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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김무성 “가장 전염병 대응 잘한 것은 2009년 신종플루 시절”

2020년 1월 30일

[팩트체크] 김무성 “가장 전염병 대응 잘한 것은 2009년 신종플루 시절”

“과거 메르스 사태 때에 여당의 대표로서 전국을 다니면서 대응에 나섰던 경험을 볼 때에 우한 폐렴 대책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대비해야 한다…. 사스와 메르스 사태가 우리 기억에 남아있지만, 실제로 가장 전염병 대응을 잘한 것은 2009년 신종플루 시절이었다. 당시 정부는 군 인력을 투입하고 국민 20%에게 예방접종을 놓는 등 초기에 강력하게 대응한 덕분에 신종플루의 확산을 막을 수 있었다.”

2020년 1월 29일 김무성 의원은 자유한국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가장 전염병 대응을 잘한 것은 2009년 신종플루 시절이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김 의원은 자신이 메르스 사태 때 여당 대표로 전국을 다니며 대응에 나선 경험을 말하면서 2009년 MB정부 시절 전염병 대응을 가장 잘했다고 말했습니다.

‘신종플루’는 ‘신종인플루엔자’를 말합니다. 2009년 멕시코 지역에서 집단 발생하며 알려졌고, 4월 26일 미국에서의 확진자 보고 이후 214개국으로 확산됐습니다.

당시 WHO는 경보단계를 최고 단계인 6단계로 발표하면서 감염이 전세계적 대유행 수준(pandemic level)이라고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김무성 의원의 주장처럼 MB정부가 ‘신종플루’ 대응을 가장 잘했다고 평가할 수 있는지 팩트체크를 해봤습니다.

신종플루 국내 사망자 270명, 감염자 76만 명

▲2009년 신종플루 사망자와 국내 환자 통계 분석표. 출처: 질병관리본부, ‘신종인플루엔자 판데믹 A/H1N1 2009 감시 현황 분석’

질병관리본부 전염병대응감시센터에서 발간한 ‘신종인플루엔자 판데믹 A/H1N1 2009 감시 현황 분석’ 보고서를 보면 2009-2010년 신종플루 국내 사망자는 270명(전염병 웹보고 시스템 보고 사망자 263명, 역학조사 7명)이었습니다.

신종플루 총 환자수는 763,759명(해외유입환자 1,508명 포함)으로 환자 분류별로는 확진환자가 759,685명(99.5%), 의사환자가 4,074명(0.5%)이었습니다.

한국은 인구대비 감염자 수로는 전 세계 8위였습니다. 사망자 수와 감염자 수만 보면 감염병 대응을 제일 잘한 사례로 꼽기는 무리가 따릅니다.

높은 예방접종률, 그러나 초기 대응은 부실했다

질병관리본부 용역으로 연세대학교 의대 연구팀(책임자 손명세 교수)이 조사한 ‘신종인플루엔자A(H1N1) 유행분석 평가 및 관리대책 개발’ 보고서를 보면 예방 접종 목표 대비 접종률은 의료종사자 76.6%, 전염병대응요원 128.4%, 초중고 학생 100%(1차) 및 93.7%(2차) 등 상대적으로 높은 예방접종률 기록했습니다.

당시 예방접종 대상자는 노인 및 영유아, 훈련병 등을 포함해 1,913만 명으로 전국민의 39%에 해당됐습니다. 다른 선진국(5~35%)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수치였습니다. 하지만 초기 대응은 부실했습니다.

<3건의 국내 신종인플루엔자 사망 사례: 질병관리본부 전염병 대응센터 >
사례 1.
56세 남자환자로 8월 1일부터 8월 5일까지 태국 여행을 다녀온 이후 8월 8일부터 발열(당시 체온 37.7℃) 증상이 있어 보건소를 방문하였으나 발열 이외의 다른 특이 증상이 없어 신종인플루엔자에 대한 일반적인 주의사항을 전달하고 경과를 관찰하기로 하였다. 환자는 오후에 인근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증상 조절을 위하여 통상적인 감기약을 투약받았으나 8월 9일부터 발열, 호흡곤란, 전신 근육통이 발생하여 지역 병원 응급실을 방문하여 세균성 폐렴 진단 하에 입원하였다. 입원 치료 중 환자의 상태가 악화되어 8월 10일 인근 종합병원으로 전원 되었으며, 중증 세균성 폐렴 진단 하에 중환자실에서 기계 호흡 및 항생제 치료를 지속하였다. 8월 12일 증상이 호전되지 않자 원인 규명을 위해 의료기관에서 자체적으로 신종인플루엔자 검사를 시행한 결과, 인플루엔자 A로 확인되어 신종 인플루엔자 의심하에 항바이러스제(Oseltamivir) 투약을 시작하고 보건소로 환자 발생을 신고하였다. 동 검체에 대해 8월 14일 보건환경연구원 검사에서도 병원에서와 같은 결과를 보였으며, 8월 15일 질병관리본부에서 신종인플루엔자 A(H1N1)임을 최종 확인하였다. 환자는 폐렴과 패혈증이 더욱 악화되면서 8월 15일 오전에 사망하였다.

사례에서 언급한 환자는 태국 여행 후 발열로 8월 8일 보건소를 방문한 후 병원 응급실을 통해 입원까지 했지만, 신종플루 확진은 사망 당일인 15일에서야 받았습니다.

특히 이 환자는 56세 남자로 고위험군(영유아, 노인)이 아니었지만 확진 판정과 투약이 너무 늦어 사망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이 환자는 신종플루로 국내에서 처음 사망한 사례입니다. 이 사례를 보면 당시 정부와 보건소, 병원이 얼마나 초기 대응에 부실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MB, “신종 플루, 대부분 치료받으면 낫는데 지나친 공포감 조장은 심각한 문제”

▲2009년 9월 14일 이명박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신종플루는 대부분 치료 받으면 낫는다며 지나친 공포감 조장은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중앙일보 PDF

2009년 9월 14일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고위험군 환자들이 아닌 경우엔 다 빠르게 회복되고 있고, 우리의 감염률은 심각하게 고민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경계심을 가지지 않는 것은 분명히 문제이지만, 지나친 경계심으로 공포감이 조장되는 것도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신종플루 첫 사망자가 고위험군이 아님에도 사망했다는 사실을 몰랐을까요? 아니면 인구대비 전 세계 8위라는 감염률을 예상하지 못했을까요?

연세대 의대 송명세 교수 연구팀은 신종플루 개선점에 대해 ‘위기단계별 대응을 위한 사전 준비 부족’과 ‘위기대응체계 간 커뮤니케이션 제한’을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1월 28일 국립중앙의료원 응급의료센터를 찾은 문재인 대통령은 “조치들이 조금 과하다는 평가가 있을 정도로 강력하고 발 빠르게 시행돼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신종플루 발생 당시와 대응책을 비교하는 것은 아직 이릅니다. 하지만 김무성 자유한국당의 의원의 주장처럼 신종플루 대응이 가장 잘했다고 보기에는 270명이라는 사망자는 많아도 너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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