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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를 게임으로 배웠어요’.. 별난 총선후보 ①이의용

2020년 1월 22일

‘정치를 게임으로 배웠어요’.. 별난 총선후보 ①이의용

2020년 4월 15일 치러지는 21대 총선, 어떤 후보들이 어느 지역구에서 출마할까요? 그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는 총선 특집 기획입니다. 

총선에 출마하는 후보를 만나 인터뷰를 하겠다는 기획을 하고 가장 먼저 떠올린 사람은 부산 북구강서구을에 출마하는 정의당 이의용 예비후보였다. 이 후보를 생각한 것은 단순하다. 그가 무엇을 했던 인물인지 계속 지켜봤기 때문이다.

이의용 예비후보를 처음 만난 것은 꽤 오래전 부산지하철 파업 현장이었다. 보통 파업을 하면 기자들에게 보도자료를 뿌리는데 부산지하철노조는 신기하게 블로거 등 1인 미디어에게 취재 요청을 했다. 그마저도 파업 얘기보다 당시 난개발로 신음하는 부산 현안 문제에 대한 자료와 설명이 반 이상이 넘었다.

그때 취재를 했던 내용이 엘시티 비리, 부산 난개발, 서병수 시장 등 부산시 비리, 생탁 막걸리 노동자 착취 현장 등이었다. 1인 미디어 입장에서 취재를 위해 자료와 정보를 제공하고 안내까지 해주니 이게 웬 떡이냐고 넙죽 받았다. 하지만 노조가 왜 이런 혜택(?)을 베풀지라는 의문도 들었다.

당시 노조위원장이 이의용이었다. 기자의 의문에 이 위원장은 “부산에서 제일 큰 노조답게 지역 현안을 함께 고민하고 풀어나가야 하는 사회적 책임이 있다”라며 별거 아닌 듯 무심하게 답을 해줬다.

이 위원장은 파업을 하는 도중 생뚱맞게 가수를 불러다가 ‘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왜 파업을 하면 무거운 분위기에 비장해야 하나요?’라는 발상에서 기획된 행사였다. 기자가 만나본 노조 위원장 중 가장 별난 인물 중의 한 명이었다.

부산지하철노조는 부산에서 제일 큰 노조이다. 단순히 규모가 큰 게 아니라 재정이나 인력이 탄탄하다. 그러다 보니 부산 시민단체에서 벌이는 집회나 행사, 모임에는 빠지지 않는다. 이 말은 인력도 동원하고 돈도 낸다는 뜻이다.

지역 사회에 대한 책임 의식이 남다른 노조라서 그랬을까? 자신들이 받을 임금 370억을 포기하고 인력을 더 충원하라는 파업도 했던 전력이 있다.

부산지하철노조는 2015년 통상임금 관련 소송을 통해 370억원의 임금을 받게 됐다. 노조는 인력충원을 조건으로 이 ‘통상임금 상승분’과 ‘공휴일 확대로 인한 수당’을 받지 않겠다고 결의했다. 그러나 부산교통공사는 이를 거부했고, 노조는 파업으로 맞섰다. 2019년 노사 교섭으로 ▷신규인력 540명 채용 ▷3조2교대에서 4조2교대로의 근무형태 변경 ▷임금 0.9% 인상에 합의했다.앞으로 부산교통공사는 매년 신규인력을 충원하게 됐다.

부산지하철노조는 노조가 어떤 형태로 파업 투쟁을 하고 시민과 함께 상생해야 하는지 잘 보여준 조직이었다. 그래서 노조위원장 출신이 정치를 하면 우려하는 시민 단체 사람들도 이 위원장은 정치를 하면 잘 어울린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출근 인사하고 출근하는 예비후보

총선에 출마하는 예비후보들이 등록 후 가장 먼저 하는 것이 출근 인사이다. 아침에 출근하는 시민들이 오가는 거리에서 인사를 하며 자신을 홍보한다.

이의용 예비후보도 출근인사를 하고 있다. 그런데 다른 후보와 다른 점은 이 후보는 출근인사를 하고 진짜 출근을 한다. 이의용은 예비후보로 등록했지만 계속 부산지하철에 근무한다. 여전히 직장인이다.

총선에 출마하면 보통 직장을 그만두지만 이 후보는 사표를 낼 생각이 없다. 선거 운동은 어떻게 하려고 하는지 묻자 “야간 근무가 격주로 있어 낮에 선거 운동하고 밤에 출근하면 된다. 연차 휴가 등 수당으로 받던 휴일을 모두 신청해서 쓰고 있다”라고 답했다.

이 후보는 “수당으로 받던 휴일을 선거운동으로 사용하니 월급이 줄어든 것 외에는 크게 무리가 없다”라며 부산지하철을 그만둘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다.

선거에 올인하고 정치 폐인이 되는 사람을 여럿 봤지만, 이 후보는 낙선해도 돌아갈 곳이 있는 건실한 ‘직장인’처럼 보였다.

게임으로 정치를 배웠어요

흔히 총선 후보자를 만나 정치에 관해 물어보면 전직 대통령들이나 유명 정치인들의 말과 행동을 얘기한다. 이의용 후보는 생뚱맞게 와우, 리니지 같은 게임을 거론했다.

이 후보는 이런 게임의 특징이 무정부 상태에서 시작해 함께 레벨업을 한다고 말했다. 사실 게임을 잘 몰라 처음에는 이해하지 못했다. 게임에 참가하는 사람들이 각자의 역할을 하면 다같이 성장한다는 얘기였다.

이의용 후보는 정치계에 법조인이 너무 많다고 주장했다. 그들이 평범함 사람들의 시선과 상식으로 정치를 보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국회의원들이 시민과 동떨어진 정치를 하는 이유로 꼽았다.

이 후보는 교육과 노동이 의무가 아니라 권리임을 강조했다.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기에 국회에서 이를 바로 잡아야 한다며 참으로 독특한 정치적 시각을 보여줬다.

사실 이의용 후보 취재는 다른 후보에 비해 편했다. 당선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선거제 개편으로 비례대표라면 가능성이 있지만, 정의당 후보에게 지역구는 여전히 벽이 높다.

그동안 지역구에  출마한  정의당 후보들은 선거운동을 별다르게 하지 못했다.  이 후보는 선거를 위해 준비한 적금으로 선거 유세차량까지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후원금을 모금해 정의당 역사에 길이남을 선거운동을 하겠다는 포부도 내비쳤다.

이의용 후보 주변 사람들은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지만, 정작 본인은 선거 비용 보존 득표율 15%를 목표로 하고 있다. 낙선이 목적이냐고 묻자 ’21대 총선은 시작일 뿐이다’라며 앞으로의 계획을 설명해줬다.

이의용 후보가 당선될지 떨어져 정치를 포기할지 아직 모른다. 하지만 정의당스럽지 않은 정의당 후보가 정의당에 있는 모습도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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