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지방자치단체의 특혜성 고액 강연 실태를 전수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채익 간사는 '지자체의 포퓰리즘적 현금 살포가 도를 넘었다'고 지적했는데, 실상은 김제동씨의 대전 강연료가 알려지면서 보수 언론이 이를 빌미로 계속 논란을 부추겼기 때문입니다.

자유한국당은 김제동씨는 물론이고 김어준, 주진우 씨 등 좌편향 색채를 갖고 있는 인사들의 특혜성 강연료 실태까지 전수조사하겠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김제동의 강연료는 고액일까? 연예인 섭외비 2~3천만 원 훌쩍 넘어 

김제동씨의 강연료가 고액인가 아닌가를 따지려면 일단 그의 인지도와 인기 등을 종합해 능력치를 살펴봐야 합니다. 한마디로 그만큼의 돈을 줘야 섭외할 수 있는 인물인지가 중요합니다.

김제동씨는 연예인입니다. 통상 연예인이 행사를 하면 섭외비, 출연료 등의 명목으로 비용을 지불합니다. 정확한 연예인의 출연료를 알 수 없기에 2015년 대학축제 당시 조사했던 연예인 섭외 비용을 살펴보겠습니다.

▲2013년 윤은혜 의원실이 교육부에서 제출 받은 대학축제 연예인 섭외비용 리스트. 2~3곡을 부르는 조건에 2~3천만 원이 넘는다.
▲2013년 윤은혜 의원실이 교육부에서 제출 받은 대학축제 연예인 섭외비용 리스트. 2~3곡을 부르는 조건에 2~3천만 원이 넘는다.


2013년 민주당 유은혜 의원실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가수 '카라'는 수도권 대학에 출연하면서 섭외비로 3,200만 원을 받았습니다. 지방 대학에서 '비스트'를 초청하려면 최소 4,000만 원을 섭외비로 내야 했습니다.

2014년 섭외 1순위였던 '비스트’, '2PM','인피니트'와 같은 가수들은 4천만 원 내지는 5천만 원까지도 섭외비가 올랐습니다. 지방은 출연료가 500~1000만 원을 더 줘야 섭외가 가능했습니다.

대학 축제에서 가수를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섭외하는 것은 분명 비판의 소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대학측의  문제이지 연예인을 탓할 수는 없습니다.

축제를 주도하는 학생회에서는 연예인을 불러야 사람들이 많이 오고, 기업 후원을 받을 수 있다고 항변하기도 합니다.  그만큼 인기 연예인의 출연 여부는 행사의 흥행을 좌우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김제동씨가 연예인이라면 1천만 원이 넘는 출연료가 그리 많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김제동은 인기 연예인이 아니다? 연일 매진됐던 김제동 토크콘서트 

▲2014년, 2015년 김제동씨 토크콘서트 매진 관련 기사. 김제동씨의 토크콘서트는 지금까지도 인기가 높다.
▲2014년, 2015년 김제동씨 토크콘서트 매진 관련 기사. 김제동씨의 토크콘서트는 지금까지도 인기가 높다.


김제동씨가 대학 축제에 출연하는 연예인 급은 아니라는 반론도 나올 수 있습니다. 가수는 노래를 하지만 김제동씨는 가수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김제동씨는 노래 대신 말을 합니다. 그의 토크콘서트 '노브레이크'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토크콘서트입니다. 서울 공연은 물론이고 전국투어도 매회 매진됐습니다.

김제동씨의 토크콘서트 가격은 의외로 비쌉니다. 2015년 KBS부산홀 공연은 좌석 구분 없이 전석 88,000원이었습니다.  2000석이 넘는 KBS 부산홀이었으니, 1회 공연 당 티켓 수입은 몇 천만 원이 훌쩍 넘습니다.

1시간 30분 토크콘서트나 강연이나 소요되는 시간이 비슷하다면 출연료도 그만큼 맞춰주는 것이 상식입니다.

'주간조선'이 밝혔던 김제동 토크콘서트 수입은? 

▲<조선일보>는 온라인 뿐만 아니라 지면에서도 김제동씨의 강연료를 비판하는 기사를 싣고 있다.
▲<조선일보>는 온라인 뿐만 아니라 지면에서도 김제동씨의 강연료를 비판하는 기사를 싣고 있다.


<조선일보>는 김제동씨의 강연료를 문제 삼아 연일 기사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아래 기사 목록만 봐도 <조선일보>가 작심하고 김제동씨를 비난하고 있음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공무원 월급도 겨우 주면서"…대전 대덕구, 김제동 1550만원 고액 강연 논란> (6월 4일 조선일보)
<90분에 1550만원… 김제동 강연료 논란> (6월 5일 조선일보)
<'90분에 1550만원' 김제동 고액 강연료 논란에 지역 정치권 비판 거세> (6월 5일 조선일보)
<[만물상] 김제동 강연료 1550만원> (6월 6일 조선일보)
<김제동 '1550만원 강연'…野 "세금 뜯어먹기" 주최측 "강행"> (6월 6일 조선일보)
<'1550만원' 김제동 강연 취소…"원활한 진행 어렵다고 판단"> (6월 6일 조선일보)
<90분에 1550만원… 고액 강연료 논란 '김제동 특강' 결국 취소> (6월 7일 조선일보)
<김제동 고액 강연료 논란에 입장 밝혀…"모교 등에 1억 기부"> (6월 7일 조선일보)
<김제동 주려던 강연료 1550만원은 교육부의 '눈먼 돈'> (6월 10일 조선일보)
<김어준 "가격은 시장이 결정"… 김제동 고액 강연료 옹호에 청취자들 비난 댓글 쏟아져> (6월 14일 조선일보)

