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로텐더홀, 자유한국당 비상의원총회

"한 가지 공지할 것이 있습니다. 제 임기가 원래 12월 10일까지입니다. (당헌·당규) 규정에 따르면 국회의원 임기 만료까지 (원내대표) 잔여임기가 6개월 이내인 경우 의원총회 결정에 의해서 임기를 연장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연장이 안되면 (원내대표) 선거를 하는게 맞습니다. 이제 원내대표 경선 의지를 표시하는 의원들도 계시기 때문에 내일 의원총회를 열어서 의원님들께 저의 재신임 여부를 묻겠습니다. 의원총회 일정은 추후에 알려드리겠습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청와대 앞 텐트,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

"최고위원회 의결 결과, 우리 자유한국당 당규 원내대표 및 정책위원회 의장 선출 규정 제24조에 의거, 나경원 원내대표의 임기는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 (박완수 신임 사무총장)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원내대표 재신임 여부는 최고위 결정 사항이 아니다"

어제(3일) 벌어졌던 나경원 원내대표 임기와 관련한 이야기들입니다.  나 원내대표는 3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렸던 비상의원총회 마무리 발언에서 자신의 재신임 여부를 의원총회를 통해 결정하겠다고 '공지'했습니다.

나 원내대표의 발언 이후 황교안 대표 주재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가 열립니다. 여기서 나경원 원내대표의 임기를 연장하지 않겠다고 결정합니다.

나경원 원내대표의 셀프 재신임을 황교안 대표가 원천 차단한 것입니다. 나 원내대표는 "원내대표 재신임 여부는 최고위원의 결정 사항이 아니다"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겉으로는 크게 문제가 없어 보였던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였습니다. 그런데 왜 황교안 대표는 나경원 대표의 임기를 연장해주지 않았을까요?

나경원의 독단을 견디지 못한 황교안의 반격 

▲11월 22일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나경원 원내대표는 자신의 이름으로 된 표창장을 나눠줬다. 좌측 자유한국당 홈페이지에는 표창장을 주고 받는 사진이 한 장도 없었다. ⓒ자유한국당 홈페이지 갈무리
▲11월 22일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나경원 원내대표는 자신의 이름으로 된 표창장을 나눠줬다. 좌측 자유한국당 홈페이지에는 표창장을 주고 받는 사진이 한 장도 없었다. ⓒ자유한국당 홈페이지 갈무리


엄밀히 따지면 황교안 대표는 원외 인사입니다. 국회의원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런 탓에 국회 내 의원들 여론이나 다른 당과의 협상은 나경원 원내대표에게 전적으로 맡길 수밖에 없습니다.

황 대표는 국회에 있는 시간보다 전광훈 목사와 함께 극우 집회에 자주 참석하고, 단식을 하는 등 외부투쟁에 몰두했습니다. 국회 내에서 발휘할 수 없는 영향력을 외부에서 펼치겠다는 이유로 봐야 합니다.

황교안 대표가 외부로 도는 동안 나경원 원내대표의 '월권'이 점점 심해졌습니다. 심지어 당 대표가 아닌 원내대표 명의로 표창장까지 줍니다. 황 대표 입장에서는 '바지 사장'처럼 느껴질 수도 있었습니다.

특히 '필리버스터'와 원내대표 재신임 여부를 당 대표와 제대로 상의도 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결정했습니다. 황 대표는 '원칙대로 임기가 끝났다'는 말로 얼버무렸지만, 이미 권력을 나눌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입니다.

결국 황교안 대표가 최고위원회의라는 무기를 동원해 '친위 쿠데타'를 일으킨 셈입니다.

총선을 앞두고 '친황 체제' 구축에 나선 황교안 

▲황교안 대표 단식 중단 이후 동조단식에 참여했던 정미경 최고위원은 황 대표가 오자
▲황교안 대표 단식 중단 이후 동조단식에 참여했던 정미경 최고위원은 황 대표가 오자 "대표님 오실 때까지 천막 지켰어요"라고 말했다. ⓒMBC 뉴스데스크 화면 갈무리


나경원 원내대표가 필리버스터를 가지고 여당과 힘겨루기를 하는 동안 황교안 대표는 내년 총선을 앞둔 '친황 체제'를 구축했습니다.

가장 먼저 주요 당직자로부터 일괄 사표를 받은지 불과 4시간 만에 초재선 의원 등 친황 인사를 당내 요직에 임명했습니다. 3선 의원이나 중진 등 힘 있고 발언권이 센 의원들을 배제시켰습니다.

총선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여의도연구원' 원장이었던 김세연 의원 대신 미리 준비했던 인사를 내정했습니다.

황교안 대표는 공천부터 철저하게 친황 인물로 채우겠다는 의도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관련기사: 홍준표 “쇄신이 아니라 쇄악이다. 이러다 자유한국당 망하겠다”)

당 대표 경력이 불과 1년도 안 된 황교안입니다. 하지만 이미 친황 체제를 구축해 총선을 통해 자신의 권력을 굳건하게 만들려는 무서운 권력욕을 보이고 있습니다.

나경원 원내대표가 가만히 있을 리는 없습니다. 중진 의원 등을 동원해 황교안 흔들기에 나설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예산안과 민식이법 등 민생 법안, 선거법, 공수처 설치 등 국민들이 원하는 법안이 국회에 줄줄이 계류 중입니다.

민심에는 아랑곳 하지 않고 자유한국당 내부는 권력을 누가 잡느냐를 놓고 혈투가 벌어지게 됐습니다. 이런 정당을 바라보는 국민들은 속이 터질 수 밖에 없습니다.

유튜브 영상보기:
[Live] 국회 로텐더홀에 모인 자유한국당 의원들…왜?
[Live] 나경원 셀프 재신임, 황교안이 막은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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