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를 취재한 기자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국회가 지난 2월에 이어 두 번째로 코로나19로 인해 '셧다운'이 됐습니다.

국회를 출입하는 A 사진기자는 22일 지인과 식사를 했습니다. 26일 국회에 출근한 A 사진기자는 오전에 지인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A 사진기자는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았고, 저녁에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A 사진기자의 양성 판정 소식이 전해지자 국회는 저녁 9시 58분쯤 출입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출입기자분들은 지금 즉시 퇴근해 주시길 바란다"며 "내일(27일) 국회 본관, 의원회관, 소통관은 폐쇄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민주당 지도부 자가격리, 코로나 검사는 역학조사 결과에 따라 결정

▲26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 이해찬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 등 의원들 자리에는 투명 칸막이가 설치돼 있다.
▲26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 이해찬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 등 의원들 자리에는 투명 칸막이가 설치돼 있다.


A 사진기자는 지인의 확진 판정 연락을 받기 전인 26일 오전 9시 30분 민주당 최고위원 회의에 참석했습니다. 이날 회의에는 이해찬 당대표, 김태년 원내대표, 박광온·남인순·이형석 최고위원 등 민주당 지도부가 참석했습니다.

확진자가 민주당 최고위 회의에 참석했지만, 민주당 지도부가 감염될 확률은 극히 낮습니다. 회의 참석자 모두 마스크를 썼고, 자리마다 투명 칸막이가 설치돼 직접적인 접촉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이해찬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회의 취재 기자의 코로나 검사 통보 사실을 받은 뒤 곧바로 자가격리에 들어갔습니다. 앞서 이낙연 의원은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면서 확진자가 쓴 마이크를 이어서 사용해 31일까지 자가격리 중입니다.

민주당 최고위원 회의를 취재한 A 사진기자가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지도부 모두 코로나 검사를 받는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민주당은 27일 오전 역학 조사 결과에 따라 검사 필요 대상이 정해질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밀착 접촉하는 국회 출입 기자들이 더 위험

▲민주당 회의 취재를 위해 회의실 밖에서 대기하고 있는 국회 출입 기자들
▲민주당 회의 취재를 위해 회의실 밖에서 대기하고 있는 국회 출입 기자들


지난 2월 국회가 셧다운 됐을 때는 심재철 당시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 확진자와 접촉했고, 이번에는 국회 내 확진자라 상황이 전혀 다릅니다.

A 사진기자의 확진으로 가장 위험한 사람들은 함께 국회를 출입하고 취재하는 기자들입니다. 기자들은 좁은 회의실에서 다닥다닥 붙어 앉아 취재를 합니다. 숨소리가 들릴 정도로 가깝습니다. 26일에도 현장에는 의원과 당직자, 기자들을 포함하면 50여명이나 같은 공간에 있었습니다.

국회와 민주당은 코로나19로 인해 상임위나 회의 취재 출입 기자를 50% 이상 줄이거나 풀단(일부 기자만 취재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회의장 밖과 출입기자 사무실, 소통관 등에서는 밀착 접촉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현재 국회는 2019회계연도 결산심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25일부터 예결위를 포함 대다수 상임위가 열리고 있습니다. 국회 출입 기자가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국회 일정이 모두 중단됐습니다.

국회사무처는 27일 하루만 국회를 폐쇄한다고 결정했지만, 추가 확진자가 나온다면 예정된 일정 모두가 변경되거나 차질이 불가피하게 됩니다.

국회는 27일 방역 조치 이후 국회 운영에 대해서는 방역 당국의 지침과 국회 상황 등을 면밀히 고려하여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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