대한민국 대표 언론사라고 자칭 자부하는 <조선일보>가 이토록 많은 지면을 할애해서 김제동씨의 강연료를 비난해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2014년 <주간조선>이 김제동씨의 콘서트 수입을 우회적으로 밝힌 적이 있습니다.
그동안 토크콘서트의 대표주자는 김제동이었다. 2009년 서울 혜화동 대학로에 있는 소극장 ‘이랑씨어터’에서 시작해 매년 전국투어를 하면서 공연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 초까지 시즌 5를 마친 ‘김제동 토크콘서트 노브레이크’는 이미 ‘브랜드’가 됐다. 첫 회 전석 매진을 시작으로 ‘시즌 5’까지 총 197회 공연에 21만3400명의 관객을 불러 모았다. 김제동의 소속사 디컴퍼니의 윤도현 대표는 최근 자신의 앨범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소속 연예인 중 김제동이 가장 매출을 많이 올려준다”는 발언을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방송 출연도 많지 않고 CF에서도 보기 힘든 김제동 수입의 원천이 토크콘서트이다. 2009년 3만3000원이던 입장료가 ‘시즌 5’ 때는 7만7000원까지 올랐지만 매 시즌 티켓 판매가 시작되기 무섭게 불티나게 팔린다. 시즌마다 공연장의 규모도 커졌다. 대학로 소극장 300석에서 시작해 1000~2000석 객석도 부족해 미어터진다. 김제동 콘서트는 올 12월에도 ‘시즌 6’으로 관객몰이를 할 예정이다. (공연장으로 간 '토크'...토크 콘서트에 왜 사람들이 몰리나. 2014년 10월 3일 주간조선)

<주간조선>은 김제동씨의 토크콘서트 티켓이 7만 7000원이지만 1000~2000석 객석이 매진된다고 보도했습니다.

7만7000원 티켓을 1000석만 팔아도 7천7백만 원입니다. 부대 비용을 제외하더라도 1회 공연에 김제동씨의 출연료는 2~3천만 원은 넘는다는 얘기입니다.

시장경제 무시한 해괴한 논리 

▲2019년 2월에 열렸던 김제동 토크콘서트 노브레이크 시즌9. 김제동씨 토크콘서트는 관객들의 평가에서 만족도가 높고 매진율이 높다. ⓒ인터파크 화면 캡처
▲2019년 2월에 열렸던 김제동 토크콘서트 노브레이크 시즌9. 김제동씨 토크콘서트는 관객들의 평가에서 만족도가 높고 매진율이 높다. ⓒ인터파크 화면 캡처


지자체가 김제동씨에게 강연을 요청하는 이유가 간단합니다. 노래 2~3곡 부르는 가수로 행사를 진행하려면 여러 가수를 불러야 하고, 무대 장치 등 대규모 행사 비용을 별도로 지출해야 합니다. 또한, 이미 지역 축제 등의 행사가 우후죽순처럼 있기에 다른 지역과의 차별성도 없습니다.

토크콘서트나 강연은 무대를 별도로 제작할 필요가 없어 준비가 여러모로 간편합니다.  강연 도중에 지역 주민과의 대화와 소통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지자체를 홍보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식입니다. 지자체 입장에서는 섭외만 되고 예산만 있다면 충분히 추진하고 싶은 행사입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몇 천만 원을 버는 연예인에게 너는 무조건 100만원만 받아야 한다는 논리 자체가 시장경제에 맞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유한국당이 가장 경계하고 비판하는 방식입니다.

지자체가 예산을 무리하게 끌어다가 행사를 진행한다면 비판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토크콘서트 섭외 1순위 인기 연예인에게 대형 언론사와 제1야당이 떼를 지어 공격하는 행태는 굉장히 치졸해 보입니다.

김제동 강연료가 아니라 국회 팽개친 자유한국당 세비가 문제 

▲2012년 6월 19일 새누리당은 4.11 총선공약인 '무노동 무임금' 약속을 실천하겠다며 세비를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한겨레 기사 캡처
▲2012년 6월 19일 새누리당은 4.11 총선공약인 '무노동 무임금' 약속을 실천하겠다며 세비를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한겨레 기사 캡처


현재 국회는 자유한국당 때문에 제대로 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유명무실한 자유한국당 때문에 '정당 해산 청원'이 올라오고 '국회의원 국민소환제'를 추진해야 한다는 여론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2012년 당시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은 '무노동 무임금' 약속을 실천하겠다며 세비를 전액 반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러나  꼼수를 써서 세비를 반납하지 않았습니다.

자유한국당이 40일 넘게 국회 등원을 거부하면서 법안과 추경 예산이 통과되지 못해, 산불이나 지진 피해 주민들을 지원하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명백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직무유기입니다.

보수언론은 일을 하지 않으면서 세비를 받는 자유한국당을 비판하는 보도를 해야 합니다.  자유한국당은 김제동씨의 강연료가 아니라 스스로 반성하며 세비를 반납해야 합니다.

지금 비난받아야 할 사람은 능력과 대중의 인기를 통해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김제동씨가 아니라 유명무실한 언론과 자유한국당입니다.



저작권자 © 아이엠피터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