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자신의 기사에 댓글을 단 네티즌들을 무더기로 고소한 사실이 KBS 보도로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나경원 원내대표가 지난 6월에 자신과 관련한 기사에 댓글을 단 170개의 아이디를 모욕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고, 서울지방경찰청으로부터 사건을 이첩받아 수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네이버 뉴스에 댓글 단 아이디 170개 고소



나경원 원내대표가 증거로 제시한 기사는 지난해 12월 11일 <뉴스1>이 보도한 "나경원, 한국당 첫 여성 원내대표 선출…"미래·통합 선택"입니다. 이 기사에는 약 7000개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나 원내대표는 2018년 12월에 나온 기사에 달린 댓글 아이디 170개를 추려서 올해 6월에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댓글에는 나경원 원내대표 당선을 축하하는 댓글도 있었지만, 나 원내대표의 일본 자위대 행사 참석 등 친일성향을 비판하는 내용도 상당수 있었습니다.
"서울에서 열리는 일왕 생일잔치에 꼬박꼬박 참석하는 사람이 원내대표 ㅋㅋㅋ. 대놓고 친일당"
"아베가 좋아할 만한 소식이군요! 축하합니다! 나경원씨! 자한당은 이로써 자민당 한국지점이 되었습니다!"
"####나경원 #피부미용 받아야 하고 #아베 챙겨야 하고 #일본 자민당 챙겨야 하고 #일본 자위대 행사도 참가해야 하고 일본 챙기기에도 바쁜데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도 하네 ㅋㅋ 머리에 일장기만 안둘렀지 사상이 일본 앞잡이####"
"그 자위대 창설 50주년행사 참석하신 분이죠?"
"이로써 민주당의 압승이 예상되는군. 이거 홍준표까지 오면 대박인데 준표형 돌아와~~"

댓글은 일본 수출규제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해에 달렸지만, 나경원 원내대표와 자유한국당의 아베 정부 옹호 발언 이후에 나왔던 네티즌들의 비판과 매우 흡사합니다. 마치 지금 상황을 예견한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입니다.

현재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고소당한 네티즌들의 거주지 경찰서로 이관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편 관할 경찰서로부터 연락을 받은 네티즌들은 인터넷 커뮤니티에 고소당한 사실을 알리고 있습니다.

역사학자 전우용이 알려준 고소에 대처하는 방법 



나경원 원내대표의 고소 소식이 알려지자,  촌철살인으로 SNS에서 유명한 전우용 한국학중앙연구원 객원교수는 자신의 트위터에 '고소당하신 분들은 나경원씨가 가르쳐준 팁 중 하나를 활용하면 좋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전우용 교수는 나 원내대표가 '반민특위가 아니라 반문특위라고 한 것이다', ' 달창이 달빛 창문이라는 뜻인 줄 알았다'고 했던 발언을 인용했습니다.

'우리 일본' 발언 이후 나온 '우리 일본은 아무 의미 없이 습관적으로 나온 말'이라는 변명을 언급하며 '나베라는 말에 기분 상했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시한다'는 사과의 방법도 예시로 알려줬습니다.
‘나베는 나경원 베스트의 줄임말 아닌가요? 의미를 잘 모르고 습관적으로 단 댓글입니다. 기분이 상했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시합니다.’

전 교수의 트윗은 많은 네티즌들의 호응을 얻고 있으며 "나베는 ‘나경원 베스트’의 줄임말 아닌가요?”, “저도 아무 의미 없이 습관적으로 단 댓글입니다”라는 댓글이 달렸습니다.

내로남불 나경원의 이중잣대 

 

2018년 3월 26일 나경원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 ‘표현의 자유 후퇴시키는 일베 폐쇄 추진을 우려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린 바 있습니다.

당시 나경원 의원은 '익명에 숨어 가짜뉴스를 만들고, 근거 없는 허위, 비방 글을 작성하거나 게시하는 행위는 엄벌하는 것이 마땅하다'라고 말했습니다.

자유한국당과 나경원 원내대표는 입만 열면 가짜뉴스를 공적인 자리에서 무한반복 하고 있습니다. 나경원 원내대표의 발언은 익명이 아니라서 처벌받지 않는 걸까요? 무슨 뜻인지 잘 모르고 했으니 사과하면 끝인가요?

나경원 원내대표가 네티즌을 고소할 수는 있습니다. 다만, 자신의 발언과 행위에 대해서는 너그럽고 관대하면서, 네티즌을 고소하는 행위는 전형적인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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