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인터넷 커뮤니티 클리앙에 '북한 기관지 댓글까지 살펴보고 헤드라인 따는 조선일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16일 <조선일보>가 북한 기관지 '우리민족끼리'에 달린 댓글을 기사 제목으로 보도한 것을 지적하는 글이었습니다.

<조선일보>가 기사에서 말하고 싶은 것은 북한이 원색적으로 문재인 대통령을 비난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추측됩니다. 하지만 제목에서 '문재인 역대 대통령 멍청이'라는 댓글 내용을 그대로 인용한 것은 대통령 비하의 목적도 엿보입니다.

보통의 경우 ''우리민족끼리', 댓글에서 문재인 대통령 원색적인 비난'이라는 정도의 제목만으로 충분했습니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굉장히 자극적인 댓글을 제목으로 사용했습니다. 그런 탓인지 <조선일보> 기사 밑에 달린 댓글에는 청와대와 문재인 대통령을 조롱하는 댓글이 수백 개 달렸습니다.

클리앙 게시글 작성자는 본문에 “김영철은 노역刑, 김혁철은 총살” 당했다던 조선일보 김명성 대기자님 여기서 뵙네요."라는 글을 남겼는데, <조선일보>가 북한 관련 오보를 냈던 점을 지적한 것입니다.

게시글에는 '김일성 만세를 외치던 빨갱이스러운 신문답네요..', ' 북한에서 조선일보 욕해놓은 건 차마 못 퍼오면서 웃기네요','삼류 찌라시 퍼오지 맙시다.' 등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청와대 지적에 발끈한 조선일보 

▲조선일보는 ;우리민족끼리' 댓글을 인용한 자사 기사를 청와대가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네이버 뉴스화면 캡처
▲조선일보는 ;우리민족끼리' 댓글을 인용한 자사 기사를 청와대가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네이버 뉴스화면 캡처


<조선일보>는 16일 오후 '청와대, 대통령 원색 비난한 北대신 국내언론에 화살'이라는 제목으로 우리민족끼리 댓글 관련 기사를 또다시 보도했습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청와대 관계자는 "우리민족끼리 댓글에 대해 공식 입장도 아니고 독자감상글 코너에 올라와 있는 댓글에 대한 입장을 말씀 드릴 순 없다"고 밝혔습니다.

청와대 관계자가 “조선일보의 경우, (관련 기사) 제목의 주어를 ‘우리민족끼리’의 댓글이 아니라 통칭해 ‘북한’이라고 하면서 원색적인 댓글 내용을 그대로 보도하고 있다. 이런 식의 보도가 과연 언론의 정도라고 할 수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하자, <조선일보>는 "대남선전매체가 아닌 언론을 탓했다"며 청와대를 비판했습니다.

<조선일보>는 기사에서 2018년 청와대 기자회견에서 자사 기자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악플과 관련해 질문한 사례를 끌고 와 문 대통령이 댓글을 양념 정도로만 생각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당시 <조선일보>는 질문을 했던 박정엽 기자 본인뿐만 아니라 자사 기자를 통해 관련 소식을 보도한 바 있습니다.

대북전단 살포가 표현의 자유 침해? 조선일보의 이중성 

<조선일보>는 본문에서 '청와대가 탈북자들의 대북 전단을 ‘백해무익’으로 규정하며 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을 자초한 것'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조선일보>의 이런 태도는 과거 보도와는 전혀 다릅니다.

▲2012년 10월 23일 <조선일보>는 청와대가 왜 대북전단 살포를 금지했는지 자세히 보도했다.
▲2012년 10월 23일 <조선일보>는 청와대가 왜 대북전단 살포를 금지했는지 자세히 보도했다.


2012년 <조선일보>는 '청와대, 전격 불허… 만에 하나 제2 연평도 사태땐 '대선 北風' 판단'이라는 기사를 통해 이명박정부 청와대가 대북전단 살포를 막은 이유에 대해 보도했습니다.

<조선일보>는 이명박정부 청와대가 '해당 주민의 반발이 심해 남남 갈등이 우려됐고, 북한군의 실제 도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대선을 앞두고 북한에 도발의 빌미를 줄 필요가 없어 판단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조선일보>의 기사를 보면 대북전단 금지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내용은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대북전단 살포로 '(이명박)정부가 난처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내용을 친절하게 설명했습니다.

<조선일보>는 '우리민족끼리' 댓글은 관리자만 등록이 가능하다며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댓글 하나에 의미를 부여한 <조선일보>의 기사를 보는 시민들은 왜 <조선일보>가 '문재인 대통령 멍청이'라는 제목을 썼는지 충분히 눈치채고 있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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