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7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은 오전부터 몰려드는 취재진들로 북적였습니다. 오후 2시로 예정된 이낙연 의원의 민주당 당 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앞두고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이낙연 의원이 대권 주자 여론 조사 1위를 달리고 있었던 탓에 국회를 출입하는 기자들은 물론이고 한동안 보이지 않았던 유튜버도 간혹 눈에 띄었습니다. 이낙연 의원의 인기가 대단하다는 사실을 새삼 알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2시를 5분여 남기고 기자회견장에 입장한 이낙연 의원은 기자석에 앉아 있는 기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단상에 올랐습니다. 그런데 아직 시간이 남았다는 얘기에 다시 기자석으로 갔다가 정각에 출마 선언문을 발표했습니다.

당 대표 임기 질문에 이낙연 의원의 답변은?

 

이낙연 의원이 약 10여분에 걸쳐 발표한 출마 선언문의 요지는 '국난 극복'이었습니다. 이 의원은 당 대표 출마를 앞두고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들었고 "저는 민주당과 저에게 주어진 국난극복의 역사적 책임을 이행하는 데 모든 역량을 쏟아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다며 출마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이 의원이 '국난 극복'을 말했지만, 사실 기자들의 관심은 대권 도전이었습니다. 실제로 출마 선언이 끝난 뒤 가진 백브리핑 시간에서도 당 대표 임기에 관한 질문이 나왔습니다.
기자: 당권과 대권 분리 조항 때문에 내년 3월에 그만둬야 하는데 이 의원이 생각하는 임기는 언제까지이신지요?

이낙연 의원: 임기요? 현재로서는 당헌 당규를 그대로 지켜야지요. 임기도 존중해야 되고 대선에 출마할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당연히 존중돼야 되겠죠.

이낙연 의원은 당권과 대권 분리 조항에 따른 당 대표 임기 질문에 일단은 당헌 당규를 따르겠다고 답변했습니다. 그러나 임기와 함께 대선에 출마할 사람이 어떻게 하는지도 존중해야 한다며 여지를 남겼습니다.
기자: 앞의 질문과 연장 선상에서 김부겸 민주당 의원은 모레 출마 예정인데 당 대표가 되면 2년 임기를 채우겠다고 했습니다. 김부겸 의원과 같은 입장이신지요?

이낙연 의원: 제가 그렇게 말씀드린 적은 없습니다. 김부겸 의원의 충정은 존중합니다.

당 대표 임기에 대한 답변이 모호하자, 다른 기자가 재차 김부겸 의원이 공식적으로 2년 임기를 채우겠다고 밝혔다며 "김부겸 의원과 같은 입장이냐"며 질문했습니다. 그러자 이 의원은 "제가 그렇게 말씀드린 적이 없다"라며 자신은 김부겸 의원과는 다른 입장임을 밝혔습니다.

약간 묘한 답변이었지만 결론은 이낙연 의원은 내년 3월까지만 당 대표를 하고 대권에 도전하겠다고 결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당헌 당규를 바꿔 당 대표를 계속하는 부분은 당내 분위기와 여론 등을 보면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낙연 vs 김부겸 양자대결로 굳어진 민주당 전당대회



민주당의 당 대표를 선출하는 8.29 전당대회는 '이낙연 vs 김부겸' 양자대결로 굳어졌습니다. 당권주자로 거론됐던 우원식, 홍영표 의원이 전당대회에 불출마를 선언했기 때문입니다.

전당대회가 이낙연 의원의 압승으로 끝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이럴 경우 전당대회에서 대선으로 이어지는 흥행몰이가 실패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김부겸 전 의원이 당원들의 마음을 움직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김 전 의원은 당 대표 출마를 민주당 여의도 당사에서 한다고 합니다. 대권보다는 당을 먼저 생각하는 후보를 강조한다는 표현입니다. 여기에 김부겸 전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꼬마 민주당에 남아 있었다는 부분을 강조하며 노무현 정신을 잇는 인물임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또한, 당내 이낙연 견제 세력을 연합해 대결에 나서겠다는 전략도 엿보입니다.

대선 주자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대세론에 따라 이낙연 의원이 압승할 지, 당권과 대권은 분리해야 한다는 안정론에 표가 갈지는 아직까지 단정 짓기 어렵습니다. 다만, 두 사람의 대결이 일방적으로 끝나기보다 아슬아슬하게 이어져야 대선까지도 국민들의 관심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

유튜브에서 바로보기:기자들의 당 대표 임기 질문에 이낙연 의원의 '묘한'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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