있는 대단한 정치력이다. 잘 모실 테니 정치판으로 오라"는 글을 올리면서 윤 총장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홍 의원이 무조건 윤 총장을 야권 대선후보로 생각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그의 주장처럼 윤 총장이 추락하는 야권, 특히 국민의힘의 지지율을 끌어 올릴 수 있는 기회임은 분명해 보입니다.

윤석열은 중도층의 표심을 잡을 수 있는 후보?

▲21일 오전 국민의힘 국회 회의실에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주재 중진의원 연석회의 모습 ⓒ국민의힘
▲21일 오전 국민의힘 국회 회의실에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주재 중진의원 연석회의 모습 ⓒ국민의힘


윤석열 검찰총장의 인기가 상승한 이유는 조국 사태에 이은 추미애 장관 아들 휴가, 부동산 문제 등을 통해 문재인 정부에 등을 돌린 중도층의 지지 때문으로 풀이될 수 있습니다.

아무리 문재인 정부에 실망했다고 이들 중도층이 국민의힘을 지지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윤 총장이 국민의힘 대선주자로 정치에 나선다면 중도층의 표심이 움직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특히 친박, 극우 정당의 이미지를 벗지 못하는 국민의힘 입장에서 윤 총장이 오는 순간 이미지 세탁이 가능해집니다. 또한, 지지부진한 대선 흥행과 관심도를 한방에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중도층의 표심도 잡지 못하며 계속 추락하는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윤 총장을 꼭 잡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윤 총장이 정치에 뛰어들지는 아직 미정입니다. 그러나 정치에 미련이 없다고도 볼 수 없습니다. 이를 노리고 국민의힘 의원들이 앞다퉈 윤 총장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습니다.

검사나 법조계 출신 중 정치 경험 없이 다이렉트로 대선주자가 된 사례가 없다면서  윤 총장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되기는 어렵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윤 총장이 국민의힘을 소생시키는 명의가 될지, 여당을 결집시키는 원인이 될지, 정치에 실패한 검찰총장이 될지는 계속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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