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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비보다 식비가 더 들어가는 ‘불량 인턴’

2020년 2월 22일

알바비보다 식비가 더 들어가는 ‘불량 인턴’

1월에 요돌군이 방학을 하자마자 온 가족이 육지를 다녀왔습니다. 서울 할아버지 댁과 광양 외갓집을 돌아 부산 사무실을 거쳐 다시 제주로 오는 한 달 간의 긴 여정이었습니다.

보통 육지를 갈 때면 차를 이용해 배를 타고 가는데 이번에는 항공편을 이용했습니다. 아이들이 크면서 각자 짐들이 있다 보니, 마을에서 공항까지 버스를 타는 일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이번에 중학교 3학년이 되는 요돌군은 키가 180이 넘습니다. 무거운 짐들도 거뜬히 들 수 있는 체격입니다. 덕분에 승용차를 이용하지 않아도 그리 어렵지 않게 육지를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아르바이트 비용보다 식비 지출이 더 부담이 됐다. 

▲ 취재 도중 질문을 하거나 마이크 조정일 필요하면 아들에게 카메라를 맡긴다. 한 번 취재를 갔다 오면 이를 빌미로 간식과 맛있는 식사를 요구한다.

아이들과 함께 육지에 왔지만, 취재는 계속해야 했습니다. 아침마다 카메라를 들고나가는 아빠를 본 요돌군이 “나도 따라갈까?”라는 말을 던집니다.

무거운 카메라에 삼각대까지 들고 지하철을 이용하면 힘이 듭니다. 요돌군의 제안에 “좋아”를 외쳤습니다. 그러나 요돌군의 말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최소한 최저 시급은 줘야지. 그리고 교통비도 주고, 밥도 사줘야 해”
“물론이지, 시간당 계산해서 주고 짜장면도 사줄게”

한 번 취재를 나가면 이동하는 거리까지 3시간 정도 소요됩니다. 시급과 교통비를 합쳐도 3만 원이면 됩니다. 그러나 정작 지출되는 비용은 하루에 6만 원 이상이 넘습니다.

간단하게 짜장면 곱빼기만 먹어주면 좋겠지만 탕수육은 기본입니다. 야식으로 1인 1 피자, 1인 1 통닭, 보쌈에 족발까지 사주면 “내가 이러려고 아들을 데리고 취재를 갔나”하는 자괴감이 듭니다.

밥 값을 계산할 때마다 무겁지만 혼자서 카메라와 삼각대를 들고 취재 갔다 오는 편이 더 낫겠다는 생각이 간절했습니다.

독립언론, 자립이 아니라 생존이 목표

▲ 2020년 1월 1일부터 1월 31일까지 후원계좌와 CMS,페이팔로 후원해주신 분들. 펀드는 약정서에 서명하고 입금하신 분들입니다. 미입금자는 표기하지 않았습니다.

후원하시는 분들 중에는 콕 집어서 ‘요셉에게’, ‘에스더에게’라며 후원금을 보내주십니다. 1인 미디어의 특성상 생계비 후원 목적이 더 많은 탓입니다.

‘아이엠피터뉴스’라고 제호를 바꿨지만 광고를 받지 않고, 포털에 종속되지 않은 독립 언론은 자립은커녕 생존이 최우선 과제입니다.

나름 다양한 수익 다변화를 고민했지만, 월 50만 원 미만의 유튜브 수익이나 한 달에 한두 번 들어오는 강의료가 후원 이외의 수입 전부입니다. 유튜브 수익도 자극적인 영상이 아니면 조회수가 낮아 그마저도 쉽지 않습니다.

후원으로 생존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후원을 받을 만큼의 퀄리티가 있는 기사와 영상을 올리느냐가 관건입니다. 그래서 늘 고민하며 후원자들에게 떳떳한 기사를 올리자고 수십 번 수백 번 다짐합니다.

아마 평생 후원자만 바라보며 기사를 쓸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후원자 눈치를 보지는 않습니다. 후원자들 또한 양질의 기사가 중요하지, 입맛에 맞는 콘텐츠를 요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후원자 명단을 정리할 때마다 이분들 때문에 이번 달도 잘 넘겼구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고맙습니다.

아이엠피터뉴스, 아들이 계속 이어갔으면…

▲ 취재 도중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 코로나 19 사태가 확산되면서 아들은 취재에 동행시키지 않았다. (건강 상태는 아빠보다 아들이 훨씬 좋다.)

‘아이엠피터’로 활동한 지 벌써 10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언제까지 할 수 있느냐고 물으면 최소 20년은 더 할 것 같습니다. 그 이후를 생각하면 요돌군이 이어받았으면 하는 마음도 있습니다.

최저 생계비조차 벌지 못하는 독립 언론, 중간에 포기할 정도로 쉽지 않은 길입니다. 언론에 관심이 있는 사람도 대형 언론사 기자로 활동하지, 굳이 ‘아이엠피터뉴스’에 들어올 이유가 없습니다.

아들이 하겠다고 마음만 먹으면 팩트체크, 자료 수집, 취재 기사 작성, 영상 촬영, 편집까지 모두 가르쳐 줄 수 있습니다. 함께 활동하는 1인 미디어들에게 ‘인턴’으로 보내 노하우를 전수받게 할 수도 있습니다.

아빠 찬스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회적 성공을 위한 찬스가 아니라 아들을 고생길로 가라고 밀어 넣는 나쁜 아빠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아들이 하고 싶다면 아빠로서 너무 좋습니다. 대를 이어 독립 언론을 묵묵히 이어간다 생각하면 흐뭇합니다.

아 물론 그전에 식비 문제는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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