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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일본 수출 보복 예산 깎았다고 자랑한 ‘나경원’

2019년 8월 5일

정부의 일본 수출 보복 예산 깎았다고 자랑한 ‘나경원’

2019년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이 가까스로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이번 추경안 통과는 국회에 제출된 지 99일만으로 역대 추경안 계류 기간 중 두 번째로 길었습니다. (역대 최장 추경안 계류 기간은 2000년으로 107일이었다.)

처음 정부가 제출한 추경안은 6조 6837억원이었지만, 국회는 약 8568억원이 삭감된   5조8269억원 규모로 확정해 의결했습니다.

나경원, “정부의 일본 수출 보복 예산을 깎았습니다”

추경안이 국회를 통과된 후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 “6조 7000억짜리 추경에 정부가 요구한 일본 수출 보복 예산까지 합쳐 1조 1269억원을 순감하여 삭감했습니다.”라고 글을 올렸습니다.

나 원내대표는 16.2%를 삭감한 것을 가리켜 “이는 새 역사를 쓴 것이나 다름없다”라며 자랑까지 했습니다.

일본의 수출 규제로 국민들은 자발적으로 불매운동을 벌이고, 일본 대사관 앞에서 촛불을 들고 아베 정권을 규탄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1야당 원내대표가 정부가 요구한 일본 수출 보복 예산을 삭감했다고 자랑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는 자체가 황당합니다.

그런데 더 어이가 없는 것은 정부와 여당이 요구한 일본 수출 규제 대응 예산 2732억 원은 증감액 없이 통과됐다는 것입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왜 삭감하지도 않은 일본 수출규제 대응 예산을 삭감했다고 페이스북에 자랑을 했을까요?

나 원내대표는 추경안에 포함은 시켰지만, 그다지 효과는 없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8월 3일 나경원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 일본 수출규제 대응 예산에 대해 “대부분 연구용역과 성능 테스트 지원 예산이라 성과가 나오려면 5년 정도 걸린다고 한다”며 “이 예산이 혹여나 문재인 정권의 변명거리로 작용하지 않을까 걱정을 덜기 어려웠다”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추경안는 과거와 달리 총액 규모를 여야 원내대표가 정한 뒤 다시 예결위 간사들이 세부 항목을 조정해 총액을 맞추는 ‘톱다운(Top-down)’ 방식의 이례적인 예산 심사로 통과됐습니다.  보통 추경안은 세부 논의를 하다가 여야 원내대표 협상으로 해결됐는데, 이번에는 거꾸로 추경안이 합의된 셈입니다.

‘극일’ 하자면서 정부만 비판하는 자유한국당 

나경원 자유한국당 대표는 페이스북에 ‘반일이 아닌 극일, 당파적 이익이 아닌 국익의 길을 가야 한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습니다.

나 원내대표의 극일은 문재인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우리는 다시는 일본에게 지지 않을 것”이라며 일본을 “언젠가는 넘어야 할 산”이라고 말한 ‘극일’과 비슷하면서도 달라 보입니다.

가장 큰 차이는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라고 표현했지만, 나 원내대표는 “지난 한 달, 문재인 정권은 ‘낙제점’을 받았습니다. 이제 우리가 극일을 찾고, 국익을 지켜야 합니다.”라며 자유한국당만이 극일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자유한국당 입장에서는 친일 정당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어 내년 총선에서 걸림돌이 되기 전에 발 빠르게 ‘극일’ 프레임을 택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극일을 말하는 자유한국당을 보면 일본을 이기겠다는 마음이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처음에 일본이 수출 규제를 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일본이 아니라 문재인 정부만 비판했습니다. 난국을 헤쳐나가려는 생각이  있는지조차도 의문입니다

자유한국당은 일본의 수출 보복이 있기 전에 뭐했냐며 무조건 문재인 정부의 잘못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명박-박근혜 정권 내내 집권했던 자유한국당은 그동안 뭘 했는지 되묻고 싶습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극일을 찾고, 국익을 지켜야 한다”라며 생뚱맞게 ‘주 52시간 근무제 적용 예외 확대’를 거론합니다.

연구용역, 성능테스트 지원 예산의 성과를 신뢰하지 않고, 국회 파행을 주도했던 제1 야당 원내대표가 “국회에서 정부 여당을 더 치열하게 설득하겠다”는 믿지 못할 얘기를 본인 페이스북에 당당하게 올리는 뻔뻔함까지도 보여줍니다.

친일파 논리와 흡사한 자유한국당 

▲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의 논평을 보도한 기사 제목과 극우 지지자 사이에 돌고 있는 카톡 메시지 내용.

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반도체 국산화 대책에 대해  “24개의 노벨상을 받은 일본과의 기초과학 기술격차가 50년이나 된다고 한다”며 “소재와 부품 산업을 키우겠다지만 어떻게 짧은 시간 안에 기술 개발을 한다는 것인가. 혹시 정부에는 말만 하면 소원을 들어주는 마술사 지니라도 갖고 있는 것인가”라고 말했습니다.

민 대변인의 논평은 요새 극우 지지자들 사이에 돌고 있는 ‘일본이 싫어도 일본을 배웁시다’라는 글이나  ‘일본이 조선을 지배했지만, 일본이 문화, 기술, 경제적으로 조선에 도움을 줬다’는 논리와 매우 흡사합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당파적 이익이 아닌 국익의 길을 가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그들의 속내를 자세히 살펴보면 일본은 강대국이자 선진국이니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일제강점기 친일파들의 논리를 그대로 따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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