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숙명여대 특강에서 '자신의 아들이 학점 3점 미만, 토익은 800점 정도로 스펙은 없지만, 대기업에 최종 합격했다'라고 말하면서 특혜 채용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황 대표는 자신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페이스북에 “1학년 때 점수가 좋지 않았던 아들은 그 후 학점 3.29, 토익은 925점으로 취업하게 됐다”라며 또다시 말을 바꾸기도 했습니다.

지난 3월에 김성태 의원 딸 등 특혜 채용 의혹을 제기했던 <KT새노조>는 황교안 대표 아들 인사특혜 의혹 진상규명을 요구했습니다.
KT새노조는 민영화 이후 벌어진 대규모 정리해고와 비정규직화, 정경 유착 등을 비판하며 2011년 7월 출범한 노조이다.  (KT새노조)

①  KT마케팅직 입사 후 1년 만에 법무팀 이동

▲황교안 대표의 아들 입사 당시 채용공고. 법무관련 직군은 없다. ⓒKT새노조
▲황교안 대표의 아들 입사 당시 채용공고. 법무관련 직군은 없다. ⓒKT새노조


<KT새노조>에 따르면 황교안 대표 아들은 2011년 하반기 공채에 마케팅 직군으로 입사해 합격합니다. 이후 황 대표의 아들은 2012년도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후 1년 만에 사내 법무실로 이동합니다.

기업 법무실은 변호사  자격증 소지자나 경력자를 우선적으로 채용합니다. 특히 변호사가 많아지면서 KT와 같은 대기업 법무실은 웬만한 스펙이나 경력이 없으면 취업 자체가 거의 불가능합니다.

황 대표의 아들이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하는 등 법학을 전공했더라도, 변호사 자격증이나 법조계 근무 경력이 없다는 점을 비추어보면, 파격적인 인사이동이었습니다.

② 아버지는 법무부 장관, 아들은 수사받는 기업 법무실 직원 

▲2013년 <조선일보>와 인터뷰 하는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 ⓒ조선일보 유튜브 영상 캡처
▲2013년 <조선일보>와 인터뷰 하는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 ⓒ조선일보 유튜브 영상 캡처


전희경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황 대표의 아들이 사내 법무팀으로 이동한 것은 2013년 1월이고, 황 대표가 법무부장관으로 취임한 것은 2013년 3월이다"라며 "공직을 통한 어떠한 부당한 영향력 행사도 있을 수 없는 상황이다"라고 반박했습니다.

2019년 1월 <한겨레>는 황교안 대표가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기 전부터 도왔다는 정황을 보도했습니다. <한겨레>는 황 대표가 대선후보 경선부터 박근혜를 돕는 등 최순실과 인연이 있다고 보도했지만, 황 대표는 최순실을 모른다고 부인했습니다.

2012년 12월 박근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차기 정부 주요 인사가 거론됐습니다. 황 대표의 아들은 KT 법무실로 아버지는 법무부 장관으로 취임합니다.

2013년 2월 참여연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상 업무상 배임 등으로 이석채 KT 회장을 검찰에 고발합니다.  검찰은 KT 본사와 계열사 임직원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합니다.

2013년 11월에는 개발에 3000억원이 소요된 인공위성을  KT가 단돈 5억 원에 홍콩 업체에 팔았던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드러나면서, 미래창조과학부는 이 회장을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합니다.

<KT새노조>는 "KT 이석채 회장 등이 당시에 배임 등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점이고, 아버지는 수사를 하는 쪽에, 아들은 수사를 받는 기업의 법무실에 있는 기이한 구도가 만들어졌다."라며 "기업윤리로 볼 때도 매우 부적절한 일이다"라고 밝혔습니다.

③  기소조차 되지 않은 특혜 채용 의혹 김성태 의원  

▲지난 3월 검찰조사에서 서유열 전 KT사장은 부정 채용한 사실이 있다고 혐의를 인정했다. ⓒ네이버뉴스 화면 캡처
▲지난 3월 검찰조사에서 서유열 전 KT사장은 부정 채용한 사실이 있다고 혐의를 인정했다. ⓒ네이버뉴스 화면 캡처


지난 3월 서유열 전 KT사장은 검찰조사에서 "부정채용한 사실이 있다"며 특혜 채용 의혹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검찰이 확인한 KT 부정채용 사례만 9건이었습니다.

KT의 대규모 부정 채용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지만,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기소조차 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또다시 황교안 대표의 아들 인사특혜 의혹이 벌어졌습니다.

황교안 대표는 '아들 일화로 보다 가깝게 다가가려고 얘길 한 것이다'라고 해명했지만,  김성태 의원 딸과 함께 '아버지가 스펙이다'라는 말이 나오는 등 취업 준비생들은 분노를 넘어 박탈감까지 느끼고 있습니다.

딸의 채용을 청탁한 김성태 의원에 대한 수사와 기소는 물론이고, 황교안 대표 아들의 인사특혜 의혹도 조사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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