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여름 부산지하철 청소노동자들을 취재하고 왔습니다. 추운 겨울이 왔지만, 그들의 사정은 별반 나아진 것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청소노동자들은 부산시청역의 차가운 역사 바닥에서 한 달이 넘게 농성을 하고 있었습니다.

부산지하철 청소노동자들이 요구하는 것은 단 하나 '직고용'이었습니다. 현재 부산교통공사는 100개가 넘는 역사와 1000회 넘게 운행하는 열차를 청소하는 일을 11개 용역 업체로 분리해서 간접 고용을 하고 있습니다.

용역 업체에 고용된 청소노동자들은 최저 임금 수준의 월급으로 대기실도 샤워실도 없는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5년에 한 벌 지급하는 작업복을 수선해서 입고 다니고, 한 달 식대 1만 원으로 겨우 버티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부산교통공사는 청소노동자들을 자회사 설립해 간접 고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부산지하철노조는  "자회사는 기존 11개 용역 업체가 1개로 줄어드는 것으로 '또 다른 이름의 비정규직'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부산지하철노조는 "자회사로 갈 관리비와 영업이익, 부가세 등을 직접 고용으로 돌리면 절약할 수 있다"라며 "기존의 예산 범위 내에서도 충분히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부산지하철 노조 임은기 위원장은 부산교통공사가 자회사를 고집하는 이유에 대해 "퇴직 공무원과 퇴직 간부들을 위해서 자회사의 임원 자리가 필요한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라며 자회사의 문제점을 지적했습니다.

임 위원장은 "1000여 명이 넘는 청소노동자들의 규모가 너무 커서 직접 고용이 어렵다는 것도 황당한 변명이다"라며 "직접 고용되어 단체 교섭을 요구하거나 파업을 하면 귀찮아질 거라는 시대착오적인 천박한 노동인식에 기가 막혔다"고 말했습니다.

부산지역 인권 네트워크 모임인 '부산인권정책포럼'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화'를 선언하고 정책을 추진 중에 있음에도 부산시와 부산교통공사가 자회사를 고집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 오거돈 부산시장이 차가운 바닥에서 농성을 하는 부산지하철 청소노동자들을 직접 만나라는 결의문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유튜브에서 영상 바로보기:꼼수에 당당하게 맞서고 있는 '부산지하철 청소노동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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