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언론의 '혐한' 보도가 막장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일본 전문뉴스 JPNews에 따르면 7월 17일 일본 '후지뉴스네트워크'(FNN)의 홈페이지와 유튜브 채널에는 "문재인의 목을 칠 수밖에 없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습니다.

JPNews는 "'목을 치다'는 일본에서  해고나 파면을 의미하는 관용구다. 그러나 타국의 대통령에 대해 많은 표현 중 굳이 이 관용구가 쓰인 저의가 눈에 보인다"라며 "일본 보수 언론이 도를 넘어섰다"라고 보도했습니다.

FNN 영상에 나오는 히라이 후미오 후지TV 논설위원은 워싱턴 특파원과 정치부장까지 지낸 인물입니다. 기자 경력이 있음에도 그가 노골적으로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했다고 봐야 합니다.

▲후지TV 히라이 후미오 논설위원이 출연한 FNN 뉴스프라임. ⓒFNN 유튜브 영상화면 캡처
▲후지TV 히라이 후미오 논설위원이 출연한 FNN 뉴스프라임. ⓒFNN 유튜브 영상화면 캡처


후지TV 히라이 후미오 논설위원은 아베 총리가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를 결정한 이유가 '위안부 합의 파기, 레이더 조준, 징용공 판결 (강제 징용)'  때문이라며 이 모든 것이 문재인 대통령 탓이라고 주장합니다.

히라이 논설위원은 "한국은 이제 와서 강제 징용 판결을 철회할 수 없고 , 레이더 조사 문제도 인정할 수 없고, 위안부 재단은 해산했다"라며 "일본에 내놓을 것이 아무것도 없다. 남은 것은 문재인의 해임 정도일까?"라고 말했습니다.

히라이 논설위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해임을 주장하면서  "실제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당하였고, 3대 전인 노무현은 탄핵 도중 자살했다”라며 잘못된 정보를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히라이 논설위원은 "한국 재계 인사들은 문재인이 그만두는 거 말고는 방도가 없다"라며 "경제 파탄을 막기 위해 한국 여당 의원들이 문재인을 친다. 붕괴되는 한일관계를 구하는 방법은 그것뿐"이라고 방송을 마무리합니다.

FNN은 지난 7월 10일에도  "한국의 수출 관리 체제에 의문을 던질 수 있는 자료를 단독으로 입수했다"라며 수출규제가 정당하다는 식으로 왜곡보도를 했습니다.  히라이 논설위원의 영상도 이런 목적으로 제작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일 갈등 때마다 급증하는 '혐한 보도' 



'석간 후지'는 일본 '산케이 신문', '후지TV뉴스네트워크'(FNN), '닛폰방송'과 함께 '후지·산케이그룹'에 속해 있는 대표적인 극우 언론입니다.

'석간 후지'는 한일 갈등이 불거질 때 마다 한국 관련 뉴스를 연달아 보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보도가 사실 확인이 틀리거나, 자극적인 '혐한'보도입니다.

2013년 한국이 일본 8개현 수산물 금수조치를 취하자, '석간 후지'는 <한국, 비열한 도쿄올림픽 망치기 획책>이라는 제목으로 한국 정부가 일본의 올림픽 유치를 방해하기 위해 수산물 금수조치를 취했다는 억지 주장을 펼쳤습니다.

'석간 후지'는 <한국 경제 반일 방사능 유언비어 대타격>의 기사를 1면 톱에 실으면서 후쿠시마 수산물 풍문이 퍼지면서, 자국 수산업까지 판매가 부진하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2019년 2월에는 <문재인 딸 해외 도망>, 3월에는 <한국은 ‘동아시아의 그리스’ 되나? 공무원 증원, 흩뿌리기 복지로 폭주하는 문정권의 행선지는 ‘재정 파탄’>이라며 노골적으로 문재인 대통령을 비난했습니다.

연합뉴스는 오쿠조노 히데키 시즈오카(靜岡)현립대 준교수의 말을 인용해 "한국과 중국이 급속히 발전하는 동안 일본은 버블 붕괴 이후 정체가 계속되면서 '아시아 최고'라는 자신감을 잃었다"면서 "여기에 더해 한국과 중국에 대해 완고한 자세를 보이는 아베 정권이 등장하면서 혐한보도가 늘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마스고미'를 여과 없이 보도하는 한국 보수 언론

'혐한' 보도를 일삼는 일본 극우 언론사와 주간지 등은 자극적인 제목과 내용으로 구독자를 늘리는 전형적인 '옐로 저널리즘'입니다. 왜곡보도와 오보가 많아 '마스고미'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문제는 일본의 '마스고미' 기사를 한국 보수 언론이 여과 없이 보도하는 행태입니다.
한국:기자 쓰레기= 기레기
일본:마스미디어(매스미디어) 고미(쓰레기)= 마스고미

▲2019년 2월 중앙일보는 일본 극우 언론 '석간 후지'가 보도한 <문 대통령 딸 해외 도망>이라는 기사를 인용해서 보도했다. ⓒ중앙일보 화면 캡처
▲2019년 2월 중앙일보는 일본 극우 언론 '석간 후지'가 보도한 <문 대통령 딸 해외 도망>이라는 기사를 인용해서 보도했다. ⓒ중앙일보 화면 캡처


2019년 2월 7일 중앙일보는 앞서 사례를 들었던 '석간 후지'의 기사를 <“문 대통령 딸 해외 도망” 일본 신문 보도에 한국 온라인 ‘들썩’>이라는 제목으로 보도했습니다.

중앙일보의 보도 내용을 보면 대부분 '석간 후지'의 기사를 인용하고 "일부 네티즌은 도망이라는 표현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며 짧게  국내 반응을 언급합니다.

오히려 "반면 일각에선 대통령 직계가족인 다혜씨의 해외 이주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다."라며 '석간 후지'의 논리와 주장을 옹호하기도 했습니다.

일본 극우 언론은 아베의 강경 기조를 옹호하며 혐한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단순히 언론사의 성향 문제이기보다 노골적인 아베 정권의 나팔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실제로 지난 7월 5일 뉴욕타임스는 일본의 언론자유 실태를 지적하며 '일본에서는 기자들을 통제하기 위해 정치와 언론사 경영진 사이의 사교 관계를 활용한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정치와 외교 관계에서 언론이 어떤 식으로 보도하느냐에 따라 여론이 형성됩니다.  한국과 일본의 갈등이 깊어지는 양상 속에는 한일 양국의 언론이 제대로 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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