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30일 조선일보는 '단독'이라며 홍콩의 민주화 시위를 이끄는 조슈아 윙이 "홍콩 민주주의 우려 밝혀준 윤상현에 감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조슈아 윙이 “윤 전 위원장이 한국 국회에서 유일하게 이번 홍콩 보안법 통과로 인한 민주주의 훼손에 대한 공개 우려를 밝혀준 점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는 뜻을 전해왔고, 윤 의원이 이런 사실을 밝혔다고 합니다.

윤 의원에 따르면 지난 29일 조슈아 윙이 만나자고 연락을 했고, 이에 따라 양측은 화상 통화등 접촉 방안을 논의했다고 합니다.

조슈아 윙, 윤 의원에게 연락한 적도 받은 적도 없다.

▲한국 언론의 보도에 대해 조슈아 윙이 트위터에 올린 글. 조슈아 윙은 윤상현 의원에게 연락한 적도 받은 적도 없다고 밝혔다. ⓒ트위터 화면 캡처
▲한국 언론의 보도에 대해 조슈아 윙이 트위터에 올린 글. 조슈아 윙은 윤상현 의원에게 연락한 적도 받은 적도 없다고 밝혔다. ⓒ트위터 화면 캡처


5월 31일 조슈아 윙은 트위터에 "최근 한국에서 제가 윤상현 국회의원에게 만남을 요청했다는 보도와 제가 윤상현 국회의원에게 감사에 뜻을 전했다는 보도가 나온다"며 "저는 윤상현 의원과 연락을 한적도 받은 적도 없다. 가짜뉴스이다"라는 글을 남겼습니다.

조슈아 윙은 "홍콩 민주화에 관심 가져주신 마음에는 감사를 표하지만, 이런 상황은 조금 당황스럽다"고 밝혔습니다.

조슈아 윙의 트윗에 따르면 조선일보가 보도했던 내용은 모두 가짜뉴스인 셈입니다.

윤상현 의원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제3자가 조슈아 웡과의 화상 인터뷰를 요청해와서 정중히 거절한 것이 전부"라며 "가짜뉴스 등은 해프닝이고 오해다. 의사소통의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검증 없이 보도한 조선일보

▲조선일보는 29일, 30일 두 차례에 걸쳐 단독이라며 윤상현 의원과 조슈아 윙 관련 기사를 보도했다. ⓒ조선일보 화면 캡처
▲조선일보는 29일, 30일 두 차례에 걸쳐 단독이라며 윤상현 의원과 조슈아 윙 관련 기사를 보도했다. ⓒ조선일보 화면 캡처


조선일보는 지난 29일에도 '단독'이라며 <윤상현 "홍콩 민주 투사 조슈아 웡 만날 것…한국, 침묵해선 안돼">라고 보도했습니다.

당시 기사에서도 "인권 변호사 출신인 문재인 대통령은 물론, 휘하의 강경화 외교부 장관, ‘인권’과 ‘민주’를 당 강령으로 삼는 더불어민주당이 일제히 홍콩 민주주의 훼손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지 않은 것은 큰 문제가 있다”는 윤상현 의원의 말을 인용했습니다.

조선일보의 29일, 30일 두 기사 전문을 살펴본 결과 문장이나 구성이 모두 비슷합니다. 조슈아 윙이 만나자고 연락이 왔고, 문재인 정부가 홍콩 민주주의에 소극적이라며 비판하는 내용입니다.

문제는 단독이라며 비슷한 기사를 두 번이나 보도하면서 조슈아 윙에게 확인을 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검증 없이 오로지 윤상현 의원의 말만 믿고(?) 보도한 것입니다.

홍콩 보안법 통과, 홍콩 시민들 반대 시위 

▲2019년 11월 송환법 철회를 요구하며 '런치 위드 유' 시위를 벌이는 홍콩 시민들

지난해 11월 홍콩은 '송환법 공식 철회' 등 민주화 운동 시위를 벌였습니다. 2020년 5월 중국이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홍콩 국가보안법을 통과시키자 다시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홍콩 국가보안법의 핵심 내용은 '반정부 활동 전면금지'입니다. 이 법이 시행되면 지난해와 올해 벌어지는 대규모 시위는 불가능해집니다. 특히 국가전복과 반란을 선동하거나 국가 안전을 저해하는 인물은 최장 30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습니다.

조슈아 윙은 18세 때인 2014년 홍콩의 '우산 혁명'을 주도했던 홍콩 민주화 운동의 상징과도 같은 인물입니다. 2015년 포춘 지 '세계 최고의 지도자' 중 한 명으로 뽑혔고 2018년에는 미 의회 의원들이 노벨 평화상 후보로도 추천하기도 했습니다.

홍콩보안법이 통과되면서 중국 공안부는 "홍콩 경찰을 지도하고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공안의 개입에 따라 홍콩 민주화 운동은 지금보다 더 거세지면서 강경 진압이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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