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뉴스 최신

‘문죄인이 죄인’ 댓글 처벌이 어쩔 수 없는 이유

2019년 4월 23일
아이엠피터

author:

‘문죄인이 죄인’ 댓글 처벌이 어쩔 수 없는 이유

4월 20일 조선일보는 <“문죄인이 죄인” 댓글 달았다가.. 영창 10일 갈뻔한 병장>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습니다.

작년 11월  박모 병장이 소셜미디어에   “문죄인(문재인 대통령)이 죄인이지. 북한 옹호하는 것부터 속이 다 보인다”라는 글을 올렸다가 영창에 갈 뻔했다는 내용입니다.

기사 제목만 보면 문재인 정부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단순하게 생각할 사건은 아닙니다.

MB 비판 군인은 징역형을 받았다

▲현역 군인의 대통령 관련 ‘상관모욕죄’ 처벌 사례

현역 군인이 현직 대통령을 SNS를 통해 비난했다가 처벌받은 사례는 MB정부 시절에도 있었습니다.

2012년 현역 A대위는 트위터에서 해군기지 건설 예정지였던 강정마을을 놓고 대학생 B씨와 언쟁을 벌였습니다.

“강정마을에 해군기지를 건설하는 데는 원칙적으로 찬성하지만 그것을 강압적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민주주의에 어긋난다. 미국에서 지하차도를 건설하면서 지역주민들을 설득하는 데 25년이 걸렸다고 한다. 해군기지를 건설하는 데 10년이 걸리든 20년이 걸리든 주민들을 설득해야 한다.” ( A대위)

대학생 B씨는 “세상 참 많이 좋아졌다. 어떻게 현역 군인이 국방부 시책에 반하는 발언을 할 수 있느냐?”라며 대화 내용을 캡처해 기무사에 제보했습니다.

군 검찰은 A대위를 군형법 제64조(상관 모욕 등) 제2항을 적용 ‘상관모욕죄’로 기소했고, 제7군단 보통군사법원은 징역 6월,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습니다.

2013년에도 특전사 하사관이 4대강 사업을 비판하고 당시 이명박 대통령을 ‘MB XXX’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가 ‘상관모욕죄’로 기소돼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 형을 확정받았습니다.

2019년 박씨는 상관모욕죄로 ‘영창 10일 징계’를 받았다가 항고를 통해 ‘휴가 제한 3일’ 처벌을 받았습니다. 앞선 사례와 비교하면 징계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2012년 조선일보, 장교가 軍통수권자에게 ‘가카 ××’ 욕설하는 나라

▲2012년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현역 장교의 대통령 비판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 PDF

문재인 대통령을 ‘문죄인’이라고 했던 사병의 ‘휴가 제한 3일’을 보도했던 조선일보는  MB 비난에 대해서는 전혀 다른 의미의 사설을 게재했었습니다.

조선일보는 2012년 5월 29일 <장교가 軍통수권자에게 ‘가카 ××’ 욕설하는 나라>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군인복무규율은 상관(上官)을 국군통수권자, 즉 대통령부터 바로 위 상급자까지를 말한다고 정의하고 있다.’라며 MB시절 바뀐 ‘군인복무규율’의 정당성을 주장했습니다.

■ 군인복무규율
제2조 (정의)
4. “상관”이란 명령복종관계에 있는 사람 사이에서 명령권을 가진 사람으로서 국군통수권자부터 바로 위 상급자까지를 말한다. (개정:2009.9.29)
제9조(품위유지와 명예존중의 의무)
② 군인은 타인의 명예를 존중하여야 하며 이를 손상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정보통신망을 이용하는 경우에도 또한 같다. (신설 2009.9.29) 

조선일보는 ‘미국 해병대도 페이스북에 오바마 대통령의 사진을 엽기 변태 영화의 장면에 겹쳐놓는 등 대통령을 노골적으로 비난한 병장을 일등병으로 강등해 불명예 제대시키고, 연금 등 퇴역군인에게 주는 혜택을 박탈했다.’라며 사병의 처벌도 있었다며 사례를 제시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조선일보 사설은 ‘군의 최고 통수권자를 상소리로 욕하는 장교가 군의 핵심 지휘관이 됐을 때 그가 지휘하는 군대가 국가에 충성할 것인지 국민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라며 이 사건을 군의 충성심으로까지 확대 해석했습니다.

2012년 조선일보 사설을 기준으로만 본다면 박모 병장의 처벌은 정당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헌법재판소 “대통령 비하 군인 처벌하는 상관모욕죄는 합헌”

아이엠피터는 2012년에 현역 대위 사건에 대해 글을 쓴 바 있습니다. 당시 MB를 비판했다는 이유만으로 처벌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제 대통령이 바뀌었으니 박모 병장의 처벌이 정당하다고 주장하고 싶지 않습니다. 처벌 수위가 아무리 낮아도 표현의 자유는 계속돼야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다만, 현재의 법률적 상황에서는 대통령을 비판하는 군인을 처벌할 수 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대통령 비판이 상관모욕죄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한 위헌소원 ⓒ헌법재판소 홈페이지 화면 캡처

2013년 MB를 비판했다가 상관모욕죄로 징역 6월을 선고받았던 특전사 하사관은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다가 기각되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습니다.

2016년 헌법재판소는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을 군인이 모욕할 수 없는 상관의 범위에 포함시킨 군형법상 상관모욕죄를 합헌이라고 결정했습니다. (2013헌바111)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군인의 대통령 비난은 상관모욕죄를 적용받고 있습니다. 결국, 군인이 대통령을 자유롭게 비판하려면 대통령을 상관으로 규정한 ‘군인복무규율’과 군형법 등을 개정해야 합니다.

문재인 정부가 군인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있다는 식으로 보도하려면, 헌법재판소의 합헌 결정과 군인복무규율 등의 개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언급했어야 합니다.

조선일보가 독자가 판단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휴가 제한 3일’이 엄청난 억압처럼 보도하는 것은 의도적인 왜곡 보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Leave a comment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