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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 사례를 통해 본 강효상 ‘의원직 상실’ 이유

2019년 5월 28일
아이엠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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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 사례를 통해 본 강효상 ‘의원직 상실’ 이유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이 후배인 외교관 K씨를 통해 한·미 정상의 통화와 정상회담 내용을 넘겨받고 기자회견 등을 통해 공개했습니다.

강 의원의 한·미 정상 통화내용 공개에 대해 자유한국당은 국민의 알 권리와 공익제보라고 주장하고, 민주당은 형법 113조의 ‘외교상 기밀누설죄’에 해당한다며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강효상 의원의 행위가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에 해당하는지, 논란이 되고 있는 쟁점을 하나씩 따져 보겠습니다.

국민의 알 권리에 해당하는가?

자유한국당은 강효상 의원이 공개한 내용이 국민의 알 권리에 해당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에서 벌어졌던 사건과 비교하면 외교상 기밀 누설에 해당하며, 정보 공개 대상도 아닙니다.

2016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은 위안부 합의 등이 담겨 있는 박근혜와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사이의 전화 회담 내용에 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지만 거부당했습니다. 이에 민변은 ‘정보공개 거부 처분 취소 소송’까지 제기했습니다.

당시 재판부는 “한일 정상 회담 내용을 공개할 경우 외교적, 정치적 공방의 대상이 될 우려가 크고, 향후 이뤄질 다른 나라와의 정상 회담에서도 우리 정부의 신뢰성에 커다란 흠결을 가져와 외교 교섭력이 약화할 수 있다”라며 비공개 결정을 내렸습니다.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비공개 대상 정보) ① 공공기관이 보유·관리하는 정보는 공개 대상이 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정보는 공개하지 아니할 수 있다.
1. 다른 법률 또는 법률에서 위임한 명령(국회규칙·대법원규칙·헌법재판소규칙·중앙선거관리위원회규칙·대통령령 및 조례로 한정한다)에 따라 비밀이나 비공개 사항으로 규정된 정보
2. 국가안전보장·국방·통일·외교관계 등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

실제로 정보공개법에 따르면 외교관계 등에 관한 사항은 비공개 대상 정보로 분류되고, 대통령 기록물로 지정되면 최장 30년까지 봉인됩니다.

민변이 정보공개를 요청한 한·일 정상 통화 내용은 대통령 기록물로 이관됐습니다. 결국 서울고법은  소송 당사자인  대통령 비서실장이 관련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며,  1심 판결을 취소하고, 민변의 청구를 각하했습니다.

위의 사례를 통해 본다면 강효상 의원이 공개한 한미 정상 통화 내용은  비공개 정보에 해당하는 외교 기밀입니다. 단순히 국민의 알 권리라며 무조건 공개할 내용이 아니었습니다.

국회의원 면책 특권 대상일까? 

자유한국당은 강효상 의원이 정론관에서 했던 기자회견도 의정활동의 연장선이기에 국회의원 면책특권에 해당한다고 주장합니다.

국회의원이 정보를 공개했을 때 면책특권 범위가 어디까지 인지 잘 알려주는 사례가 노회찬 의원의 ‘안기부 삼성 X파일’입니다.

2005년 MBC 이상호 기자는 옛 안기부 불법도청조직 ‘미림팀’이 수집한 이학수 삼성그룹 부회장과 홍석현 주미대사 간의 대화가 담긴 녹취록을 보도합니다. 이 녹취록에는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지시로 대선 자금을 지원하고 전,현직 검사장 등 검찰 고위 간부에게 떡값을 건넨 사실 등이 담겨 있었습니다.

노회찬 의원은 국회 법사위 회의에 앞서 ‘안기부 X파일’ 보도자료를 배포해 ‘떡값 검사’ 7명의 실명을 공개했고, 인터넷 홈페이지에도 게시했습니다.

당시 노회찬 의원은 ‘통신비밀법 위반’으로  기소됐고, 2013년 2월 대법원은 징역 4월 집행유예 1년, 자격정지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해 노 의원은 국회의원직을 상실했습니다.

