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최신

합의안 서명한 나경원, 의총에서는 먼저 ‘추인 안 하겠다’

2019년 6월 25일
아이엠피터

author:

합의안 서명한 나경원, 의총에서는 먼저 ‘추인 안 하겠다’

80일 만에 국회 정상화가 이루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24일 문희상 국회의장 중재로 여야 3당 교섭단체가 만나 합의안까지 발표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불과 2시간 만에 합의문은 휴지조각이 됐습니다.

자유한국당은 여야 3당 원내대표가 서명한 합의안을 추인하는 의원총회를 열었습니다. 의총 내내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합의안 반대 발언이 이어졌고,  표결로 추인을 부결시켰습니다.

결국, 국회 정상화는 또다시 길고 긴 어둠 속으로 사라져 버렸습니다.

국회정상화 합의문, 문제 있었나?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국회정상화 합의안을 부결시킬 독소 조항이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경제청문회’를 국회 의장 주관 국회차원 경제원탁토론회로 대체하거나, ‘추경안’ 중 재해 부문을 먼저 임시국회에서 처리하는 등 크게 문제 될 것은 없어 보였습니다.

문제는 ‘패스트트랙’이었습니다. 여야 3당 원내대표 합의안을 보면 선거법,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검경 수사권 조정법 등 패스트트랙으로 처리된 법안은  ‘각 당의 안을 종합해 논의한 후 합의 정신에 따라 처리’하기로 합의됐습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합의 정신에 따라 처리한다’라는 말 자체가 모호하다며 반대했습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아예 완전 합의가 되지 않으면 전면 철회를 요구했습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국회정상화 합의안에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 특별법과 원자력안전위원회 설치 조항도 문제 삼았습니다. 패스트트랙이 해결되지 않으면 다른 모든 조항이 무의미하다는 논리입니다.

여야 3당 원내대표가 모여 합의를 했다는 자체가 자유한국당 의원들에게는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들이 원한 것은 무조건적인 항복이었습니다.

바지사장 나경원, 국알못 황교안 

▲의원 총회를 하기 위해 국회 회의장으로 들어오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자유한국당

자유한국당의 합의안 부결에서 드러난 것은 나경원 원내대표의 정치적인 역량이나 협상 능력이 형편없다는 점입니다.

정태옥 의원은 “(나경원)원내대표가 의원들의 발언을  쭉 더니 먼저 ‘추인 안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나 원내대표의 행동을 보면 사전에 당내 여론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합의에 참여해 아무 생각 없이 서명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합의안에 서명했다면 책임지고 소속 의원들을 설득하는 과정도 필요했는데 이마저도 실패했습니다.

나경원 원내대표의 모습을 보면 마치 아무 실권 없는 바지 사장처럼 보입니다. 실제로 의원총회에서 재신임 여부를 물어야 한다는 강경파의 움직임이 수면 위로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황교안 대표는 더 심각합니다. 우선 국회정상화를 하려는 의지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번 기회를 통해 자신의 얼굴 도장을 찍겠다며 외부로만 돌아 다닙니다.

황 대표는 외부에서 시민들에게 립싱크만 하거나 문재인 정부를 비난하기 바쁩니다. 황 대표는 장외투쟁만을 일삼아 협상의 여지를 주지 않는 동시에 위기관리 능력이나 리더십이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빠루를 들고 여전사처럼 사진 포즈를 잡는 나경원 원내대표나 제1야당 대표로 국회에서 뭘 해야 하는지 모르고  밖에서 악수만 하는 황교안 대표나 국회정상화를 할 능력도 의지도 없어 보입니다.

폭주하는 자유한국당, 탈출구는 없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국회본회의장에서 2019년 추경안 정부 시정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자유한국당 의원석이 텅 비어 있다.

자유한국당이 국회정상화를 방해하면 할수록 손해는 누가 볼까요? 바로 자유한국당입니다. 추경안이 통과되지 못하면서 문재인 정부가 일을 하지 못하게 하는 효과는 있겠지만, 모든 비난의 화살은 자유한국당으로 향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 합의안 파기로 대부분의 언론은 80일 넘게 이루어지지 않는 국회 파행의 책임이 자유한국당에 있음을 지적하고 나섰습니다. 그나마 호의적이었던 바른미래당조차 합의안 파기로 자유한국당과의 협상을 더는 할 의지가 없어 보입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막말이나 국회 파행 책임이 그대로 드러나면서 국민들의 분노 게이지는 한계에 달하고 있습니다. 본회의 참석도 하지 않고 입맛에 맞는 상임위만 출석해 문재인 정부를 공격하겠다며 겨눈 칼날이 슬슬 자유한국당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탈출구가 보이지 않습니다. 이제 와서 패스트트랙 합의를 하자니 항복했다는 모양새가 됩니다. 계속 국회 등원을 거부하자니 내년 총선이 걱정입니다. 이도저도 못하게 됐습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합의안 부결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합의문을 추인해주지 않음으로써 더 강력한 힘을 갖고 합의를 해달라는 것이 당내 의원들의 부탁 사항이었다”라고 말했습니다.

자유한국당이 여야 3당 원내대표가 합의한 국회정상화 합의안을 부결시킨 것은 독이 든 성배를 마신 ‘최악의 수’였습니다.

Leave a comment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