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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명 공개하고 ‘국회 출입기자증’ 받았습니다.

2019년 11월 22일

실명 공개하고 ‘국회 출입기자증’ 받았습니다.

지난 7월에 국회 언론사 등록 1년이 지나서 ‘장기출입기자증’을 신청했습니다. 신청 후 3개월이 지난 10월 초에 심사를 보기 위해 그동안 작성했던 기사를 프린트해서 제출했습니다.

국회 장기 출입기자증을 받기 위해서는 최근 3개월 동안 매달 10건씩 총 30건의 국회 관련 기사를 작성해야 합니다.

기사를 출력해서 제출했지만, 첫 번째 심사에서는 거절당했습니다. ‘바이라인’ (기사를 작성한 기자 이름)에 실명이 아닌 ‘아이엠피터’라고 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10년 넘게 정치 관련 기사를 쓰면서 ‘아이엠피터’라는 필명을 사용했습니다. 구글에 실명으로 검색하면 정보가 별로 없지만, ‘아이엠피터’를 입력하면 얼굴 사진까지 다 나옵니다. 굳이 실명이 필요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담당자에게 사정을 설명했지만 승인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결국, 아이엠피터라는 필명 옆에 ‘임병도’라는 실명을 함께 표기하는 방식으로 수정한 후 다시 제출했습니다.

국회 출입기자를 관리하는 부서 입장에서는 당연한 일이겠지만, 그동안 ‘아이엠피터’라는 필명을 사용했던 탓에 ‘임병도’라는 이름이 낯설었습니다.

1인 미디어로 국회 출입기자증을 받다. 

▲ 국회 장기출입기자증이 없는 경우에는 방문 신청서를 작성하고 방문증과 일시 취재증을 받아야만 취재를 할 수 있다.

우여곡절 끝에 10월 말쯤 출입기자증을 받았습니다. 이제 국회 출입할 때마다 방문신청서를 쓰지 않아도 됩니다. 방문증을 받기 위해 줄을 설 필요도 없습니다. 편해진 셈입니다.

국회 출입기자증을 받은 것은 단순히 국회 출입을 편하게 하기 위한 목적만은 아닙니다. 1인 미디어도 정식으로 국회 출입기자증을 받을 수 있다는 선례를 남기려는 이유입니다.

시민기자로 시작한 글쓰기가 정치블로거로 이어졌고, 나중에는 직업이 됐습니다. 유튜브를 하는 1인 미디어들이 각광받는 시대이지만, 기자 사회나 언론 담당자에게는 여전히 전문가가 아닌 취미 생활로만 인식됐습니다.

한 분야에서 오랜 시간 열심히 노력하면 당당하게 전문가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생각을 했고, 마침내 정식으로 국회 출입을 하게 됐습니다.

국회에 출입한다고 전문가라고 부를 수는 없습니다. 다만,  1인 미디어도 정식으로 취재활동을 할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1인 미디어 뒤에 숨은 조력자들 

▲ 2019년 10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후원계좌와 CMS로 후원해주신 분들. 펀드는 약정서에 서명하고 입금하신 분들입니다. 미입금자는 표기하지 않았습니다.

정치 논객이나 블로거, 1인 미디어로 활동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다른 직업이 있거나, 마음이 맞는 사람끼리 모여 매체를 창간합니다. 혼자서 전업으로 하기에는 수입이 없거나 너무 적어 버티기 힘듭니다.

요새는 유튜브를 통해 수입이 어느 정도 가능한 시대가 됐지만, 여전히 텍스트 기사만으로는 홀로 인터넷 언론사를 운영하기는 어렵습니다.

‘아이엠피터’가 혼자서 버티고 버텨 당당하게 국회에 출입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오랜 시간 보이지 않는 곳에서 후원을 해주신 분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직도 최저임금 수준에 불과하지만, 그나마 이 정도의 후원이 없었다면 중도에 포기하고 직장을 다니거나 다른 매체에 취업을 했을 겁니다.

결국 국회 출입기자증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아이엠피터의 능력이 아니라 후원자들의 정성이 끊어지지 않고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자유한국당 출입 기자 신청은 했지만….

▲자유한국당 출입 등록 신청서. 신청한 지 2주가 넘었지만 연락이 없다.

국회 출입기자증을 받고 제일 먼저 정당에 출입 등록 신청을 했습니다. 정당에 출입 등록을 하면 행사나 일정 안내, 보도자료를 계속 받을 수 있습니다.

그동안 정당 관련 일정은 아는 기자들에게 묻거나, 다른 경로로 알아냈습니다. 그러다 보니 다른 기자들처럼 발 빠르게 움직이지 못했습니다.

민주당은 등록 신청 며칠 뒤에 문자나 보도자료를 보내주고 있는데, 자유한국당은 감감무소식입니다.

사실 민주당보다 자유한국당 관련 기사를 더 많이 쓰는 아이엠피터 입장에서는 꼭 필요하지만, 그동안 비판 기사를 많이 썼던 탓에 불안합니다.

다른 언론사들은 손쉽게 할 수 있는 일들이 ‘아이엠피터’는 참 힘들고 오래 걸립니다.

기성 언론이 하지 못하는 질문

▲11월 18일 방송된 MBC <스트레이트>에는 나경원 의원 측 관계자가 정치부 출입기자들이 나경원 자녀 의혹 관련 질문을 더는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유튜브 영상 화면 캡처

며칠 전 MBC ‘스트레이트’에서 나경원 대표에게 자녀 의혹 관련 질문을 던지니 나경원 의원 측  관계자가 ‘정치부 기자(국회 출입기자)들은 더는 그런 질문은 하지 않는다’라고 대답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국회 출입을 하다 보면 정치부 기자들, 특히 정당 출입 기자들은 정치인들과의 친분이 남달라 보였습니다. 그런 까닭인지 몰라도 곤란한 질문은 많이 하지 않습니다.

아이엠피터는 정치인에게 직설적으로 묻습니다. 괜히 돌려서 말하지도 않습니다. 출세욕도 없고, 정치인들과 친분도 없으니 눈치를 보지 않습니다. (관련기사: 채이배 불법 감금에 대해 나경원 의원에게 직접 물어봤습니다.)

기성 언론이 모두 정치인의 입맛에 맞게 취재 활동을 하지는 않습니다. 국회에는 열심히 취재하는 기자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그들도 취재 관행이라는 틀에 갇혀 질문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국회에 ‘아이엠피터’와 같은 기자가 필요한 이유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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