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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을 향한 ‘광란의 시대’의 언론

2019년 8월 26일

조국을 향한 ‘광란의 시대’의 언론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연일 뉴스의 중심이 되고 있습니다. 검증이라는 이름으로 언론사들은 수십에서 수백 건의 기사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일부 언론사는 공직자 후보를 검증하는 기사를 통해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켜주는 경우도 있지만, 대다수의 언론은 기사라고 부르기조차 민망한 수준의 보도를 내놓고 있습니다.

조 후보자 관련 보도 중에서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기사들을 일부 정리해봤습니다.

악의적인 기사 제목들 

8월 24일 중앙일보는 <“아픈 아기 피 뽑아 만든 논문, 조국 딸이 휴지조각 만들었다”>는 제목으로 조 후보자 딸의 논문 논란을 보도했습니다. 기사 제목을 보면 ‘아픈 아기’, ‘피 뽑아’ 등으로 마치 하드코어 영화 제목을 보는 듯합니다. 꼭 이런 제목을 사용해야 했을까라는 의문이 듭니다.

2002~2004년 샘플을 모았고, 2007년 실험을 진행했다. 논문은 2009년 발표했다. 2005년 황우석 사태 이후 법률·윤리규정이 강화됐고, 그 전에는 매우 허술한 편이었다. 그러다 보니 고교생 1저자 논문이 가능했을 수도 있다. [출처: 중앙일보] “아픈 아기 피 뽑아 만든 논문, 조국 딸이 휴지조각 만들었다”

기사를 보면 실험은 2007년이고, 논문은 2009년입니다. 샘플을 모은 시기를 보면 조 후보자 딸의 고등학교 재학 시절과 무관해 보입니다. 그런데도 기자는 2005년부터 윤리규정이 강화돼 조 후보자의 딸이 2004년에 허술한 규정을 이용한 것처럼 기사를 썼습니다. 시기적으로 맞지가 않음에도 조 후보자의 딸을 악의적으로 묘사했습니다.

매일경제는 8월 21일 오후 4시 44분에 <조국 딸 오피스텔… 거주자 주차장엔 차 10대 중 2대가 포르쉐>라는 제목의 기사를 올렸다가 자정쯤에 삭제했습니다. 매일경제는 ‘기사 제목에 오해의 소지가 있어 삭제했다’고 밝혔지만, 제목을 수정하는 경우는 있어도 기사를 아예 삭제하는 것은 드뭅니다.

매일경제의 기사는 주차장에 있는 포르쉐의 차주가 누구인지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그저 카더라 통신을 무조건 보도하고 보자는 식의 대단히 무책임한 보도였습니다.

8월 25알 중앙일보는 <일가족 모두 고발 당한 조국···검찰 조사받는 법무장관 되나>는 기사에서 조 후보자가 법무장관이 되더라도 검찰 조사를 받을 것이라고 단정 지었습니다.

가족이 고발당했더라도 직접적인 개입 혐의가 없다면 조사를 받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자유한국당은 조 후보자가 투자에 개입했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건 하느님만 아는 일이죠.’라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확실치도 않은 ‘검찰조사’를 제목에 넣음으로 조 후보자가 법적으로 문제 있는 사람처럼 보이는 악의적인 왜곡 보도입니다.

재산이 많다고 해놓고, 이제 와서 채무가 더 많다니…

8월 20일 <조국 가족 운영 창원 웅동학원 법인재산만 130억 원대>라고 보도한 SBS는 23일 <조국이 내려놓겠다는 웅동학원, 자산보다 ‘빚’ 더 많아>라며 불과 사흘 전과 다른 보도를 했습니다.

SBS의 보도가 다른 결정적 계기는 조 후보자의 가족이 웅동학원을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발표한 이후입니다. 이전에는 마치 백억이 넘는 재산을 보유했다는 식으로 공격하더니, 이제는 빚만 남은 재단을 넘겼다며 비난하고 있습니다.

같은 언론사인데, 전혀 다른 기사를 보면 왜 이렇게 보도했지라는 의문이 듭니다. 빚이 많은 재단이었다면 이미 130억이라는 보도가 나올 때 채무 또한 정확하게 보도했어야 합니다. 그때는 채무를 보도하지 않았다가, 사회에 기부하겠다는 발표가 나오자 기사에 포함시킨 것은 올바른 저널리즘의 보도 행태로 보기 어렵습니다.

조국은 MB -박근혜 정권의 실세였나?

8월 25일 국민일보는 <논문·장학금·인턴십까지…조국 딸만 관련되면 바뀌는 제도들>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마치 조 후보자가 딸의 학교 생활을 위해 제도를 바꾸도록 압력을 가한 사람처럼 묘사했습니다.

국민일보는 ‘조 후보자의 딸이 2008년 참가했던 단국대 의대의 이른바 ‘학부형 인턴십 프로그램’도 그해 이후 11년간 한 차례도 운영되지 않았다’고 보도했습니다. 2008년은 MB정권 시절입니다. 당시 조국 후보자는 자기 딸을 위해 ‘학부형 인턴십 프로그램’을 만들 정도로 유명하거나 영향력 있는 인물은 아니었습니다.

기자는 조 후보자의 딸만 혜택을 받고, 일부러 제도를 만들었다는 식으로 보도했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는 내놓지 못했습니다. 특히 기사를 보면 누가 페이스북에 어떤 글을 올렸다는 것만 있지, 기자가 직접 취재한 내용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공직후보자에 대한 언론의 검증 기사는 꼭 필요합니다. 하지만 정확한 취재가 뒷받침 되지 않으면서  ‘아니면 말고식의 보도’, ‘악의적인 제목’,’미리부터 범죄자 낙인 찍기’ 등의 수준 낮은 기사는 오히려 국민에게 혼란만 줄 수 있습니다.

강기석 뉴스통신진흥회 이사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광란의 시대’의 언론’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습니다. 강 이사장은 중앙일보 기사를 인용하면서 “중앙일보 후배들아! 10년 뒤 후회하고 반성하지 말고  지금 당장 문제 제기를 하고, 거부하고, 저항하라.”고 주장했습니다.

강 이사장은 ““위에서 시킨 건데”, “먹고살기 위해서인데”, “조직이 보호해 줄 건데”,집단심리에 휘둘려 넋 놓고 손에 피를 묻히고 있다가는 후회하고 반성하고 속죄할 기회조차 없을지 모른다.”라며 말미에 판사가 전직 중앙일보 기자에게 했던 말을 인용했습니다.

“앞장서 칼을 휘두르다 화살받이가 되지 마세요. 로얄들(족벌신문사 사주)은 손에 피 안 묻혀요. 어쩌려고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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