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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한다고 사람 취급도 안 해요” -부산지하철 청소노동자

2019년 7월 2일

“청소한다고 사람 취급도 안 해요” -부산지하철 청소노동자

” 땀을 뻘뻘 흘리고도 씻으러 갈 데가 없어요. 밤에도 일하는데 방이 좁아서 쉴 수도 없어요. 작업복은 겨울에 한 벌, 여름에 한 벌 가지고 5년을 입어요. 한 달 식비가 만 원인데, 그나마 천 원에서 오른 거예요”

부산지하철에서 일하는 청소용역 노동자들의 이야기입니다. 인터뷰를 하는 내내 믿기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부산교통공사에서 외주를 주는 용역 업체 소속인데, 이 정도로 근무 여건이 열악한 줄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노동 처우 개선을 위해 부산지하철 비정규직 청소용역 노동자들은 지난 2월부터 지금까지 부산교통공사에 직접고용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산교통공사는 직고용이 아닌 자회사 전환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부산지하철노조 서비스 지부 황귀순 지부장은 “자회사 전환은 제2의 용역이나 똑같다. “라며 간접고용 형태가 유지되는 자회사를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직접고용보다 자회사가 연간 105억 지출  

부산교통공사는 예산 등의 이유로 직고용이 더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자회사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합니다. 과연 자회사보다 직접고용 비용이 더 들까요?

▲정규직 전환 방식에 따른 비용 비교.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

시설관리용역을 정규직으로 전환했을 때 소요되는 예산을 비교해봤습니다. 인건비와 일반관리비는 용역이나 자회사, 직접고용 모두 차이가 없습니다.

자회사나 직접고용일 경우 4대 보험이나 복리 후생 등의 비용이 추가로 지출됩니다. 용역이나 자회사의 경우 이윤과 부가세가 발생합니다.

고용형태에 따라 소요되는 비용을 보면 오히려 자회사>용역회사>직접고용으로 직영이 훨씬 유리합니다.

부산지하철노동조합 남원철 정책 부장은 “부산교통공사가 직접고용 시 최소 년 105억 (일반관리비+이윤+부가가치세)을 처우개선비 (임금 인상 등)의 재원으로 사용할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다른 곳은 청소노동자 정규직 전환하는데…

▲도시철도 운영기관별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율 ⓒ부산지하철노조

2017년 정부는 “국민의 생명,안전에 밀접한 관련이 있는 업무에 비정규직을 사용할 경우 업무 집중도, 책임의식 저하로 사고 발생의 우려가 있다며 직접고용이 원칙”이라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발표합니다.

부산교통공사는 청소업무는 생명안전업무가 아니기 때문에 자회사 설립을 통한 간접고용을 하겠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생명, 안전 업무의 구체적 범위는 기관별 노사 및 전문가 협의’와 ‘다른 기관의 사례, 업무 특성을 참조하여 기관에서 결정’하게 되어 있습니다.

서울교통공사는 정부의 가이드라인 발표 이전이었던 2013년 자회사로 전환합니다. 그러나 인천교통공사(2013년)와 광주교통공사(2015년), 대전도시철도공사 (2018년)는 직접고용으로 전환합니다.

청소업무가 상시업무이고 지하철이라는 특성상 국민의 생명과 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을 본다면, 청소용역 노동자들의 직접고용은 당연하다고 봐야 합니다.

수의 계약 등을 통한 불법 리베이트와 인건비 착복 

▲부산교통공사와 수의계약을 맺고 연간 연간 100억 원 대의 청소용역 사업을 하고 있는 평화용사촌. 김성근 회장과 딸 김민정 소장은 명의 도용을 통해 인건비를 지급하는 것처럼 서류를 꾸며 돈을 빼돌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뉴스타파

1985년 1호선 개통이래 부산지하철 청소업무는 30년 이상 한 업체와 수의 계약 등을 통해 용역을 유지해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불법리베이트, 유령직원을 통한 인건비 착복 등의 문제가 자주 드러났습니다.

자회사 설립을 통한 간접고용은 기존 용역업체와 동일하게 설립비와 관리비용 등이 발생합니다. 용업업체와 다를 점이 없습니다. 오히려 이 과정에서 부산교통공사 고위  간부들이 퇴직 후에 낙하산으로 내려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로 2006년 외주용역으로 전환된 차량기지 구내 운전 용역 업체 대표들은 모두 부산교통공사 퇴직 간부들이었습니다.

자회사 전환해도 인간대접 받기 어려워 

▲공공기관의 자회사 설립 후 전환 임금과 임금 인상액 (공공지관 정규직 전환 방식의 자회사 검토와 과제.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부소장)

공공기관들이 자회사를 설립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간접고용으로 전환하면 용역업체보다 나아질까요?

자회사로 전환된 노동자들의 임금구조를 보면 대부분 저임금 일자리였습니다. 이중에는 최저임금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한 곳도 있었습니다.

혹자는 말합니다. 미화, 경비, 주차 등의 간단한 업무인데 돈을 많이 줄 필요가 있느냐고, 하지만 야간 근무나 힘들고 더러운 업무를 감당해야 하는 노동 강도를 본다면 오히려 지금의 임금 형태가 비정상입니다.

“직접고용을 한다고 임금이 오르면 좋겠지만, 돈이 문제가 아닙니다. 그냥 남들처럼 똑같이만 대했으면 좋겠습니다. 청소한다고 사람 취급도 하지 않아요.”

노동의 가치가 특정 집단의 이익과 퇴직 후 자리 확보를 위해 결정되서는 안 됩니다. 일하는 노동자가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는 최소한의 비용인지를 먼저 따져 봐야 합니다.

어떤 일을 하느냐에 따라, 사람을 무시하는 행태가 이제 우리 사회에서는 사라졌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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