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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국회법 어겼다며 난리치던 언론들, 왜 지금은 통합당만 감싸나?

2020년 6월 18일

민주당이 국회법 어겼다며 난리치던 언론들, 왜 지금은 통합당만 감싸나?

지난 6월 15일 통합당이 불참한 가운데 국회 본회의에서 6개 상임위원회 위원장을 선출했습니다. 통합당 의원들은 본회의장 입구에서 피켓을 들고 시위를 했고, 주호영 원내대표는 의사발언 진행만 하고 곧바로 퇴장했습니다.

187명의 의원들이 표결로  6개 상임위 위원장을 선출하자, 언론은 앞다퉈 ‘독주’, ‘강행’, ‘폭주’라며 신랄하게 비난했습니다. 특히 <중앙일보>는 6월 16일 ‘176석 완력, 상임위원장 단독 선출’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1면에 배치해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민주당만 참석한 게 아니기 때문에 ‘단독’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중앙일보>는 “여야가 상임위원장을 배분해 온 87년 체제의 13대 국회 이래 여당이 단독으로 본회의를 열어 상임위원장을 선출한 사례는 없다”라며 통합당의 불참보다 민주당 주도하에 이루어진 상임위원장 선출만을  강조해 비난했습니다.

2012년 6월 4일 <중앙일보>는 ‘19대 국회 내일 개원하라‘는 사설에서 “갈 길은 이렇듯 바쁜데 여야는 아직 개원에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 중대사도 아니고 상임위원장 배분이나 일부 국정조사 같은 문제가 개원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라며 상임위원장 배분이 중대사는 아니라고 말합니다.

<중앙일보> 사설은 의석 비율에 따라 배분된 (새누리당 10개, 민주당 8개) 상임위를 다수당이 먼저 선택하는 방식으로 국회법을 개정해 법으로 정해 놓으면 상임위 줄다리기를 피할 수 있다며 충고합니다.

당시 <중앙일보>의 논리를 21대 국회에 적용하면 민주당을 포함한 의원들이 법사위 등 6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한 것은 ‘완력’이 아닌 자연스러운 절차라고 볼 수 있습니다.

원칙은 국회가 국회법을 지키는 일부터

▲2020년 6월 16일과 2012년 5월 30일 동아일보 사설.

6월 16일 <동아일보>는 ‘의회주의 역사 거꾸로 돌린 與의 상임위원장 단독 선출‘이라는 사설에서 “여야 공수가 바뀌었을 때도 이 원칙은 지켜졌다”라며 법사위는 야당 몫이 당연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동아일보>는 2012년 5월 30일 사설에서는 다른 원칙을 주장했습니다.

2012년 <동아일보>는”6월 5일 개원’ 국회법부터 어기는 19대 국회‘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입법기관인 국회부터 (의장단 선출과 원 구성 법적 시한을 정한)법을 지키라”고 말합니다. <동아일보>는 “국회 운영의 기본 원칙을 정한 국회법을 준수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입법자들이 법을 우습게 아는 판이니, 법질서가 사회문화로 자리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고 합니다.

<동아일보> 사설을 대입하면 통합당을 제외한 민주당과 다른 정당들이 국회법에 따라 상임위원장을 선출한 것은 국회법을 준수하기 위한 당연한 결과입니다. 오히려 국회법을 자꾸 어기며 본회의장 밖에서 피켓 시위를 한 통합당이 더 비판을 받아야 마땅합니다.

언론의 이중잣대, 그냥 민주당이 싫은 건가?

▲2012년 19대 국회 개원 당시(6월) 조선일보의 기사들

“19대 국회 첫날부터 ‘기싸움’ 파행, 매일 세금 5억4000만원 까먹는다”(조선일보,2012.6.6.)
OECD중 국회개원 협상하는 나라는 한국뿐”(조선일보, 2012.6.21.)
美, 여당이 상임위원장 독식…英,별도위원회가 배분“(조선일보, 2012.6.21)
국회 개원일 지키도록 법으로 강제를“(조선일보,2012.6.26,사설)

<조선일보>는 2012년 19대 국회 개원이 늦어지자 ‘OECD 중 국회 개원 협상하는 나라는 한국뿐’이라는 기사와 “미국은 여당이 상임위원장을 독식한다”는 기사를 연이어 배치해 보도했습니다.

또한 ’19대 국회가 ‘기싸움’으로 매일 세금 5억 5000만원을 까먹는다’며 국회 개원이 늦어는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이 기사에서도 <조선일보>는 ‘승자독식’ 원칙에 따라 상임위원장을 모두 다수당이 차지한다고 알려줍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선거로 국민의 선택을 받은 다수당이 의회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다만, 과거 군부독재 시절 부정 선거와 불법 정치 자금으로 의회를 장악한 경우는 이런 원칙을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따릅니다.

국회가 국회법에서 정한 기일을 정하고 다수당이 상임위를 먼저 선택하는 방식을 이번 국회부터라도 적용해야 합니다. 이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다음 선거에서 통합당이 승리하면 됩니다. 민주당 또한 다음 총선에서 패배하면 이 원칙을 수용해야 합니다.  만약 임기 내 다수당이 제대로 의정 활동을 못한다면 국민은 선거를 통해 심판하면 됩니다.

조선·중앙·동아일보는  19대 국회에서 노골적으로 민주당을 공격했습니다. 그들의 논리대로라면  민주당이 아니라 통합당을 비판해야 상식적으로 맞습니다.

지금 언론이 비판해야 할 대상은 민주당이 아니라 통합당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선·중앙·동아일보가 여당을 비난하는 것은 그냥 민주당이 싫어서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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