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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문재인 대통령 때문에 화재도 늘고 산불 대응도 늦었다?

2019년 4월 10일

[팩트체크] 문재인 대통령 때문에 화재도 늘고 산불 대응도 늦었다?

4월 9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대한애국당 조원진 의원은 “11시 11분에 회의 시작하는데 왜 VIP(대통령)가 0시 20분에 회의 참석하느냐? 술 취해 있었나. 그 내용이 궁금하다”라고 발언했습니다.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과 자유한국당 안상수 의원도 ‘숙취 의혹’을 거론하며 문 대통령의 산불 대응이 늦은 이유가 술에 취했기 때문이 아니냐고 주장했습니다.

조원진,안상수, 이언주 의원이 했던 발언과 주장은 강원도 산불 화재 이후 급증하는 극우보수 유튜버들이 만든 ‘가짜뉴스’가 근거입니다.

실제로 극우 보수 유튜브 채널에서는 앞다퉈 ‘문재인 산불 5시간 의혹’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가짜뉴스를 확산하고 있습니다. 화재 관련 그들의 주장을 하나씩 팩트체크해봤습니다.

[팩트체크] ① ‘화재가 발생한 시점에 언론사 사장들과 술을 마셨다?’

▲문재인 대통령이 4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63회 신문의 날 기념 축하연에서 참석자들과 케이크를 자른 뒤 건배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극우에서 쏟아내는 가짜뉴스의 근거는 4일 열렸던 ‘신문의 날’ 행사 사진입니다. 사진을 보면 문 대통령이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 등과 건배를 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연합뉴스가 촬영한 이 사진이 올라온 시간은 7시 17분입니다. 화재가 발생한 시점과 비슷합니다. 그런데 미디어오늘이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이 행사장을 떠나는 장면을 촬영한 영상을 보면 건배와 축하연이 끝난 시간은 6시 44분 이전입니다.

연합뉴스가 촬영한 시간과 기사를 송고한 시간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악의적인 ‘가짜뉴스’가 나온 셈입니다.

[팩트체크] ② ‘문재인 정부 들어서 화재가 급증했다?’

▲네티즌이 정리한 연도별 화재 건수와 보도 건수. ⓒ인터넷 커뮤니티

극우 유튜브 채널과 단톡방 등에는 문재인 정부 들어 화재가 늘어났다는 주장들이 나옵니다. 그런데 네티즌들이 찾아서 올린 자료만 봐도 문재인 정부 화재 발생 건수는 과거 정부와 차이가 없습니다.

2018년 9월에 발간된 ‘소방청 통계연보’를 보면 2008년부터 2017년까지 평균 화재 발생 건수는 4만 건 가량입니다. 오히려 MB정부 시기였던 2008년 (49,632건)과 2009년 (47,318건)의 화재가 더 많이 발생했습니다.

화재 발생 건수가 과거와 비슷한 데 마치 화재가 증가한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대형 화재가 늘어나면서 언론의 화재 보도가 급증했기 때문입니다.

미디어오늘 보도를 보면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와 밀양 세종 병원 병원 화재가 발생했던 2017년 12월~2018년 2월 석 달 동안 14개 언론사가 내보낸 화재 관련 보도는 모두 6592건이었습니다. 과거 같은 기간 보도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입니다.

언론의 화재 보도가 급증하면서 마치 문재인 정부 들어서 화재가 증가한 것처럼 보였고, 극우 유튜버들이 아무런 검증 없이 ‘가짜뉴스’를 퍼트린 것입니다.

[팩트체크] ③ ‘청와대 안보실장은 산불 사건의 컨트롤타워가 아니다?’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마이크 앞에서 전날 운영위 전체회의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재난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해야 할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전날(4일) 강원도 속초·고성 대형 산불 발생에도 자유한국당의 반대로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발목이 붙잡혔다는 논란에 대한 해명이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관련 보도를 한 언론도 싸잡아 비판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강원도 산불 화재가 발생하고 열린 국가위기관리센터에 문재인 대통령이 5일 0시 20분에 방문한 것을 두고 마치 문 대통령이 화재 대응에 늦었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그러나 대통령 훈령인 ‘국가위기관리 기본지침’을 보면 재난 상황 시 최고책임자는 대통령이 아닌 ‘국가안보실장’입니다. 재난 컨트롤타워는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으로 재난 시 지휘 책임자가 되는 겁니다.

자유한국당은 강원도에 산불이 발생했던 4일 밤에 재난 지휘 책임자인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이 청와대로 복귀하지 못하게 잡아뒀습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오후 9시 20분에 다시 개의했는데, 조금 시간이 지났더니 9시 30분쯤 되어서 ‘불이 났는데 보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고, 저희는 그 심각성을 정확히 모르는 상황”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청와대가 재난 컨트롤타워가 아니라는 자유한국당의 생각은 2014년 세월호 사건 때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이 “청와대 국가안보실은 재난의 컨트롤 타워가 아니다”며 “안보실의 역할은 통일, 안보, 정보, 국방의 컨트롤 타워”라고 했던 발언의 연장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당시 박근혜 정부가 ‘국가위기관리 기본지침’ 규정을 불법으로 고쳤던 것으로 재난 컨트롤타워는 청와대 국가안보실이 맞습니다.

▲극우 유튜브 채널 ‘신의 한수’가 올리는 영상을 보면 대부분 가짜뉴스에 속하는 허위 사실과 루머를 근거로 제작되고 있다. ⓒ유튜브 화면 캡처

극우 유튜브 채널이나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발언과 주장을 팩트체크해보면 인터넷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는 자료조차 확인하지 않고 허위사실을 말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특히 화재 건수 등은 정보 공개 청구를 하지 않아도 언제라도 국민이 볼 수 있게 공개해 놓고 있는데도, 누군가 퍼트린 루머가 사실인양 거짓을 더욱 확산시키고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국회의원이 가짜뉴스를 받아서 국회라는 공적인 자리에서 아무 검증 없이 말하고, 언론은 가짜뉴스 발언을 그대로 받아쓰기로 보도하는 행태입니다.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가짜뉴스 검증 테스트라도 해야 거짓이 더는 기승을 부리지 않을까라는 생각마저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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