“면책특권은 국회의원이 국회 내에서 자유롭게 발언하고 표결할 수 있도록 보장하기 위한 것인데, 홈페이지에 도청자료의 내용을 게재하는 행위는 국회의원의 국회 내에서의 자유로운 발언과 별다른 관련이 없다.국회의원이 국회 발언 전에 기자들에게 발언내용을 보도자료로 배포하는 행위는 대상이 기자로 한정돼 있고, 보도자료를 받은 기자들도 각자의 책임하에 선별해 보도하는데 반해, 국회의원이 홈페이지에 보도자료를 게재하는 행위는 전파가능성이 매우 크면서도 일반인들에게 여과 없이 전달돼 두 행위를 같이 평가할 수 없다” (재판부 판결)

재판부는 보도자료 배포는 직무부수행에 해당하지만, 보도자료를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시하는 행위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강효상 의원은 5월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기자회견 보도자료를 게시했습니다. 노회찬 의원의 사례를 본다면 보도자료를 전파성이 강한 소셜미디어에 올렸기 때문에 면책특권 대상이 아닙니다.

노회찬 의원의 ‘삼성 X파일 떡값 검사 명단’과 강효상 의원의 ‘ 한·미 정상 통화내용’은  공개된 정보의 성격이 완전히 다릅니다. 하지만 국회의원 면책특권 부분만을 놓고 보면 강효상 의원의 의원직 상실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입니다.

외교관  K씨는 공익 제보자?

주미 한국대사관 외교관 K씨가 강효상 의원에게 한·미 정상 통화 내용을 넘긴 것을 공익 제보라 보기는 어렵습니다. 기본적으로 공익 제보는 내부의 부정과 비리를 폭로함으로 공공의 이익이 목적입니다. 그러나 외교관 K씨가 공개한 내용은 한·미 동맹과 신뢰를 떨어뜨리는 행위로 공익 제보와는 거리가 멉니다.

▲JTBC는 외교관 K씨가 기자회견 직후 항의하려고 강 의원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JTBC 화면 캡처

JTBC 보도에 따르면 K씨는 외교부 감찰 조사에서 “통화 내용 유출은 잘못된 일이고 깊이 반성한다”라며 스스로 범죄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K씨는 강효상 의원에게 의정 활동에 참고만 할 것으로 생각하고 한·미 정상 통화 내용을 알려줬고 기자회견 직후  “강 의원에게 항의하려고 걸었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다”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강효상 의원과 외교관 K씨의 관계를 보면, 마치 정보원이 기자에게 소스를 던져준 것처럼 보입니다. 강 의원은 기자 출신으로 ‘조선일보 편집국장’, ‘TV조선 보도본부장’ 등을 거쳐 자유한국당 비례대표로 20대 국회의원이 됐습니다.

<형법>
제113조(외교상기밀의 누설)
①외교상의 기밀을 누설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②누설할 목적으로 외교상의 기밀을 탐지 또는 수집한 자도 전항의 형과 같다.

외교관 K씨는 기자 출신 선배에게 단순히 정보를 건넸다고 생각했지만, 강 의원이 외교기밀을 공개하면서 형법 113조 ‘외교상 기밀 누설죄’로 처벌받을 수도 있습니다.

자유한국당은 강효상 의원의 외교기밀 누설을 단순하게 생각하지만, 이 사건은 한미동맹을 파괴하고 한국의 외교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행위로 봐야 합니다.

 <K참사관 측 입장문 전문>

1. 이번 사건으로 정부의 대미외교정책 수행에 장애를 야기하고, 물의를 일으킨 점에 관하여 K참사관은 잘못을 통감하고 있습니다. 다만, 워싱턴에서 갑작스럽게 조사를 받으면서 충분히 경위를 설명하지 못해 일부에서 어떤 의도를 가지고 강효상 의원과 수시로 접촉하면서 기밀을 누설한 것으로 오해하고 있고 이에 관련한 언론보도도 연이어 계속되고 있어 이 점에 관하여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2. 먼저, K참사관은 강효상 의원과 대학시절 신입생 환영회를 포함해 고교 동문회에서 한두 차례 만난 적이 있을 뿐 대학졸업 이후 30년 넘게 강효상 의원과 특별히 연락을 주고받은 일이 없습니다. 2019년 2월경 국회 대표단 방미 시, 미 의회 업무 담당자로 자연스럽게 강효상 의원을 만난 것을 계기로, 그 이후 워싱턴에서 방미 차 왔을 때 식사를 한 번 했고, 몇 번 통화를 했을 뿐입니다.

3. 다음으로, 정의용 실장과 볼튼 안보보좌관과의 만남이 무산된 것에 관하여는 구체적인 경위까지는 모르고, 정의용 실장이 볼턴 안보보좌관에게 전화로 방미를 요청했다가 거절당했는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조사 초기 ‘볼튼 보좌관’과 관련한 이야기를 했을 수 있다는 정도로 진술하긴 하였으나 이는 워싱턴 정가에 널리 알려진 사실이나 현지 분위기 정도를 전달하는 것이었고 위와 같이 구체적인 만남 무산 경위 등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기 때문에 전달할 수도 없었습니다.

