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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정부를 한 번도 언급하지 않은 황교안의 광복절 담화문

2019년 8월 16일

임시정부를 한 번도 언급하지 않은 황교안의 광복절 담화문

광복절 전날인 8월 14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광복절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했습니다. 황 대표의 담화문 중에는 ‘광복을 맞았던 그때는 자원도, 자본도, 기술도, 민주주의 경험도 없었다’라는 대목이 있었습니다.

황 대표의 이 발언은 앞서 ‘대한민국의 현실은 참으로 암담하다. 경제는 사면초가, 민생은 첩첩산중, 안보는 고립무원’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말처럼 보입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민주주의 경험도 없었다’는 말은 잘못됐습니다. 왜냐하면 이미 우리는 3.1운동과 임시정부 등을 통해 민주주의를 경험했던 민족이기 때문입니다.

미국 의회, 임시정부 수립은 한국 민주주의 성공의 토대 

2019년 4월 10일 미국 의회는 “100년 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을 한국 민주주의의 성공과 번영의 토대로 인식한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발의했습니다.

결의안에는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1919년 4월 11일 수립됐으며 이후 해산돼 1948년 8월 15일 한국 정부로 전환됐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미국 의회의 결의안은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건국의 시초로 공식 인정한다는 의미이자, 지금의 민주주의가 임시정부에서 시작됐다고 보는 겁니다.

3·1운동은 민주주의 혁명이다. 

▲3·1운동 당시의 모습 ⓒ국가기록원

3·1운동을 실패한 혁명이라고도 말합니다. 그러나 3·1운동은 지식인과 학생, 노동자, 농민, 상공인 등 많은 국민이 참여한 민주주의 혁명이자,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수립하는 데 커다란 역할을 했습니다.

특히 3·1운동은 국민이 나라의 주인으로 인식하는 ‘민주공화주의’의 출발점이자 ‘국민주권’이 나타난 역사적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3·1운동이 가진 의미는 그대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임시헌장 전문에 그대로 담겼고, 지금의 헌법에도 그 정신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프랑스 시민혁명을 근대 민주주의의 탄생이나 민주주의의 뿌리라고 본다면 3·1운동도 그에 못지않은 의미와 역할을 했다고 봐야 합니다.

헌법 개정을 통해 민주주의를 완성해나갔던 임시정부 

1919년 4월 11일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임시헌장 제1조에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제로 한다”고 명시했습니다. 그해 9월에 발표된 임시헌법 제2조에는 ‘대한민국의 주권은 대한인민 전체에 있다’고 밝힙니다.

1925년 임시정부의 헌법이 개정된 이유는 이승만 탄핵을 계기로 대통령제를 폐지하고 집단지도 체제로 바꾸었기 때문입니다. 대통령제의 폐해를 막고, 민주주의를 나아가기 위한 헌법 개정이었습니다.

일본의 패망 이후 제헌국회는 제헌헌법을 제정했습니다. 그 이후 이승만은 ‘발췌개헌’, ‘사사오입 개헌’ 등을 통해 자신의 독재를 위해 멋대로 헌법을 개정했습니다. 박정희는 ‘5.16 군사쿠데타’, ‘3선 개헌’, ‘유신헌법’으로 전두환은 ‘국보위 개헌’을 자행했습니다.

1948년 7월 17일 제헌국회에서 제헌 헌법이 제정된 이후 총 9차례 개정됐습니다. 아홉 번의 개정 중에 두 번은 군사쿠데타로 네 번은 독재자의 장기 집권을 위해 헌법이 바뀌었습니다.

비록 본토에는 없었지만, 개헌의 역사만 보면 오히려 임시정부의 개헌이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더 노력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임시정부를 한 번도 말하지 않은 황교안 

국민 여러분,
저는 결국 대한민국의 헌법정신을 되찾는 것이,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는 근본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추구하는 핵심 가치 역시,
헌법정신에 따른 ‘자유’, ‘민주’, ‘공정’입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광복절 대국민담화문 중에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는 일이 헌법정신을 되찾는 일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황 대표의 담화문에는 대한민국 헌법의 뿌리인 임시헌장이나 임시정부가 한 번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황 대표의 담화문과 달리 문재인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에서 헌법 제정에 큰 역할을 했던 조소앙 선생을 언급합니다.

일찍이 임시정부의 조소앙 선생은 사람과 사람, 민족과 민족, 국가와 국가 사이의 균등을 주창했습니다.
평화와 번영을 향한 우리의 기본정신입니다.

임시정부가 ‘대한민국’이라는 국호와 함께 ‘민주공화국’을 선포한 지 100년이 되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광복절 경축사 중에서) 

황 대표가 말하는 ‘자유, 민주, 공정’은 1919년 임시헌장에 나옵니다.  황 대표가 제대로 헌법정신을 찾기 위해서는 임시정부가 만들었던 헌법부터 제대로 읽어보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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