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청와대 앞에서 단식 농성을 하고 있습니다. 어제로 6일째입니다.

MBC는 황교안 대표의 단식 투쟁에 국민 3명 중 2명은 '공감하지 않는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했습니다.

황 대표의 단식을 가리켜 '황제 단식'이라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원래 청와대 앞은 텐트를 칠 수 없습니다. 그동안 황 대표 측은 비닐 천막으로 버티다가 25일  몽골텐트를 설치했습니다.

청와대는 분수대 광장이 천막 설치가 불가능한 지역이라며 철거를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김도읍 비서실장은 “제1야당 대표가 엄동설한에 목숨을 건 단식 투쟁을 하고 있는데 그에 대한 화답은 없고 천막을 철거하라는 것이 과연 문재인 대통령의 뜻인지 알고 싶다”라며 천막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청와대 앞은 다양한 사람들이 1인 시위 등을 합니다. 그러나 천막 설치 불가 장소라 그 누구도 천막을 세우지 못했습니다. 제1야당 대표라는 이유로 튼튼한 몽골텐트를 설치해 그 안에서 단식을 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납니다.

황 대표는 '육신의 고통'을 운운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습니다. 그런데 여러 차례 단식을 했던 세월호 유가족들의 모습과 비교해보면, 황 대표가 고작 6일 만에 '고통'을 말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삭발에 이어 단식을 하는 황교안 대표, 그가 얻은 것과 최종 목표가 무엇인지 알아봤습니다.

리더십 위기, 터져 나오는 당내 불만을 단식으로 모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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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대표의 단식 직전에 자유한국당 내부에서는 중진 의원 불출마 요구와 지지부진한 보수 통합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계속 나왔습니다. 터져 나오는 당 쇄신 요구를 황 대표가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헛발질만 한다는 비판도 이어졌습니다. 황 대표의 리더십이 위기라는 평가도 있었습니다.

김세연 의원은 자유한국당을 가리켜 '좀비 정당'이라 부르며 완전한 해체를 요구했습니다. 이랬던 김 의원이 단식을 하는 황 대표를 찾아 "불출마 발표를 할 때 미리 상의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라고 했습니다. 김 의원이 황 대표에게 고개를 숙인 꼴입니다.

당내에서 황 대표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던 김무성 의원과 홍준표 전 대표도 황 대표를 찾았습니다. 무소속 이언주 의원과 이완구 전 총리 등 보수 인사들도 황 대표를 만났습니다.

황 대표가 단식을 하면서 당내 불만의 목소리가 사라졌습니다. 보수 통합을 위한 외부 인사들도 황 대표에게 몰려들고 있습니다. 불안했던 리더십이 안정되는 듯한 모양새가 됐습니다. 단식으로 얻은 귀중한 성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12월 3일까지 버텨야 한다.

▲엿새째 단식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황교안 대표가 김도읍 비서실장의 부축을 받는 모습 ⓒ자유한국당
▲엿새째 단식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황교안 대표가 김도읍 비서실장의 부축을 받는 모습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농성장을 찾은 나경원 원내대표에게 "사실 (단식의) 시작은 선거법 개정안 때문이었다"라고 말했습니다. 단식의 최종 목표가 선거법 개정안 철회, 연동형비례대표제 저지라는 의미입니다.

황 대표의 단식은 다음 달 3일로 예정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선거법 개정안의 본회의 부의를 막겠다는 각오로 보입니다. 하지만 황 대표가 12월 3일까지 버틸지는 의문입니다.

고작 6일 만에 건강이 위험하다며 의료진이 대기하고 있는 상황인데, 앞으로 7일을 더 버티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만약 패스트트랙 본회의 부의 이전에 단식을 포기한다면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단식이 흐지부지 끝난다면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불만의 목소리가 또다시 터지면서 리더십이 더욱 흔들리게 됩니다. 공수처 설치와 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황 대표가 설 자리는 좁아져 내년 총선까지도 위험합니다.

결국, 황 대표가 살 길은 12월 3일까지 버티는 수밖에 없습니다. 황 대표가 끝까지 버텨낼지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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