4. 또, 이외에도 강효상 의원에게 다른 비밀이나 대외비 정보를 전달하였다는 것도 사실과 다릅니다. 강효상 의원은 우리 정부의 대미·대북정책에 부정적 인식을 강하게 드러내는 일이 몇 차례 있었습니다. 강효상 의원이 일부 사실관계를 잘못 알고 있거나 일방적인 평가에 치우친 부분은 워싱턴에서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실무자로서 쉽게 넘겨지지 않았습니다. 특히 강 의원은 NSC 등 청와대를 소관 기관으로 하는 국회 운영위원회 위원이었으므로, 정확히 상황을 안다면 부정적 인식을 조금이나마 바로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여서 아는 범위에서 일부 사실 관계를 바로잡거나 조심스럽게 의견을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대외비나 비밀인 정보를 전달하지 않았습니다.

5. 그러던 중 미국 시각 2019. 5. 8. 11:30경 의회 일정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강효상 의원이 보이스톡으로 연락을 해 온 것을 받았는데, 강효상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 정부의 대북 식량지원을 반대하지 않았을 리 없다면서 그것이 사실인지 물었습니다. 당시 K참사관은 통화 요록을 보지는 않은 상태였지만, 한국 언론보도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식량지원 계획을 지지한다는 청와대 발표내용을 알고 있었기에 강효상 의원의 주장이 사실과 맞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강효상 의원이 통화 요록이 있으면 그 내용이 정말인지 확인해달라고 했습니다. 당시 외부에 있었기 때문에 들어가서 확인해 본 뒤에 연락하겠다고 했습니다.

사무실에 돌아와 통화 요록을 확인해 보니 언론에 보도된 내용이 사실이었습니다. K참사관은 당시 청와대 발표 자료까지 자세히 살펴보지는 못했지만, 한국 언론에 청와대가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식량지원계획을 지지했다는 내용을 밝혔기 때문에 이미 공개된 통화 내용이라 생각하고 확인해 준 것입니다.

그러자 강효상 의원은 추가로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가능성 문제를 언급하면서 5월 방한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K참사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조속한 방한이 한미 동맹에도 도움이 되고 모두가 원하는 외교적 성과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강효상 의원이 단정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가능성을 부정하기에 이를 바로잡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미 워싱턴 특파원단에게 비공개를 전제로 알려진 일부 사실이나 충분히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을 중심으로 풀어서, 트럼프 대통령의 5월 방한 여부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방한이 무산될 가능성보다는 성사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는 설명을 하였으나 강효상 의원은 강하게 부정했습니다. 이렇게 5분 가까이 통화하는 동안 강효상 의원이 참고만 하겠다면서 그렇게 판단한 근거가 무엇인지 물어봤습니다.

전화를 끊으려고 하였으나 강효상 의원은 분위기만 아는데 참고만 할 테니 정상간 통화 결과의 방향을 알 수 있는 내용이 뭐가 있었냐고 물으면서, 강 의원이 자신만 참고하겠다는 취지로 계속 말했습니다. 이에 K참사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가능성과 관련된 통화 요록의 표현을 다른 표현으로 풀어서 설명하고자 했으나 예정된 업무 일정을 앞두고 시간에 쫓겨 급하게 설명하다가 실수로 일부 표현을 알려주게 되었습니다. 이 점에 관하여 K참사관은 업무수행과정에서 분명 잘못을 저지른 점을 조사 초기부터 인정하였고, 이로 인한 징계와 책임을 달게 지려고 하고 있습니다.

6. K참사관은 비록 참사관급 실무자에 불과하지만 국회의원에게 외교부 정책을 정확히 알리는 것도 외교관의 업무라고 생각하였고, 이러한 설명은 국회의원의 정책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것일 뿐이었습니다. 강효상 의원이 기자회견을 계획하고 있었다는 것은 알지 못했고 이를 정쟁의 도구로 악용할 것이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으며 더욱이 ‘굴욕 외교’로 포장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7. K참사관은 자신의 잘못으로 인해 외교부와 동료들에게 큰 누를 끼치고 정부의 대미외교와 관련해서도 장애를 초래한 것으로 인해 심적으로 매우 괴로운 상태입니다. K참사관은 잘못을 부인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의도를 가지고 강효상 의원에게 비밀을 누설한 것은 아니라는 점만 알아줬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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